탈해 머리돌
판타지 소설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도깨비 남성으로서 즈문누리의 무사장. 이름의 유래는 신라의 왕 석탈해인 듯.'''"나는 너를 돕겠다고 약속했어."'''
넘겨짚기 좋아하는 성격이라는 설정이 초기에 있었으나 중후반가면 그다지 그런 성격으로 보이지 않는다. 애연가로 뻐끔이라는 특이한 도구를 애용하는데, 이 녀석은 일종의 6연장 리볼버형 같이 생긴 담뱃대라고 보면 된다. 방아쇠를 당기면 연초가 담긴 통이 회전하면서 '''자동점화'''하여 담배를 피울 수 있다. 피를 마시는 새의 주역 엘시 에더리와는 절친한 사이이며, 마찬가지로 주역 정우 규리하(비셀스 규리하)와는 그녀가 즈믄누리에 올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이다.
후반부에는 특이하게도 도깨비인데도 불구하고 '''칼을 패검하고''' 다닌다. 때문에그에 대해 잘 알게 된 사람들은 딱한 심정으로 바라보기도.[스포일러] 다만 칼날이 없는 칼이라 딱히 피 볼 일은 없다. 도깨비불 다루는 능력은 작중 최상급.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문으로는 얼음 위에 열이 없는 불을 만들어 내 마치 얼음이 불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불을 정교히 다루기 때문에 불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복화술을 사용해 멀리 있는 사람의 전언을 마치 그가 직접 와서 말하는 것 처럼 전할 수도 있다. 자신의 감정표현을 이모티콘 마냥 도깨비불로 띄울 때도 있다. 자주 그러는 건 아니지만 놀랐을 때 뒤쪽에 놀란 도깨비 얼굴이 한개 더 떠오른다던가.
하늘누리에서 단출한 살림을 하고 있는 엘시 에더리의 집에 빈손으로 방문해, 물맛이 변했다는 철학을 늘어놓아 엘시의 몸종 이레 달비의 복장을 터뜨리는 모습[1] 으로 첫 등장. 아버지 아이저 규리하의 명령을 받고 규리하로 돌아가게 된 정우 규리하를 자신의 딱정벌레인 번뜩이로 데려다주었으며, 규리하 전쟁 후 정우가 포로 비슷하게 제국 측에 억류되자 그녀를 구명하기 위해 엘시를 찾아왔다. 정우를 위해 그녀의 서신을 바우 머리돌 성주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제국의 끝에서 끝까지 주파하는 일도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는, 정우에게는 든든한 친구.
정우가 즈믄누리로 되돌아오길 바랬지만 바우 성주가 정우에게 즈믄누리 밖에서 신랑을 찾으라고 답신을 보내면서 탈해로 하여금 정우를 지키라는 지시도 함께 내려 정우 곁에 머물게 된다. 도깨비의 유일전력이자 최대전력인 무사장으로 하여금 정우를 호위케 하는 처사에 엘시와 정우는 상당히 놀라지만, 그렇다고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라....
아이저 규리하 일파와 발리츠 굴도하의 싸움으로 피투성이가 된 복도에서 정신을 잃고 불을 마구 내뿜어 규리하 성에 끔찍한 재난을 가져올뻔 하지만, 평소 열 없이 빛 뿐인 불만 만들던 버릇 덕분인지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만든 불에도 열기가 없어서 대규모 인명 피해는 모면할 수 있었다. 후에 헤어릿에 의해 성벽에 안대를 하고 웅크려있을 때도 전투의 소음 속에서 실성하고 자신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지만 역시 열이 없어서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상황 모두 열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정우가 달려와 진정시켜준 덕분에 정신을 차린다.
후반에는 지키멜 퍼스의 협박에 의해 정우와 함께 납치되기도 한다.
이처럼 무사장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활약하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시한폭탄 같은 모습만 보이는데...
사실 그는 뜨거운 불을 만들 수 없는 도깨비이다. 정우가 즈믄누리에 막 왔을 즈음에는 도깨비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꺼림직하게 여겼고, 사이좋게 지내지도 못했지만 정우가 자라면서 다른 친구들은 도깨비불을 만들어 즐겁게 노는데 자신은 도깨비불을 만들지 못하는 일로 우울해하자 그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나서게 된다. 그는 자신은 몸을 숨기고 정우에게 불의 날개를 달아주어 그녀가 도깨비불을 다룰 수 있는 것처럼 보여주려 했으나 불에도 끄떡없는 도깨비와는 달리 인간이었던 정우는 큰 화상을 입고 말았다. 다행히 바우 성주가 밤의 다섯 번째 딸을 이용해 화상을 꿈 속으로 보내어 정우를 구해냈지만, 인간은 도깨비와 달리 영원히 이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탈해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안게 되어 다시는 뜨거운 불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 트라우마는 상당히 심각해서, 사건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중증의 호흡곤란을 일으킬 정도.[2] 기유 구마리는 공기 중에서 익사할 뻔했다고 표현했다. 바우 성주는 그런 탈해를 무사장으로 임명했고, 정우는 이를 '날개가 잘린 새의 새장을 열어주는 것 같은 잔인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도깨비인 탈해가 굳이 발화장치가 있는 뻐끔이 같은 장치를 사용하는 것, 도깨비가 (날이 없다는 언어도단적인 물건이라도) 칼을 찬다는 것도 모두 복선.
하지만 뜨거운 불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그가 실세 없는 무사장인 것은 아니다.
그의 날이 없는 칼, 무인검(無刃劍) 개밥바라기는[3] 사실 아스화리탈의 포자에서 태어난 용으로, 바우 성주에 의해 검의 형태로 자라나 무시무시한 화염의 칼날을 내뿜는다. 그 열기로 인해서 도깨비 외에는 다룰 수 없으며[4] , 동시에 다른 도깨비들은 불을 뿜는 칼이 필요치 않으므로 이 세상에서 오직 탈해만을 위한 무기. 다만 탈해는 이 검을 작중에서 처음 받았을때 말그대로 기겁했는데, 이 검을 준다는것 자체가 탈해가 무사장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것을 뜻했기 때문이다.탈해가 개밥바라기를 쥔 후 보여준 전투력은 레콘 여단을 순식간에 내쫓고 하늘치의 등에 불로 고속도로를 만들 정도로 무사장이라는 직함에 걸맞는 수준이었다. 뜨거운 불을 사용할 수 없는 탈해를 위로하기 위해 그를 무사장으로 삼고 동시에 그가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한 바우 성주를 도깨비들은 칭송하였으나 사실 바우 성주에게는 도깨비다운 품위 있는 이유가 있었다. 바우 성주는 용을 기르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작중 최후인 치천제와의 싸움에서 물을 극복하는 레콘들이 떼거지로 나오듯 탈해 또한 피를 대량으로 묻혔지만 도깨비의 종족적 한계인 피를 극복해냈다.
작중 도깨비들은 자신의 몸을 불로 깨끗이 하는데 뜨거운 불을 쓰지 못하는 탈해는 어떻게 씻는지에 대해 언급되어 있지 않다. 평소에는 즈문누리에 거주했고 하늘누리에서는 몽화각이 있었으니 다른 도깨비의 도움을 받았거나, 아니면 인간처럼 물로 씻는것을 배웠을듯.[5]
[스포일러] 탈해는 모종의 트라우마로 뜨거운 불을 쓰지 못한다. 즉, 이를 아는 사람에겐 '불을 못쓰니 하다못해 휘두르지도 못할 칼이라도 챙겨나온'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1] 검소한 살림을 하고 있는 엘시의 집에서 탈해 같은 방문객은 큰 민폐이다. 게다가 탈해는 눈치도 없이 나가 속에서 자라 식물에 해를 끼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레 앞에서 연초(=담배)인 뻐끔이도 태워댄다. 그래서 이레는 탈해를 매우 싫어한다(...)[2] 두 번의 폭주에서 완전히 이성을 상실한 상태인데도 열이 없는 불만 사용한 것을 보면 사실상 본능 이상으로 뿌리깊은 트라우마인 것.[3] 처음부터 가지고 있진 않았고 후반부에 접어들 때쯤 즈믄누리에서 보내줬다.[4] 작중에선 화염에 닿지도 않은 옷소매가 복사열만으로 불이 붙을 지경이었다. 정작 도깨비인 탈해는 대수롭지 않게 소매를 털어 불을 껐지만.[5] 다만 정우가 규리하성으로 돌아와 상당히 교정한 세수법이 기상천외(...) 수준이었던 것을 보면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