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산
1. 土産
그 지역에서 특유하게 물건이 난다는 뜻이다. 그런 물건을 토산물 혹은 토산품이라고 한다. 특산물 참조.
2. 㿉疝
㿉 자는 疒(병 녁) 부수에 貴(귀할 귀) 자가 소리 요소로 들어간 형성자이다. 㿉疝은 원래 '퇴산'으로 읽으나 '토산'으로 발음이 와전되어 전해온다.
남성의 고환이 붓는 성병을 의미한다. 이런 성병을 앓아 한쪽이 크게 부은 고환을 '토산불알'이라고 하며, 이런 고환을 가진 사람을 '토산불이'라고 한다. 모두 국어사전에 있는 말이다.
3. 兎山
북한 황해북도의 행정구역. 토산군 항목으로.
4. 土山
흙으로 된 산. 어찌보면 민둥산의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토산은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용도가 산을 쌓아올라 적들을 관찰하는 망루로 쓰거나 아예 성벽을 넘어 공격하는 공성무기로 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연의에서 관도대전 도중 심배가 조조군의 방어선을 뚫기 위해 토산을 쌓아올린 것이 있다.[1] 그리고 유엽이 이에 맞서 발석거를 개발해 토산 위의 망루를 부숴버린다.
이후 업성 공방전에서 조조군이 원소군을 상대로 토산 작전을 시전한다. 묘하게도 이때 업을 지키는 사람은 심배. 그러나 심배는 장수의 물을 틀어 토산을 무너뜨려버리고 같이 진행된 땅굴 작전도 심배의 빠른 대처로 실패한다. 결국 수공으로 업성을 공격해 대혼란을 맞이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성을 사수하는데에 성공하면서 숨겨진 수성전의 강자로 남았다.[2]
그 외에는 안시성 전투에서 당나라 군대가 안시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토산을 쌓았다고 한다. 토산을 쌓아 공격하기 시작하자 고구려군도 성 안에서 토산을 쌓아(!) 대응했다고 하며,[3] 이에 당군은 인근 고구려 주민까지 끌고와 50만명으로 거대한 규모의 토산을 쌓는다. 이를 통해 견제도 하면서 성 안의 고구려군의 동태를 살폈다. 그런데 불완전하게 쌓아올린 토산의 한 귀퉁이가 무너지면서 안시성 성벽을 덮쳤고, 마침 토산을 지키던 장수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흙이 덮친 성벽을 통해 토산에 기어올라가 당군이 애써 만든 토산을 점령해버린다(...). 어째 시도는 하는데 성공은 하지 못하는 함정 전술인 듯하다.
서양 문화권에서도 이미 고대로부터 성벽 밖에 높이 흙을 쌓아 공성에 활용하는 전술이 존재했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이를 처음으로 고안하여 실전에 사용한 사람은 페르시아 키루스 대왕의 심복이었던 하르파고스였다고 한다. 하르파고스는 이 기술로 소아시아의 그리스 식민도시들을 정복했다.
로마군이 유대인 열심당원들과 싸웠던 최후의 전투인 마사다 전투에서도 토산이 쓰였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당태종이 쌓아올린 토산이 무너지는 장면이 자주 나와서, 중국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세먼지로 민폐를 끼친다는 드립이 존재한다.
여담으로 관도대전이 있었던 자리에는 지금도 낮은 구릉이 남아있다고 한다. 토산 작전이 허구인 만큼 역사적인 관련은 없지만 지형을 참고해 토산 작전을 구상한 것일 수도 있다.
[1] 물론 정사에서 심배는 관도대전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허구이다.[2] 결말은 어이없게도 조카 심영이 성문을 여는 바람에 함락당한다. 자세한 것은 심배 문서 참조.[3] 성벽을 더 높게 쌓았다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