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낭 브로델
1. 개요
'''Fernand Braudel'''
1902.08.24 ~ 1985.11.28
프랑스의 역사학자, 교육자이자 20세기의 중요한 사료편찬가이다.
프랑스의 '아날'학파를 이끈 인물이며, 2세대 아날 학파로 일컬어진다.
한국에서는 번역서도 많지 않고, 프랑스인에 대한 저평가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사람을 빼놓고 역사와 자본주의를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또한 기존의 역사 개념이나 경제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개념 때문에 그의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2. 생애
1902년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파리 소르본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1924~1932년 알제리에서 역사를 가르쳤다. 그 뒤 파리의 중등학교와 상파울루대학교 교편을 거쳐 1937년 에콜 프라티크 데 조트 제튀드에 들어갔다.
1940년 프랑스가 독일에 패망한 해에 프랑스 육군에서 중위로 싸우다 독일군에게 사로잡혀 1945년까지 뤼베크의 전쟁포로수용소에 있었다. 그곳에 있으면서 순전히 기억에 의거하여 16세기 지중해 지역 역사에 대한 논문을 썼고 이 논문으로 1947년 소르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당 논문은 1949년 《필리프 2세 시대의 지중해와 지중해 세계》란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지중해의 레판토 해전(1571)에서 절정에 달한 16세기 스페인과 오스만 제국 사이의 분쟁에 초점을 맞추고, 지중해 지역의 지리, 역사, 종교, 농업, 기술, 지적 풍토 등에 대한 광범위한 서술을 담고 있다. 그의 이 고전적 저작은 오랜 기간의 흐름과 변화를 상세히 분석하고 나서 더 자세한 역사적 사건들을 묘사하는 서술방법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 까치 출판사의 번역본을 만나볼 수 있다.
1956~1968년 프랑스 학자 뤼시앵 베프르와 마르크 블로크가 만든 영향력 있는 역사 잡지 《아날》의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이후 2세대 아날학파를 진두지휘하는 대표인물로 거듭났다.
아날학파는 기존 역사가 정치나 외교 사건을 강조하는 데 반대해 그러한 사건들 밑에 깔려 있는 조건들, 즉 기후, 지리, 인구 , 통신, 교통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일정한 시대의 상업과 일상생활의 자세한 면들을 꼼꼼히 다루는 학파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날학파는 통계에 의거한 분석과 수량화에 크게 의존했다.
브로델의 두번째 주요저작은 3권으로 이루어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이며, 이 책은 단연 20세기를 대표하는 명저로 이후 수많은 학자에게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
국내에서는 역시 까치 출판사를 통해 완역본이 나와있는 상태이며, 보다 쉬운 축약본 성격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가 갈라파고스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상태이다.
이외에도 《상업 유통》, 《일상 생활》, 《세계에 대한 전망》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저서를 저술하였다. 이 저작들은 중세에서 산업혁명기까지의 사회경제사를 연구했다. 브로델은 이 연구를 통해 산업혁명이 서유럽에서 일어난 이유를 인간의 모든 경험, 활동, 사건들을 동원해 설명하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해당 저작에 관한 번역본을 만나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페르낭 브로델의 또다른 저서 《지중해의 기억》의 경우, 한길사 그레이트북스 시리즈에 포함되어 현재 번역본을 만나볼 수 있다. 번역자는 강주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에콜 프라티크 데 조트 제튀드로 돌아와 1956~1972년 사회과학부 책임자를 역임했다. 또한 1949년부터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이기도 했으며 1984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3. 주요 관점
일반적으로 쉽게 혼동하는 자본주의와 시장의 관계를 뚜렷하게 구별하며, 그것의 기원과 환경을 분명하게 밝혀냈다.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시장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물질 문명' 그리고 그것이 발전한 '공적인 시장(정기시 같은 지역 사회와 도시 및 국가와 적극 개입하는)과 사적인 시장(상인들이 주체가 되는)', 그리고 오늘날 단계인 '자본주의'로 설명한다.
오히려 시장의 경우 너무 발전할 경우, 자본주의의 필요성이 사라져서 시장만 만연한 사회로 고착화 된다고 설명하는데 그 예시로 중국과 인도 등이 수 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자본주의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잘 뒷받침한다.
따라서 이에 따르면 대항해시대라던가, 산업혁명 따위도 기술의 발전 혹은 기업이나 무역의 발전보다, 그 이전에 바탕이 되는 자본의 선점과 효과적인 활용이 표면적으로 대항해시대와 산업혁명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재해석된다. 그러므로 더 나아가 페르낭 브로델은 오늘날 수많은 기업들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의 모습은 그저 껍데기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심지어 오늘날 제1세계를 이루고 있는 서유럽 혹은 북유럽의 성공적인 모습또한 지중해 세계를 약탈하여 이룬것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유럽의 종교나 문화, 사업 수완 등도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데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 자본주의를 이끄는 세력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 만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