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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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Peste''[1]
프랑스 작가 알베르 까뮈의 걸작 장편 소설. 1947년 갈리마르(Galimard) 출판사를 통해 발표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Oran)에서 갑작스럽게 페스트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외부와 격리 조치가 취해지면서 오랑 시는 외부와 단절되고 시민들은 고립된다. 그렇게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씩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막장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되면서 드러나게 되는 인간 존재의 실존을 철학적으로 다뤘다.
주인공이자 의사인 베르나르 리외(Bernard Rieux, 2020년에 나온 민음사 버전에서는 리유라고 발음한다. 발음상 리외가 정확하지만 소리의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그의 협력자인 말단 공무원 조제프 그랑(Joseph Grand), 기득권층 출신의 반항아 장 타루(Jean Tarrou)를 중심으로, 오랑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음에도 결국 떠나지 않고 리외를 돕기로 결심하는 파리에서 온 신문기자 레이몽 랑베르(Raymond Rambert), 흑사병을 타락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는 판느루(Paneloux)[2] 신부, 흑사병으로 야기된 혼란한 상황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챙기는 코타르(Cottard) 등이 등장, 모두에게 닥친 결코 피할 수 없는 재난적 운명 앞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재난소설 장르의 효시이다.
배경이 알제리의 도시인데, 등장 인물들은 모두 프랑스 출신이고,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 해당 지역의 선주민들은 등장은커녕 언급되는 부분도 없다. 마치 일본인 작가가 쓴 소설의 작중 배경이 일제강점기 경성 혹은 부산이지만 등장인물은 죄다 일본 거류민들이고 조선인들은 언급되지 않는 것과 같은데 까뮈 연구가로 프랑스에서도 알려진 김화영 고려대학교 교수도 이 점을 언급했다. 이는 프랑스가 알제리를 단순히 식민지가 아니라 프랑스의 확장된 영토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까뮈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알제리는 프랑스의 한 지역이었고, 까뮈는 그 프랑스의 일개 지역에서 태어난 프랑스 태생의 프랑스 소설가였다.[3] 그러니 까뮈 입장에선 당연히, 배경이 프랑스이니 등장 인물도 프랑스인만 등장시킨 것이다. 첫 장부터 '''오랑 시는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에 불과하다'''라는 문장이 나오는 정도니 말 다 했다. 그러나 페스트 집필 이후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등에서는 '''알제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소설 집필 이후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4]
2020년 전 세계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강타함에 따라 다시금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 7월 20일~10월 2일 역삼동에 위치한 LG아트센터에서 이 소설을 기반,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든 동명의 주크박스 뮤지컬이 공연되었다. 다만 배경은 원작과 다른 가상의 미래도시. 뮤지컬은 음악적인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원작의 주제 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해 극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웠다는 평을 받았다. 링크 원곡인 서태지의 음악이 추상적이어서, 배우들의 대사로 이를 보충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대사가 너무 길어 극의 흐름이 늘어졌다는 것. 사실 원작 자체가 방대하여 축약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는 뒷얘기가 있다.
배경이 현대이다 보니 남성 주인공 위주였던 원작과는 달리 타루, 리샤르가 여성으로 성전환되었는데, 원작에서는 비중이 낮았던 리샤르의 비중이 늘어나 악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난 상황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코타르는 제약회사 CEO로 사회적 위치가 격상되었다(...) 또한 원작에서는 나이가 많았던 그랑이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등장했다.
뮤지컬에는 서태지의 곡들이 새롭게 해석되어 쓰였는데,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이미, 1992년에 영화로도 나왔으나 묻혔다. 불의 전차,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제작자로 유명한 데이빗 퍼트냄이 제작했는데 카뮈의 후손들은 영화화를 반대하여 엄청 오랫동안 설득해야 했다고. 그냥 평작보단 조금 낫다 수준이지만 묻힌 셈.
영화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촬영되었으며, 어느 나라라는 언급은 없고 그냥 '오랑' 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 하였다. 오랑은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므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유럽 어느 도시 정도로 인식되었을 것이며 당연히 아랍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현대에 제작하려면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알제리의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을 등장시켜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La Peste''[1]
1. 개요
프랑스 작가 알베르 까뮈의 걸작 장편 소설. 1947년 갈리마르(Galimard) 출판사를 통해 발표되었다.
2. 줄거리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북부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Oran)에서 갑작스럽게 페스트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외부와 격리 조치가 취해지면서 오랑 시는 외부와 단절되고 시민들은 고립된다. 그렇게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씩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막장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되면서 드러나게 되는 인간 존재의 실존을 철학적으로 다뤘다.
주인공이자 의사인 베르나르 리외(Bernard Rieux, 2020년에 나온 민음사 버전에서는 리유라고 발음한다. 발음상 리외가 정확하지만 소리의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그의 협력자인 말단 공무원 조제프 그랑(Joseph Grand), 기득권층 출신의 반항아 장 타루(Jean Tarrou)를 중심으로, 오랑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음에도 결국 떠나지 않고 리외를 돕기로 결심하는 파리에서 온 신문기자 레이몽 랑베르(Raymond Rambert), 흑사병을 타락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는 판느루(Paneloux)[2] 신부, 흑사병으로 야기된 혼란한 상황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챙기는 코타르(Cottard) 등이 등장, 모두에게 닥친 결코 피할 수 없는 재난적 운명 앞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재난소설 장르의 효시이다.
3. 배경
배경이 알제리의 도시인데, 등장 인물들은 모두 프랑스 출신이고,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 해당 지역의 선주민들은 등장은커녕 언급되는 부분도 없다. 마치 일본인 작가가 쓴 소설의 작중 배경이 일제강점기 경성 혹은 부산이지만 등장인물은 죄다 일본 거류민들이고 조선인들은 언급되지 않는 것과 같은데 까뮈 연구가로 프랑스에서도 알려진 김화영 고려대학교 교수도 이 점을 언급했다. 이는 프랑스가 알제리를 단순히 식민지가 아니라 프랑스의 확장된 영토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까뮈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알제리는 프랑스의 한 지역이었고, 까뮈는 그 프랑스의 일개 지역에서 태어난 프랑스 태생의 프랑스 소설가였다.[3] 그러니 까뮈 입장에선 당연히, 배경이 프랑스이니 등장 인물도 프랑스인만 등장시킨 것이다. 첫 장부터 '''오랑 시는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에 불과하다'''라는 문장이 나오는 정도니 말 다 했다. 그러나 페스트 집필 이후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등에서는 '''알제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소설 집필 이후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4]
2020년 전 세계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강타함에 따라 다시금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4. 타 미디어에서
4.1. 뮤지컬
2016년 7월 20일~10월 2일 역삼동에 위치한 LG아트센터에서 이 소설을 기반,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든 동명의 주크박스 뮤지컬이 공연되었다. 다만 배경은 원작과 다른 가상의 미래도시. 뮤지컬은 음악적인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원작의 주제 의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해 극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웠다는 평을 받았다. 링크 원곡인 서태지의 음악이 추상적이어서, 배우들의 대사로 이를 보충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대사가 너무 길어 극의 흐름이 늘어졌다는 것. 사실 원작 자체가 방대하여 축약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는 뒷얘기가 있다.
배경이 현대이다 보니 남성 주인공 위주였던 원작과는 달리 타루, 리샤르가 여성으로 성전환되었는데, 원작에서는 비중이 낮았던 리샤르의 비중이 늘어나 악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난 상황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코타르는 제약회사 CEO로 사회적 위치가 격상되었다(...) 또한 원작에서는 나이가 많았던 그랑이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등장했다.
뮤지컬에는 서태지의 곡들이 새롭게 해석되어 쓰였는데,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죽음의 늪: 서태지와 아이들 2집 수록곡으로 원곡은 마약에 중독되어 죽어가는 사람의 내면을 묘사한 것이었으나, 뮤지컬에서는 페스트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참상을 전달하는 곡으로 쓰였으며, 기자인 랑베르와 공포에 사로잡힌 오랑 시민들이 노래한다.
- 마지막 축제: 서태지와 아이들 2집 수록곡으로 원래는 콘서트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였으나, 뮤지컬에서는 장송곡으로 해석되었다.
- 시대유감: 서태지와 아이들 4집 수록곡으로, 악역인 코타르가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라며 냉소적으로 부른다.
- 슬픈아픔: 서태지와 아이들 4집 수록곡으로, 의사인 리유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쓰였다.
- 제로: 서태지 7집 수록곡으로, 자신의 안위와 기자로서의 소명 의식 사이에서 고뇌하는 랑베르의 심정을 담은 곡으로 쓰였다.
- 코마: 서태지 8집 수록곡으로, 고립된 오랑 시 시민들의 심정을 표현하는 곡으로 쓰였다.
4.1.1. 2016년 초연 캐스팅
- 리유: 김다현, 손호영, 박은석
- 랑베르: 김도현, 윤형렬
- 타루: 오소연, 린지
- 코타르: 김수용, 조휘
- 그랑: 조형균, 정민, 박준희
- 리샤르: 황석정, 김은정
- 카스텔: 이정한
- 잔: 김주연
- 잔의 아버지 / 검사 외: 최병광
4.2. 영화
이미, 1992년에 영화로도 나왔으나 묻혔다. 불의 전차,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제작자로 유명한 데이빗 퍼트냄이 제작했는데 카뮈의 후손들은 영화화를 반대하여 엄청 오랫동안 설득해야 했다고. 그냥 평작보단 조금 낫다 수준이지만 묻힌 셈.
영화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촬영되었으며, 어느 나라라는 언급은 없고 그냥 '오랑' 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라 하였다. 오랑은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므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유럽 어느 도시 정도로 인식되었을 것이며 당연히 아랍인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현대에 제작하려면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알제리의 아랍인, 베르베르인 등을 등장시켜야 하므로,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1] 참고로 밑에 쥐와 모자는 92년 영화 포스터#.[2] '파늘루' 라고 번역하기도 한다.[3] 까뮈가 알제리 태생으로 수정되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알제리가 독립한 1962년 이후의 일이다. 까뮈는 1960년에 사망했으니 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이 태어난 곳이 프랑스고, 자신의 소설 <페스트>의 무대로 설정한 알제리의 오랑 시가 프랑스라고 생각했다.[4] 일제 시대 한반도에 살던 일본인들은 조선인들과 다른 구역에서 자기들끼리 살면서 조선인들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조선인과 결혼한 일본인들도 일본 본토에서 만난 경우가 거의 다지 조선에 살던 일본인이 조선인과 결혼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 패망 후에야 조선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증언들이 부지기수이다. 까뮈도 소설을 쓴 1947년 당시에는 프랑스령 북아프리카가 프랑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알제리인들의 저항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들을 인식하게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