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온
1. 개요
RNA와 DNA 없이 단백질로만 구성된 전염원으로 정의한다. 단백질로만 이루어져 유전물질이 없는 병원체임에도 '''전염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백질로만으로 이루어져서 '''생물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프라이온'이란 단어는 발견자인 프루지너가 명명했다. 'proteinaceous infectious particle'(단백질 감염성 입자)로 쓰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에 줄임말을 만든 것이다.[1] 국립국어원에서 인정한 표준어는 프리온이 아니라 프라이온이라고 한다.[2]
프라이온이 발견될 당시, 자체 유전물질을 가지지 않는 감염원은 없다고 주장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이런 주장은 지금도 존재하는데, 하버드나 코넬의 1류 미생물학자가 이러한 논쟁 끝에 주류에서 밀려나 주립대 교수로 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 물론, 프라이온은 그에 대한 연구가 노벨생리의학상을 2번이나 받은 '이론'이다. 1976년 칼턴 가이듀섹이 파푸아뉴기니의 식인풍속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쿠루병의 특징을 발견한 공로로, 1997년 스탠리 프루지너가 프라이온 단백질을 발견한 공로로 각각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프리온이 감염원이 맞는가 하는 논쟁은 있으나, 이 논쟁에서도 양쪽 다 프라이온을 '''생물학적 독성 물질''', 즉, 병원체(Pathogen)로 본다.
현재도 몇몇 대학에서 주류 과제로 연구한다. 프라이온의 병해는 의학 과제 중 인체 실험이 제일 효과적인 영역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윤리 등에 걸려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자생물학적으로 접근한다. 현재 이 부류의 최첨단을 달리는 대학조차 이러한 방식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 설명
원래 정상적인 알파-헬릭스 구조인 단백질(PrPc, PRion Protein Common 또는 Cellular. CD230)은 1960년대에 발견했으며, PRNP라는 유전자에서 비롯된다. 인간을 비롯한 고등 포유류의 뇌 속에 있는 것이 알려졌고 납산화에 특기된 성질을 보이며 장기 기억에 관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리온과 달리 Proteinase K가 쉽게 분해한다. 2010년 1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PrPc 단백질은 신경을 보호하는 미엘린 수초(말이집)를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PrPc를 연구하면 현존하는 CJD 환자의 치료 방법에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1982년 '감염이 가능한 단백질'로서 변형된 형태(PrPsc, PrP SCrapie. scrapie는 양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TSE를 일으키는 감염원이다.)가 보고되었다(1997년 노벨상 수상). 크로이츠펠트-야콥 병과 광우병의 원인으로 주목받았으나, 원래 정상적인 단백질에서 온다고 알려졌고 이후 버섯류나 이스트 등에서도 발견되고 온갖 단백질이 다 프리온일 것이라는 보고들이 나오면서 헷갈리게 되었다.
프리온이 생겨난 경위는 아직도 논쟁이 많으며, 확실한 이론은 없다. 다만 DNA와 RNA가 나오기 이전, DNA와 RNA의 기능을 대신했다는 이론과 RNA의 바로 이전 단계라는 설은 많은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장기 기억과 연관한다는 보고들도 나왔고, 정상적인 PrPc는 기억 전달을 한다는 실험(사람 말고 이스트에서)도 보고되었다. 자체는 PRNP라는 유전인자에 대응함이[3] 발견되었다. 즉,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생산해내는 단백질 단위도 정의는 프리온 단백질이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프리온이라고 하면 변성해 '''감염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구조를 이야기한다.
3. 아밀로이드 감염
아미노산이 여럿 합쳐지면 일단 사슬 꼴의 긴 아미노산 구조를 이루고, 이것이 화학적 포텐셜이 낮은 안정한 상태(state)로 접혀서 단백질을 형성한다. 아미노산 하나가 펩타이드 사슬에 추가될 때마다 형성 가능한 단백질 모양은 팩토리얼급으로 늘어나지만, 최소 에너지 상태는 어쨌든 하나뿐이니 그 모습이 자연계에서의 모습이다. 단백질은 다시 분해되고, 아미노산이 되고, 다시 단백질이 되는 등 자연적인 순환을 계속한다.
자연상태에서 특정한 안정한 구조를 가져야 하는 단백질의 경우 베타-시트 구조를 가지는데, 이는 각각의 아미노산들이 길게 이어진 스트랜드가 평행하게 겹쳐 만들어진 구조로 병풍을 닮았다. 주로 수용성 아미노산들로 이루어져 있다.관련 사이트 알파-헬릭스 구조의 경우 바깥쪽은 수용성, 안쪽은 비수용성 구조이다.관련 내용
수용성이어야 할 베타-시트 구조들이 아미노산들이 접히는 과정이나 유전적 오류 때문에 비수용성이 된 경우를 아밀로이드라고 한다. 실크가 대표적인 아밀로이드 구조이다. 제대로 아밀로이드 구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단 고등 동물에서는 아밀로이드는 굉장히 한정적 용도이기에 대부분 한 면이 비수용성인 알파-헬릭스가 오류로 베타-시트로 접힐 경우이다. 이 경우 아밀로이드 구조가 나오면 제 기능을 못 한다고 봐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렇게 형성된 뒤 최악의 경우에는 세포의 자체 파괴과정에 쓰이는 유비퀴틴이 붙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 이 상황까지 오면 한 면은 수용성, 한 면은 비수용성이기에 다른 단백질에 붙어 문제를 일으킨다. 그리하여 변성으로 다른 단백질의 구조들과 결합하여 증식할 경우, 전염성 단백질인 프리온이 된다.
이러한 형태로 변형된 초기 베타 아밀로이드 구조는, 주변의 정상적인 단백질까지 끌어들여서 성장하며, 빽빽하게 밀집된 베타 병풍 구조의 특성 때문에 단백질 분해효소가 접근할 수 없어 세포 내에 지속적으로 쌓인다. 이러한 형태의 퇴행성 뇌질환의 대표적인 예가 알츠하이머 병.
- 프리온과 일반 단백질이 있다면 이 프리온이 정상 단백질의 베타-시트의 구조변형을 유도해서 프리온으로 바꾼다. HSP(Heat Shock Protein)은 다른 단백질의 비정상적 접힘을 막아주고 제 할일 다 하면 떨어져나가며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단백질들에 영향을 주지만, 프리온은 같은 종류의 정상 단백질을 흡수하여 자란다.
- 당연히 프리온은 PrPsc만이 아니다. 온갖 종류의 단백질들이 프리온으로 바뀔 수 있으며, 실험적인 조건에서 이러한 변형된 단백질들은 주변의 정상적인 동료들을 끌어모아 자란다. 이스트에선 CPEB를 써서 실험했다. PRNP-PrPc가 가장 잘 연구된 예일 뿐.
프리온의 일반적인 '감염'은 체액으로 일어난다. 프리온은 그 구조상 상당한 저항성이 있으며, 양의 스크래피는 프리온이 림프계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상처-풀에 묻음-다른 양의 상처 부위에 접촉-감염 혹은 풀에 묻음-섭취 과정을 거쳐서, 쿠루병이나 BSE의 경우는 섭취를 통한 프리온을 체내 축적으로 전염한다. 따라서 쿠루병은 식인 풍습이 사라지면서 없어졌고 BSE의 경우 육골분 사료를 공급하지 않으면서 사라져가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삶으면 소멸한다고 한다. 실제로 '''섭씨 120도 / 3기압'''에서 수십 분 정도 가열하면 소멸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이러한 조건을 준수하는 것은 어렵다.
프리온은 상당히 강한 저항력을 가지지만 일단은 단백질이라 강염기나 강산으로 잘 처리할 경우 소독 및 전염 방지가 가능하다. 다만 보통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는 달리 세밀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좀 더 오래 독하게 소독해야 한다. 강산과 강염기 앞에 쓰러지지 않는 유기물은 없다는 진리는 프리온에도 적용된다. 흡수/방열/방습이 되지 않는 물질에 묻은 경우, 섭씨 131도 2기압 정도의 압력으로 1M KOH 용액을 통해 25분 이상 소독하는 것을 권장한다. 당연하지만 의료용에서는 100%에 가까운 파괴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강염기는 그저 보너스일 뿐, 섭씨 121도에서 2기압이면 일반적으로 파괴된다. 보통 세균이나 바이러스 처리할 때 오토클레이브를 이용해 섭씨 121도 1기압 압력으로 15분 소독하는 것에 비하면...
이처럼 확실히 소독하기가 까다로운 병원체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는 "소독 불가능"으로 취급한다. 때문에 프리온이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물체는 소독해서 재사용하지 않고 바이오해저드로 분류해 폐기 처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에게 내시경 시술을 했는데 그 환자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 환자라면 내시경 기기를 바이오해저드로 분류해 폐기해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 소의 프리온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고, 동종의 프리온이 동종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나마 직접 주사하는 연구를 통해 파악되었으나 그 이상은 못 알아냈다.
BSE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고, vCJD의 원인이기도 하나, 두 질병이 같은 감염 원인을 가지고 있는가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실험 과정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데다 역학조사 결과가 일반적인 감염 경로보다는 섭취를 통한 경로라는 정황을 보이기 때문에 프리온이 vCJD의 원인인가 아닌가는 불확실하다. 또한, 영국에서는 일단 소부터 다 잡아 죽였기에 샘플 자체가 없다. 그리고 광우병 파동이 전세계를 휩쓴 뒤부터는 소를 갈아 소에게 먹이는 일이 사라졌고, 프리온 자체가 20세기 후반에서나 발견해 아직 연구가 적다.
4. 프라이온으로 인한 질병
- 크로이츠펠트-야콥병 - 약칭 CJD.
-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 - 해당 문서로. 약칭 FFI.
- 쿠루병 - 해당 문서로. 흔히 웃으면서 숨을 거두는 병으로 알려졌다.
- 게르스트만 슈트로이슬러 샤인커 증후군 - Gerstmann Straussler Scheinker Syndrome, 약칭 GSS증후군.
- 광우병 - 약칭 BSE.
- 스크래피 - 광우병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양에게서 발견되는 질병.
- 전염성 밍크뇌증 - 광우병의 밍크 버전. 약칭 TME
- 만성 소모성 질병 - 사슴과에서 나타나는 질병.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광록병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질병들에 걸린 개체는 대부분 빠른 시일 내에 사망한다. 사망 후 부검을 해보면 많은 수의 개체들의 뇌에서 해면성 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 뇌가 스폰지(해면)처럼 병변이 일어나는 것.
광우병 파동 때 사람들이 주장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뻥뻥 뚫려서 죽는다''' 의 근원이지만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 vCJD에 당장 걸려죽을 확률보다 그 자리에서 벼락맞아 죽을 확률이 더 높을 정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 주장과 선동에 힘입어 이러한 진실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 현재 실험적 증거가 완전하진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역학적인 증거들이 수십년치가 충분히 쌓여 있기 때문에 BSE를 보유한 쇠고기 섭취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 유럽의 CDC와 FDA에서는 공식적으로 BSE를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Neurobiology of brain disorders와 같은 텍스트북에서도 vCJD를 소에서 기원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물론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 먹는다고 광우병 걸려서 좀비처럼 죽는다는 것은 헛소리가 맞다.
5. 기타
Plague Inc.에서도 등장. 그 특성을 반영해서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 자체를 아이덴티티로 삼는다. 다만 치사율 증가 속도가 그만큼 느리기 때문에 굉장한 슬로우 플레이를 요구하는 병원체. 프리온은 DNA가 없는데도 DNA 포인트를 쌓아 레벨업을 하는 게임의 구조 때문에 DNA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