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1. 비율의 단위
割[1]
할푼리할 때 할.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야구의 타자 타율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일본식으로 할(割)은 비율을 나타내는 0.1(=10%)이며, 할을 기준으로 푼(分)은 할의 1/10, 리(厘)는 할의 1/100로 쓰인 것이다.
개화기부터 이후까지 일본 교과서를 그대로 들여온 결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할푼리를 소수의 자릿값으로 설명한다. 이 때문에 보통 할을 소수 수사인 0.1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5할이라면 보통 숫자 0.5라 생각하는 데, 실제는 숫자 0.5가 아닌 비율 50%다. '''즉 5의 5할(비율)은 5에 0.5를 더한 5.5가 아니라 5의 50%인 2.5다.'''[2]동아일보의 설명
'''한국은 푼/분(한자로 둘 다 分)이 1/10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부(ぶ/分)가 1/10이다.''' 위에 서술했듯이 어디까지나 '''기준단위인 할의 1/10'''인 것이다.[3] 한국어와 일본어 양쪽 다 쓰이는 한자어 '십분(分) 이해한다.' 하는 표현에서 말하는 '십분'도 여기에서 나왔다. 1분이 10%니 10분은 100%이고, 따라서 '십분 이해한다.'는 말은 완전히 이해한다는 뜻이다.
2. 불교 용어
한자: 喝
일본어 음독: かつ(가쓰/카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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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BS 테레비의 프로그램인 선데이모닝에 고정출연하는 야구해설가 장훈 옹의 사자후. 일주일 간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관련 사건 중 뭔가 꾸짖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건의 장본인을 향해 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감이 확 와닿지 않는다면, 어른이 어린자식이나 어린제자를 급하게 혼낼 때 '''떽!!!''' 이라고 호통치는 느낌으로 보면 된다. 물론 할은 이보다는 좀더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
원래는 불교, 특히 선종(禪宗)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고함소리. 선종에서는 언어나 생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절대의 진리를 일깨우기 위하여 별별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했다. 이런 방법들은 생각(희론)의 흐름을 일순간 멈추게 하기 위해 언어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갑작스러운 충격을 주는데[5] , 그중에는 심지어 고함소리를 지른다든가 몽둥이 찜질(...)까지 동원하는 것도 있다. 여기서 그 고함소리가 '할'이다.[6]
말하자면 이런 식
무협소설에서도 꽤 자주 나온다. 대체로 주화입마에 빠진 주인공에게 고승이 외치고 주인공이 그 외침을 듣고 정신줄을 잡는다거나, 확연히 잘못된 방법을 쓰는데도 바보같이 정신 못차리는 누군가를 꾸짖어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바른길로 인도한다거나 하는 장면에 나온다. 아니면 정파나 마교의 절대고수가 외치며 주변 적들에게 내상을 입힌다던가. 물론 이건 할보다는 사자후에 가깝다.
11세기 중국의 운서 <광운廣韻>에 따르면, 喝의 반절은 허갈절(許葛切)이므로 'ㅎ + ㅏㄹ'이 되어 '할'이라고 읽어야 한다. [7] 우리나라에서는 와음이 되어 '갈'이라고 읽지만, 아직도 불교계에선 본음대로 '할'이라고 읽는다. 조계종의 스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입으로 "할!"이라고 외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를 경책하는 의미로 내는 큰 외침이나 소리를 몽땅 다 '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참고로 당나라 때, 임제(臨濟)라는 고승이 이 '할'로 유명하다. 임제가 창시한 임제종은 남종선의 일파로, 우리나라의 한국불교조계종을 비롯한 한국 선불교의 기원이 된다.[8]
3. 인명
- 그린 랜턴 - 할 조던
- 데스노트 - 할 리드너
- 덴마 - 할(덴마)
- 독희 - 할 트라이조렘 그랜돌
- 앵그리버드 시리즈 - 할(앵그리버드 시리즈)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HAL9000
- 메탈기어 시리즈 - 할 에메리히
이름의 유래는 위에 있는 HAL9000.
[1] 벨 할.[2] 사실 현대에는 사극 등에서 할이란 단어를 접할 일이 많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3] 기준단위가 다른 경우를 보자면 질량의 단위인 몬메(匁)의 경우(한국의 돈에 해당한다) 3몬메 8부(三匁八分) 같은 식이다. [4] 이겼다는 뜻의 勝つ나 돈가스(...)마냥 동음이의어가 많아서 말장난으로 쓰이기도 한다.[5] 가령 "부처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뜬금없이 "앞뜰의 잣나무다." 혹은 "뒷간의 똥막대기다." 라고 대답한다든가[6] 몽둥이찜질은 방이라고 불린다.[7] 중세 중국어 발음으로는 음절 끝부분에 입성이 적용되어 '핟(/hat̚/ 혹은 /xat̚/)'에 가깝게 발음되었다.[8] 일본 선종은 묵조선 계통이 주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