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뉴하우저
1. 개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저평가받은 비운의 에이스'''
미국인 야구선수. 포지션은 투수이다.
1940년대 최다승(170) 투수이며, 3년간 80승 이상(1944~1946년 80승27패)을 거둔 마지막 투수다. 1944년에 따낸 29승은 1931년 레프티 그로브(31승)에 이어 1900년 이후 좌완 최다승 2위에 해당된다. 빌 제임스는 그의 시대에 사이영상이 있었다면 뉴하우저는 1945년부터 1948년까지 아메리칸리그 4연패를 했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1944년은 2위).#
2. 선수 시절
뉴하우저는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는데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독일계 출신이다. 고교 시절 삼진 능력이 탁월했던 그는 18살의 나이로 연고지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을 맺었다. 디트로이트가 제시한 연봉은 500달러였다. 클리블랜드에서 1500달러를 제시하려 뉴하우저의 집에 찾아갔지만, 불과 몇 분 전에 그는 디트로이트와 계약을 해버린 것이다.# 만약 이때 클리블랜드에 갔다면 밥 펠러와 함께 좌우 원투 펀치를 이뤘을 것이다.
디트로이트에서 200승을 거둔 4명 중 1명인 뉴하우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리그 MVP를 2년 연속(1944-45)으로 거머쥔 유일한 투수다. MVP를 2번 수상한 투수도 그와 칼 허벨(1933,1936)뿐이다(기자협회 투표가 시작된 1931년 이후).
하지만 1944년과 1945년은 메이저리그에도 2차대전의 폭풍이 불어닥친 시기로, 전쟁에 뛰어든 메이저리거의 숫자는 팀당 20명인 약 340명에 달했다. 특히 테드 윌리엄스, 밥 펠러, 조 디마지오, 스탠 뮤지얼 등의 스타선수들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거의 전원이 군복을 입었다. 여기에 3천여명의 마이너리거들까지 입대하면서 구단들은 엄청난 선수난에 시달렸고 경기의 질은 크게 떨어졌다. 왼팔 하나로 방망이를 휘둘렀던 피트 그레이가 데뷔한 것도 이때다. 밥 펠러가 홀어머니와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어 징집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자원입대를 하고 행크 그린버그가 제대 이틀 만에 다시 자원입대한 것처럼, 뉴하우저도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몇 번이고 지원서를 냈지만 매번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조종사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 심장병 때문이었다.[1]
사람들은 밥 펠러가 없는 아메리칸리그의 마운드를 평정한 뉴하우저를 '호랑이 없는 굴에서 왕 노릇을 하고 있는 여우'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1945년 뉴하우저가 펠러의 복귀전 맞대결에서 패하면서 이러한 믿음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실상은 당시 사람들의 인식과 많이 달랐는데, 기록으로 따져봤을때 뉴하우저는 오히려 다른 호랑이가 사라진 산에 홀로 남아있었던 호랑이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실제로 2차대전이 끝난 이후 5년간 하우저는 97승 62패를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동안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것이다. 또한 뉴하우저는 전쟁이 끝나고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복귀한 이후에도 1946년 26승 9패에 1.94의 방어율로 다승왕과 방어율왕을 차지하였고[2], 1947년과 1948년에도 1947년 bWAR 5.9 fWAR 6.9, 1948년 bWAR 6.4 fWAR 6.5를 기록했다. 이는 뉴하우저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현대로 치면 사이 영 상 후보 수준의 성적을 꾸준히 거두면서 리그 정상급의 에이스로 활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10년 단위로 투수 성적을 분류하면, 1940년대의 뉴하우저는 다승1위, 탈삼진 1위를 기록한다[3]. 1947년에는 뉴욕 양키스에서 조 디마지오와 트레이드를 제안했을 정도였다. # 뉴하우저는 1921년생으로 당시 아직 30세도 되지 않은 젊은 투수였기 때문에, 이대로만 흘러갔다면 '전쟁이 아니었어도 충분히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을 선수에게 행운까지 따라줬다'는 정도의 인식으로 바뀌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뉴하우저의 질주는 그가 고작 28세였던 1949년에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제동이 걸리게 된다. 어깨 부상으로 강속구를 잃은 뉴하우저의 성적은 1949년 18승11패 방어율 3.36, 1950년 15승13패 4.34로 떨어졌고 이후 그는 더 이상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30세 생일 이전에 라이브볼 시대 최고기록인 188승을 거둔 뉴하우저는 이후 19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고, 이는 '전쟁이 아니었다면 빛을 못봤을 투수'라는 인식으로 이어져서 그에게는 '2차대전 투수'라는 굴욕적인 별명이 따라다녔다.
1954년 디트로이트에서 방출된 뉴하우저는 행크 그린버그가 단장으로 있는 클리블랜드에 입단해 구원투수로 훗날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밥 펠러-밥 레먼-얼리 윈의 선발 3인방을 도왔다. 그리고 이듬해 2경기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3. 명예의 전당 통계(Hall of Fame Statistics)
- JAWS - Starting Pitcher (41st)
4. 은퇴 이후
은행 부사장으로 20년을 보내다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그리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스카우트로 일했다.#
휴스턴에서 일했을 때, 데릭 지터 뽑으라고 추천했는데, 휴스턴이 지터 대신 필 네빈을 뽑는다고 하자 너무 실망해서 그만뒀다고.#
1992년 빌 맥고완 심판과 함께 베테랑위원회의 추천으로 71세의 나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차대전 투수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에 대한 편견이 그때까지 그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날 쿠퍼스타운에 90세가 넘은 어머니와 함께 갔는데 헌액 소식을 듣고 서로 울면서 끌어안는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1997년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영구결번자로 지정되는 영광을 다시 누렸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최초의 투수 영구결번자 뉴하우저는 1998년 야구와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사우스필드에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별세하였다.그때 나이가 77세였다.
5. 기타
[image]
코메리카 파크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투수 할 뉴하우저의 번호 16번과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1] 이렇듯 뉴하우저는 비록 지병으로 직접 전쟁에 참가할 수는 없었지만 리그 에이스로서 전쟁 국채 등의 조달을 목적으로 한 이벤트 행사에도 참가하며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2] 세이버 지표로 따져봐도 조정방어율 '''190'''에 WAR 9.5를 기록한 의심의 여지 없는 최전성기다. 팬그래프 기준으로는 이 시즌이 그의 선수 시절 최고의 해이며, 레퍼런스 기준으로도 1945년에 이은 2위 시즌.(1945년은 ERA-FIP 격차가 무려 0.64나 되지만 1946년은 0.02밖에 안되기 때문에 팬그래프와 레퍼런스 중 어느 쪽 계산법을 적용하냐에 따라 최전성기가 달라진다.)[3] 라이브볼 시대가 시작된 1920년대 이후로 해당 기준에서 팀지표와 개인지표의 상징인 양자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할 뉴하우저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 데드 볼 시대는 사이 영이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