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퀸 어린선
1. 개요
Harlequin ichthyosis
유전자 ABCA12 변이로 인해 일어나는 선천적 피부 질환이다.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상염색체 열성질환이다. 다른 이름은 뱀비늘증.
2. 상세
할리퀸 어린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 질환에 걸린 태아 피부가 갈라진 모양이 희극이나 인형극 등에 자주 등장하는 광대 할리퀸(Harlequin) 캐릭터 옷 무늬와 비슷하게 보여서 유래했다. 태아의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자라서 각질화되어 갈라지고 하얗게 되며, 눈꺼풀 뒤쪽의 피부가 비정상적인 속도로 자라서 눈 밖으로 뒤집혀 돌출되어 눈이 빨갛게 보이는 피부 질환이다.
할리퀸 어린선은 피부가 매우 빨리 자라서 이게 각질로 바뀌어서 터져 진피층이 드러나보인다. 따라서 할리퀸 어린선에서 생존한 사람은 매일 왁스에 온몸을 담갔다 빼는 "목욕"이 필요하며 젤과 연고도 발라야 한다. 또한 피부의 갈라짐과 입술 피부의 비정상적인 성장에 의해 입술이 특징적인 모습으로 쩍 벌어지게 되고, 눈꺼풀 뒷면이 두껍게 자라다 못해 뒤집혀 눈 밖으로 붉게 튀어 나온다. 또한 코와 성기가 제대로 발달이 되어 있지 않아 얼굴에 콧구멍만 두 개 뚫려있는 듯한 모습이 되고, 두꺼워진 피부 때문에 관절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해 손발이 특징적인 방향으로 틀어진다.
이 질환을 가진 태아는 피부가 갈라진 곳으로 계속 수분과 열이 빠져나가며 세균 감염에 완전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과각화로 체온 조절에 취약하고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심장마비,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패혈증, 호흡부전, 신부전 등 때문에 사산하거나 태어나더라도 얼마 못 가 사망한다. 기사, 기사2
의학의 발달에 따라 생존자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피부가 붉고 각질졌으며 눈이 비정상적으로 작은 것, 그리고 상술한 목욕과 같은 몇몇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할리퀸 어린선 환자인 칼리 핀들레이(Carly Findlay)의 경우 가정을 꾸려 평범한 아이를 낳는 자신의 인생사를 SNS에 올린다고 한다.
2016년 3월 1일 부로 어린선이 산정특례로 지정되었으므로, 이 질병으로 입원 및 외래진료시 전체진료비에서 10%만 본인부담금으로 책정된다. [1]
이름은 어린선이지만 일반 어린선과는 육안적 소견이 매우 다르다. 어린선(魚鱗癬)이란 물고기 비늘처럼 일어나는 각질을 뜻하며, 다른 이름은 비늘증이다. 어린선은 피부가 비늘처럼 바뀌는 정도.
3. 환자에 대한 차별
특유의 외양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부터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기도 한다. 다만 희귀병 특성상 현실에서 심하게 차별받진 않는다.
문제는 인터넷상의 반응이다. 혐짤이나 절대로 검색해서는 안될 검색어라는 수식어를 갖다붙이는건 기본이고, 일부 게시판에서는 이 병을 설명하면서 환자 본인이나 가족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적인 표현이나 쓸데없이 공포감을 과장한 표현을 집어넣기도 한다.
4. 유명 사례
- 2015년 9월 29일에 CNN에서 이 질환을 갖고 생활하고 있는 홍콩 럭비심판 무이 토마스(Mui Thomas·22)의 이야기를 전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영상 링크 꾸준한 치료를 통해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 2017년 1월 22일 인도 동부 비하르 주에 있는 한 산부인과에서 이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가 태어났다고 영국 언론 미러가 보도했다.
옛날에는 이런 병을 갖고 태어나면 아기 떄에 어김없이 죽었고 그래서 위의 그림도 아기의 그림이지만, 지금은 치료에 따라 성인이 될 때까지 생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5. 치료
선천적 유전질환으로, 환자의 경우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치료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질병[2] 이었으나, 최근 눈부시게 발달한 유전자 치료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개발되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환자의 잘못된 피부 줄기세포를 떼어낸다.
- 해당 유전자를 고친다.
- 이를 대량으로 배양해 피부조직을 만든다.
- 환자에게 역이식한다.
하지만 인간의 전신을 전부 덮을 만큼의 피부조직을 배양하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해서[3] 임상적으로 쓰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
6. 미디어에서
- SBS 드라마 산부인과 2화에서 이것으로 보이는 질환을[4] 가지고 태어난 아기를 다루었으며, 쌍둥이 중 둘째였는데 형은 멀쩡했다. 이 때 남편은 산모에게 충격이 갈까 두려워 아이가 숨졌다고 거짓말했으며, 이후 NICU(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힘겹게나마 생을 유지하다가 결국 5회에서 100일이 되던 날 생을 마감했다.
- 인디 게임 바인딩 오브 아이작에서도 간략화된 모습으로 나온다.
- 2011년 머시니마에서 인디무비 시리즈로 제작된 모탈 컴뱃 레거시 예고편에서 '렙타일' 코드네임을 가진 할리퀸 어린선 환자가 나온다. 사람 머리를 잘라 냉장고에 보관하고, 배고플때 꺼내서 뜯어먹는 사이코패스로 묘사되는데, 시즌2까지 제작된 이 시리즈에서는 아직 렙타일이 등장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어린선 환자에 대한 차별의식을 걱정했는지 아예 당초기획에서 빼버린 듯. [5]
- 각질이 벌어지는 피부병 태아의 사진인지라 절검단 공식 위키에도 등재되어 있다.
- SiIvaGunner는 자신의 영상에 할리퀸 어린선 사진을 사용하여 논란이 되었다. 자세한 것은 문서의 사건사고-Puzzle Room 문단 참조.
[1]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으로는 여전히 인정되지 않는다. 성일종 의원이 사진전을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2] 증상이 덜 심한 환자들도 해당 유전자가 그나마 덜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한 것이고, 완치라는 게 있을 수 없었다.[3] 인간의 피부면적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넓다. 환자 한 명을 치료할 만큼의 조직을 배양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고..[4] 일단 작중에서는 '할리퀸 어린선'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고 '어린선 중에서 가장 심한 케이스'라고만 말한다.[5] 해당 문서 참조. 원래는 희귀병 환자도, 인간도 아닌 이종족이다.[6] 후천적 어린선은 완치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