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르메트르 법칙
1. 개요
속도-거리법칙이라고도 한다. 조르주 르메트르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으며 2년후 미국의 에드윈 허블에 의해 발견되었다. 적색 편이는 광원(光源)에서 출발한 빛이 관측자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발생한 우주 팽창에 의해 발생하며 그 양은 광원의 후퇴속도에 (대략적으로) 비례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외부은하의 후퇴속도가 외부은하들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2. 의의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허블 법칙은 우주 팽창의 직접적인 증거로써 제시되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학계를 지배하던 정적 우주론을 산산조각냈다. 우주상수를 버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드 시터와 함께 우주 팽창을 포함하는 새로운 우주론을 구축하게 된다.
다만 허블 법칙은 당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허블조차도 먼 거리에 있는 은하가 더 높은 적색편이를 보이는 이유가 이들이 더 빠르게 '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주 팽창에서 발생하는 적색편이를 운동에 의한 도플러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의 팽창으로 빛의 파장이 늘어난 결과[2] 로 받아들인 사람은 당시에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주의 나이에 따라 팽창 속도 또한 변하므로 이러한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허블 법칙은 먼 거리에 있는 은하들에 대해서는 전혀 맞지 않게 된다. 다만 근거리에 있는 은하들에 대해서는 은하들이 단순히 운동한다고 생각해도 오차는 크지 않기 때문에 쉬운 이해를 위해 이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해석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관측되는 적색편이-거리 관계가 등속 팽창하는 우주 (=허블 법칙을 가정한) 와 비교하여 어긋나는 정도를 측정하면 실제 우주의 팽창 속도 변화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이 값을 허블 잔여(Hubble residual)라고 하며 현대 우주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초신성을 이용하여 측정된 값에 따르면 미지의 에너지에 의해 우주의 팽창속도는 가속되고 있다.
2.1. 허블 시간과 우주의 나이
허블 상수 자체가 속도를 거리로 나눈 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허블 상수에 역수를 취하면 우주의 나이가 나온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흔하다.
''V'' = ''rH''0에서, 과거 ''t''년 전에 우주의 물질이 한 점에 모여 있다가 일정한 속도(''V'')로 팽창, 결과적으로 현재의 크기(''r'')로 되었다면,
$$ \displaystyle t = r/V = 1/H_0 $$
여기서 t를 계산하면 약 138억 년이 나오는데, 이 값이 우주의 나이라는 것.
이는 잘못된 계산으로 허블 상수의 역수와 우주의 나이는 서로 다르다. 그 이유는 극히 당연한데, 우주의 나이에 따라 공간 팽창 속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즉, 우주의 나이를 이 방식으로 계산하면 '''우주의 팽창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을 가정하고 푼 것이 된다. 이 값의 실제 이름은 '허블 시간(Hubble time)'이다.
실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주의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밀도를 투입한 미분방정식을 동원해야 하며 해석적으로 풀기에는 많이 까다롭다. 실제 우주의 나이는 약 137억 년 정도로 앞에서 얻은 값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이는 우주의 가속 팽창과 감속 팽창이 적절하게 맞물려서 나타난 우연일 뿐이다.
이 때문에 계산이 비교적 깔끔한 허블 시간은 천문학자들에 의해 "우주의 나이에 준하는 시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소규모 은하가 은하단의 조석력으로 완전히 붕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허블 시간 이상이 걸린다거나.
3. 기타
2018년 10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총회에서 조르주 르메트르[3] 가 에드윈 허블보다 조금 앞서거나 비슷한 시기에 우주팽창에 대한 수학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을 인정하여 ‘허블 법칙’에서 ‘허블-르메트르 법칙’으로 용어가 변경되었다. 물론 미국에서는 그냥 허블의 법칙이라 부른다.
정작 이 법칙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소련의 알렉산드르 프리드먼(Алекса́ндр Алекса́ндрович Фри́дман, 1888-1925)이었다. 1922년 이 법칙을 주장하고 르메트르는 프리드먼의 이론을 발전시켰을 뿐이지만, 프리드먼이 1925년 급사하는 바람에 그의 이름은 소련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1] 약 2*10-18 s-1 이다. 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이므로 단위의 차원은 ''L'' ''T''-1 / ''L'' = ''T''-1 즉 시간의 역수가 된다. 사실 허블 상수는 이름만 상수이지 현실은 '''시간에 대한 함수와 다르지 않다!''' 실제 허블 상수는 $$\dot a(t)/a(t) = H(t)$$로 허블 상수 $$H_0$$는 ''H''(''t'')에서 ''t''가 현재 시간인 $$t_0$$일 때의 허블 상수를 뜻하는 것으로, 현재 시간에서 나타나는 허블 상수를 뜻한다. 마찬가지로 허블 상수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2] 우주론적 적색 편이라고 한다. 자세한 건 인플레이션 우주론 참고.[3] (1894~1966), 벨기에의 가톨릭 성직자, 천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