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너지

 


1. 개요
2. 상세
3. 우주상수와 진공에너지
4. 우주 팽창에 대한 기여
5. 암흑에너지의 증거
5.1. Ia형 초신성
5.2. 바리온 음향진동
6. 암흑에너지를 부정하는 의견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무엇일까?'''[1]

1. 개요


Dark Energy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이론상의 에너지이다.

2. 상세


우주의 팽창현상이 발견된 이후 성립된 고전적인 우주론에 따르면, 팽창하는 우주 속에서 점점 멀어지는 은하단들 간의 상대속도는 은하단들이 서로 잡아당겨 가까워지려는 힘인 중력의 지속적인 감속효과로 인해 점점 줄어들어야 한다. 즉 우주의 팽창속도는 점점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주의 팽창속도를 조사해보니 감소하기는커녕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우주의 팽창을 가속시키는 이 미지의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우주의 팽창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가정하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이질적인 에너지가 실존하는지, 아니면 다른 여러 요인들이 겹쳐서 관련현상을 유발하는지 대해 다소 이견이 있다.
간단히 말해 우주 전체를 잡아 당기고 있는 수수께끼의 힘일 뿐이다. 'Dark'라는 말 자체가 한국어의 '모른다', '의문의' 수준의 말이니, 실제 뜻은 암흑에너지보다는 미지에너지에 더 가깝다.

3. 우주상수와 진공에너지


[image]
우주상수는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에 추가되는 항으로서 주로 Λ(람다)로 표기한다. 천체들을 서로 밀어내는 만유척력의 역할을 하며 우주의 팽창 정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둘 모두 은하들을 서로 밀어내는 힘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우주상수와 암흑에너지는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단, 아인슈타인이 처음 우주상수의 개념을 도입했던 것은 은하 간의 중력으로 우주가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점이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현대의 우주상수와의 차이점이다.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한 포괄적인 개념이 암흑에너지라면, 우주상수는 이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암흑에너지의 한 가지 후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암흑에너지는 우주상수의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물론 공식에 대입했을 때 관측 결과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며, 왜 우주상수가 되어야 하는지는 아인슈타인 때와 마찬가지로 오리무중이다.
암흑에너지는 양자역학에서 유도되는 개념인 진공에너지에 자주 비유되는데, 진공에너지는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진공에 존재하는 기저에너지를 이른다. 진공 내에서는 양자요동에 의해 가끔씩 입자-반입자가 자발적으로 생성되어 쌍소멸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진공에는 암흑에너지와 비슷한 형태의 음압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카시미르 효과를 통해 실제로 증명되었다.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양자역학에서 예측되는 우주의 진공에너지 밀도와 관측으로 얻어진 암흑에너지의 밀도를 비교하면 진공에너지 측이 '''10100배''' 정도 크다는 점이다.

4. 우주 팽창에 대한 기여


현재 암흑 에너지는 우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막상 빅뱅 직후의 암흑에너지의 양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적었다. 이후 우주가 팽창해 나감에 따라 일반 물질이나 암흑물질의 밀도는 점차 희박해진 반면, 상대적으로 밀도의 변화가 적거나 없는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커질수록 중요해졌다. 즉 후술할 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율은 고정된 값이 아니며 우주의 나이에 따라 변화한다. 우주 탄생 이후 약 5만 년까지는 이, 100억 년 정도까지는 물질암흑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현재 우주는 암흑에너지가 물질로부터 우주의 지배권을 넘겨받는 단계에 위치해 있다. 미래에는 결국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99%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우주는 일반적 물질이 4.84%, 암흑물질이 약 25.8%, 암흑에너지가 약 69.2%[2]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즉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양성자중성자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물질(Baryonic Matter)이 관여하는 부분은 5% 이내라는 것. 다시 말해 우주의 전체 질량의 95%가량은 아직 인류가 물리학적인 특성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을 통해 우주의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밝혀진 결과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다시 수축해서 한 점에 모이지 않고 차갑게 식은 블랙홀중성미자들만 남아 엔트로피 최대를 향해 나아가며 무한히 팽창하는 꿈도 희망도 없는 우주가 될 것이다.
현재의 가속 팽창 이외에도 우주탄생 직후에 있었던 급격한 팽창(인플레이션)을 일으킨 원인으로 암흑에너지가 지목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당시의 기하급수적인 우주의 팽창을 암흑에너지가 발생시킨 엄청난 척력의 작용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현재 우주에서 관측되는 암흑에너지와 어떠한 접점이 있는지는 아직 불투명한데, 이쪽 암흑에너지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후 모종의 이유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5. 암흑에너지의 증거



5.1. Ia형 초신성


암흑에너지를 발견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천체는 초신성이다. 백색왜성이 동반성으로부터 물질을 흡수하던 중 특정 질량에 도달하면 자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하여 Ia형 초신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덕분에 Ia형 초신성은 그 밝기와 광도곡선이 항상 동일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3] 즉, 일정한 절대등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리를 재는 표준 광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개의 초신성을 기록하여 각각의 거리[4]와 적색편이 사이의 관계를 측정하면 과거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아볼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하여 실제 측정을 해보면 동일한 적색편이 상에서 초신성이 이전까지 예측되던 값보다 0.5등급가량 더 어둡게 측정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우주의 팽창속도는 과거에 더 느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5.2. 바리온 음향진동


현재의 우주 거대 구조를 보면 은하단, 초은하단들 사이의 거리가 비교적 일정하게 분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빅뱅 직후의 양자요동으로 인해 생성되었던 약간의 비균질성이 인플레이션에 의해 확대되어 중력으로 뭉쳐지는 은하단의 씨앗이 되었기 때문인데, 이는 우주배경복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물질이 많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빛의 복사압으로 인해 수조가 출렁이듯이 바깥쪽으로 퍼져나가는 광속에 가까운 충격파가 발생하게 된다. 빛이 물질과 분리되지 않았던 시기, 즉 우주배경복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물질 또한 빛과 강하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분포를 보이게 된다. 우주가 식으면서 물질과 빛이 분리되는 순간 물질의 분포는 당시 진행 중이던 구면파의 형태로 '얼어붙어' 고밀도 지역을 중심으로 약 100Mpc/h 정도의 구각 분포를 이루게 된다. 즉, 고밀도 지역들을 중심으로 동일한 반경 내에 구면파의 흔적이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이 흔적은 매우 희미해서 단순 관측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고 우주배경복사를 푸리에 변환하여 분석하거나, 많은 은하들의 공간 분포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상관함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현상을 바리온 음향진동(Baryonic Acoustic Oscillation)이라 부른다.
중요한 점은 동일한 크기[5]를 가진 이 구조가 현재의 우주부터 우주배경복사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는 것. 즉, 거리 사다리에서 사용되는 표준 광원과는 별개로 과거와 현재의 우주를 동일한 단위로 놓고 비교할 수 있는 표준 거리계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주의 나이에 따른 팽창 정도를 측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우주 팽창 속도가 변화하였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 바리온 음향진동은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3. 우주배경복사


우주배경복사에서 발견되는 무늬의 크기를 통해 우주의 곡률을 계산할 수 있다. 현재 우주에서 관측을 통해 추정되는 암흑물질 및 물질의 밀도는 임계밀도 기준으로 약 0.3인 데 반해 우주배경복사를 통해 계산한 우주의 밀도는 1이다. 즉, 암흑물질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우주의 70%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우주배경복사 문서 참조.

6. 암흑에너지를 부정하는 의견


비주류이긴 하지만, 암흑물질과 마찬가지로, 암흑에너지를 부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을 억지로 도입하지 않아도, 밀도(density) 안의 변이(variations), 불균등성(inhomogeneities)과 같은 물리학적인 개념들로 우주팽창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출처] 국내에서는 이영욱 연세대학교 교수가 부정론을 펼치고 있는데, 국내에는 이 교수만이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그 혼자만인 것은 아니다. 또한 이영욱의 경우 우주가속팽창 자체를 문제삼고 있으므로 조금 다른 종류이다.
2020년 1월 이영욱 교수는 암흑에너지를 증명했던 논문이 기재됐던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23장 가량의 암흑에너지를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출처2] 이 교수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발견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Ia형 초신성 관측을 반박하였는데, 광도가 일정하기에 은하까지의 거리를 결정할 때 표준광원[6]으로써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Ia형 초신성의 광도가 사실 해당 별이 포함된 은하와 연관성을 지닌다는 점을 지적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빅뱅이 일어난 이후 우주의 역사가 진행되면 은하들 또한 우주의 나이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나간다. 암흑에너지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던 연구팀은 서로 다른 우주의 나이의 시점에서 발견되는 Ia형 초신성을 절대적인 기준점마냥 광도가 동일하다고 설정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 축약하면 초신성의 광도진화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우주가속팽창 이론의 시발이 되었던 연구에 문제가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논문에 대한 반론이 해결되지 않았으며, 설사 해당 논문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우주가속팽창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Ia형 초신성만은 아니기에 그 존재를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된 학계의 의견이다. 사실 초신성 관련 관측 정확도에 대해 이영욱 연구진과 아담 리스 사이의 토론만이 간헐적으로 있을 뿐 워낙 다른 증거들이 많아 우주가속팽창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
2020년 12월 가이아 우주 망원경의 EDR3이 공개되면서 우주가속팽창에 대한 보다 정교한 계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당 연구의 정합성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2] 플랑크 탐사선의 2015년 자료를 통해 계산한 값 PDG, Astrophysical constants.[3] 다만 실제로는 초신성마다 약간의 편차가 존재하며, 별의 화학조성 등에 따라서도 밝기가 변할 것이다.[4] 광도거리(Luminosity Distance)[5] comoving radius, 정확히는 일정하지 않고 우주 팽창에 비례하여 커진다.[출처] ##[출처2] ##[6] 거리의 사다리 문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