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학

 

和聲學 / Theory of Harmony
1. 개요
2. 기원
3. 화성학의 종류
3.1. 클래식 화성학
3.1.1. 음도 이론(Stufentheorie/Roman numeral analysis)
3.1.2. 기능화성
3.2. 재즈 화성학


1. 개요


음악의 3요소 중 하나인 화성(和聲, Harmony, 화음을 시간에 따라 배열한 것)에 대한 학문이다. 다시 말해, 화음과 그에 대한 진행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다.
대위법과의 차이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화성법은 음들의 '수직적 조화'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대위법은 독립적인 음들의 '수평적 조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보면 된다.
음악대학 작곡과피아노전공, 지휘전공, 관현악전공의 경우 반드시 들어가 있는 전공과목이다.
전문적으로 화성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인 음악이론(조성의 종류, 화음의 종류 등)을 배우고 시작하는게 좋다. 클래식 화성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백병동이 쓴 화성학 교본, 일명 백병동 화성학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상세한 예시, 그리고 수준 높은 기출문제 등으로 음악가들과 작곡 전공 학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교재이다. 당장 작곡과 학생들에게 "갈색 책"이라고 하면 뭔지 다 알 정도이다.[1]
만약 당신이 백병동 화성학을 다 풀고 훨씬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풀고 싶다면, 헨리 샬랑이 쓴 화성학 교본, 일명 샬랑 화성학을 풀어보자. 이 책은 특이하게도 아무 설명이 없고, 그냥 문제만 들어있는 교본인데, 문제 하나하나가 풀다가 눈이 뒤집어질 만큼 어렵다.[2] 작곡 전공 대학생들이 많이 푸는 문제이다.

2. 기원


18세기 초 프랑스의 수학자겸 물리학자였던 조제프 소뵈르(Joseph Sauveur, 1653 ~ 1716)가 저술한 <음향 및 음악의 원리 : 또는 소리 간격의 일반 체계(Principes d'acoustique et de musique: ou, Système général des intervalles de sons, 1701)>을 통해 배음 현상이 알려지게 되었는데, 장 필리프 라모(Jean-Philippe Rameau, 1683 ~ 1764)가 이에 착안하여 화성 진행과 배음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고 이에 대한 대가의 작품을 인용하여 <자연 원리로 환원되는 화성론(Traité de l'harmonie réduite à ses principes naturels, 1722)>을 저술하였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화성학이다.[3]

3. 화성학의 종류


화성법의 입장에서 본다면 종류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나, 확장음(Tension note)[4]의 해결 방식에 따라 화성학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3.1. 클래식 화성학


확장음에 대한 해결을 의무로 하기 때문에 3화음이 주가 되는 화성학이다. 또한 반음계주의(Chromaticism)에 대해 엄격한 논리가 적용된다. 쉽게 말해, 부딪힘 없이 말끔히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화성학이다.
클래식 화성학의 실습 방법으로는 4성부 호모포니(Homophony, 복잡하지 않은 선율에 각 음에 대응하는 수직적 반주를 붙이는 방법) 작법을 주로 하는 편이다. 이러한 실습방법은 클래식에서 요구하는 가장 기초적인 작곡법을 익히게 해주며, 후에 실내악 내지 관현악 곡을 지을 때 매우 유용하다.
화성 실습을 할 때 '문제풀이가 아니라 작곡이라 생각하라'는 점이 강조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작곡과 학생은 문제풀이 형식으로 화성학을 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현재의 일반적인 클래식 화성학 커리큘럼의 문제점으로, 통용되는 화성학 교재들이 바흐의 코랄 외에는 시대적 양식에 대한 고려 없이 '전통 화성'이라는 범위 아래 목차 별로 화성 어휘를 나열만 하고 있어 작품에서의 활용법 학습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 가장 드러나는 예로 증6화음 3가지가 설명만 돼있고 각각이 어떤 때에 사용되며 왜 특별히 이 셋을 구분해놓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나와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6~7년 이래로는 시대별 화성 양식에 대한 내용이 보강된 교재도 찾아볼 수 있다.
클래식 화성학의 교재 구성은 대개 아래를 따른다.

3.1.1. 음도 이론(Stufentheorie/Roman numeral analysis)


  • 우선 곡의 조성을 첫 화음 왼쪽 공간에 알파벳으로 쓰고 세미콜론을 붙인다. 장조는 대문자, 단조는 소문자.
  • 7음계의 각 음을 근음 삼아 3화음을 붙이고, 여기에 순서대로 로마 숫자(I, II, III, …)를 붙이면 로마 숫자가 그 3화음에 해당하는 기호가 된다. 1도, 2도, 3도 등으로 읽는다.
  • 화음의 속성에 따라 대소문자가 달라진다. 장3화음과 증3화음은 대문자, 단3화음과 감3화음은 소문자.
  • 증3화음은 로마숫자 옆에 +가, 감3화음은 º가 붙는다.
  • 위의 세 문항을 종합하면 온음계의 기본적인 화성 기호는 장조에선 I - ii - iii - IV - V - vi - viiº, 단조에선 화성단음계를 기본으로 간주하여 i - iiº - III+ - iv - V - VI - viiº가 된다.
  • 전위 화음은 화음기호 옆에 아라비아 숫자로 베이스 성부와의 음정 관계를 작게 세로열로 쓴다. 제 1전위는 63에서 3을 생략하여 6, 제 2전위는 64.
  • 7화음은 화음기호 옆에 7을 쓴다. 전위형은 전위 순서대로 65, 43, 42(2만 쓰기도 함).
  • 반감 7화음은 º에 사선으로 작대기를 하나 그어 구분한다.
  • 온음계적 7화음의 화성 기호는 장조에선 I7 - ii7 - iii7 - IV7 - V7 - vi7 - viiø7, 단조에선 i7 - iiø7 - III+7 - iv7 - V7 - VI7 - viiº7. 따라서 장7화음과 속7화음, 단7화음과 단장7화음의 구분은 따로 없고 알아서 장음계와 화성단음계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 부속화음은 '(해결 화음을 으뜸화음으로 볼 때의 도수)/(해결화음의 도수)' 이렇게 분수꼴로 쓴다. 보통 V/V, viiº7/V를 많이 쓰며 '5도의 5도, 5도의 7도'로 읽는다.[5]
  • 다음 화음이 유지되는데 따로 표기할 필요가 있는 경우(예를 들어 화음이 같은데 전위만 바뀔 때) 로마 숫자 자리에 -를 쓴다.
  • 반음계적 변화음은 숫자 옆에 변화된 임시표에 맞게 임시표를 붙인다. 이 때도 3은 보통 생략하고 임시표만 쓴다.
  • 베이스 페달톤은 '(해당 음의 도수) (지속음이 끝날 때까지의 상성부 화음들의 화성 기호)'로 전위 구분 없이 표시한다. 'V(V I ii viiº7/iii I ii7 I iv I)' 이런 식.

3.1.2. 기능화성


좀 더 심화되면 화성을 음도이론이 아닌 기능(토닉, 도미넌트, 서브도미넌트) 자체로 분류하여 학습하게 된다. 이때는 화성을 단지 구성음 분석이 아닌 자의적 해석에 따라 다루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한다. 이론가 리만(Riemann)에 의해 창안된 개념으로, 오늘날에는 리만의 이론에서 허술한 점과 오류들이 보완되고 절충된 빌헬름 말러의 버전이 쓰인다. 이원론적이었던 리만의 기능이론은 제자 디터 델라모트와 빌헬름 말러에 의해 일원론으로 바뀌고 표기가 간략화된다. 독일어권 나라의 화성학 페다고지에서 많이 쓰인다. 미국에서 발달한 네오리만이론은 지금 독일에서 쓰이는 기능이론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며, 델라모트와 말러 이전 오리지널 후고 리만 이론의 변형, Leitonwechsel 등의 개념에서 출발한 아예 다른 독립적 이론으로 보는게 타당하다. 기능화성이론은 넓게는 리만, 델라모트, 빌헬름 말러를 포함하여 화성을 세가지 기능(T,D,S)으로 환원하여 보는 관점의 이론들을, 보통은 리만을 계승한 빌헬름 말러의 이론과 표기를 말한다.
기능이론에서는 음도이론과 달리 로마숫자로 분석하지 않는다. T(으뜸화음), S(버금딸림화음), D(딸림화음)를 중심으로 연관성에 따라 부가적인 기호들이 붙는다. 이를 통해 음도 화성(기존의 로마 숫자 표기)에서 쉽게 납득하기 힘든 화성 진행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가장 큰 수확은 후기 낭만주의의 3도권 진행을 비롯한 반음계주의에 대한 해석 체계가 기존 이론보다 논리적으로 잡히게 된 것.
이 기호 체계는 화성 분석에 매우 진보적인 관점을 제시했지만 디지털 시대 이후로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이는 다름이 아니라 간단한 타자 입력이 어렵다는 것이다. V/V에 해당하는 부속화음을 D 두개를 '''겹쳐서''' 표기하고, 기능이 중첩되는 화음도 겹쳐서 표기하며, viiº를 도미넌트 7화음의 근음이 생략된 것으로 해석할 때 D에다 사선을 겹치게 그어야 하고 , 전위 화음의 베이스 음을 표기하는 숫자가 기호 '''아래에''' 붙는다. 음도 화성의 기호 체계에선 입력하기 어려운 것이 세로열 숫자 뿐이고 이것도 그냥 가로로 이어서 쓰면 대충 알아들을 수 있는데 기능 화성 표기는 도저히 그게 쉽지 않다. 그나마 쓸 만한 방법은 겹치는 알파벳을 그냥 이어서 쓰고 아래에 붙어야 하는 숫자는 알파벳 왼쪽에 쓰는 것인데 이것도 뭔가 번잡해지긴 한다. 예를 들면 독일 6화음 표기가 5>DDv5>[6]이다.
또다른 약점은 기능성에 초점을 둔 체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비기능적 진행 해석에는 약해진다는 것이다. I6이 기능 화성에서는 3T인데, 이 기호로 이 화음이 제 1전위라는 것을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6화음이라는 속성이 이용된 맥락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I6 - ii6 - iii6 - IV6 - V6이라는 진행은 딱 봐도 기능적 진행과 상관없이 6화음이 병진행하여 올라가는 모양을 의도한 것이고 그에 맞게 공통적으로 '6도'라는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것을 기능화성으로 표기하면 3T - S6[7] - D6 - 3S - 3D로 기능 외적인 의도와 상관없는 해석이 되어버린다. 이런 경우들 때문에 학자에 따라 기능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아예 기능화성으로 분석하지 않고 남겨놓거나 일시적으로 음도 화성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기능화성은 화성적 관계 해석에 더 적합하고 음도화성은 음정 관계 해석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둘 다 잘 다루는 것이 좋다.

3.2. 재즈 화성학


클래식 화성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근대 음악이론이다. 클래식 화성학과 다른 점은 7화음을 주로 사용하며 확장음에 대해 해결의 의무가 없다. 또한 반음계 음에 대한 해결의무는 클래식 화성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쉽게 말해, 부딪히는 음을 일부러 쓰고 이 부딪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중점으로 두는 화성학이다. 이것이 약화된 것이 현재 통용되는 실용화성학이다.
특히 9음 이상의 확장(Tension note), 음계(선법)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다.
재즈 화성학의 교재 구성은 대개 아래를 따른다.[8]

[1] 교본의 전체 색상이 갈색이다.[2] 한 문제가 평균 20마디는 되고, 전조가 10번씩은 된다. 또 그 전조 과정도 괴랄하기 짝이 없다. 얼마나 괴랄하냐면, b 더블플랫 마이너(...)의 2도를 이용하여 온음계적 전조를 시키기도 한다.[3] 다만 이때는 '논문'으로 발표가 된 것이기 때문에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화성학 저서와는 다소 관계가 멀다.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화성학 교재는 주로 무치오 클레멘티의 화성학 교재를 시초로 한다고 본다.[4] 3도씩 쌓이는 일반적인 화음 제작 방식을 이용하여 3화음에서 위로 3도씩 더 쌓아서 화음을 만드는 것이다.(EX)7화음, 9화음(9음), 11화음(11음), 13화음(13음)) 확장음 또한 배음 체계에 의해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지니나 3음, 5음에 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정함을 느끼며(정확히는 기본음(근음)과 음정 성질상 친하지 않다), 이에 따라 안정적으로 돌아갈 의무를 가진다.[5] 다만 일부 화성학 이론에선 속화음을 축약해 V7/V 은 X7, vii⁰7/V 는 O7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6] 도미넌트의 도미넌트 DD(실제로는 사선 방향으로 겹쳐짐), 감7화음 기호 v(근음이 생략된 단9화음이라는 의미가 축약됨), 5음이 반음 내려감을 표시하는 윗첨자 5>, 반음 내려간 5음이 베이스 음임을 표시하는 아랫첨자(실제로는 D 아래)의 5>[7] ii에 대응하는 기호는 S 화음의 병행(Parallel) 화음이라는 의미로 Sp라는 기호가 따로 있는데, ii6를 '''Sp의 전위로 보지 않고''' S의 5음이 6음으로 대체된 것으로 본다. 6화음 개념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예.[8] 아래 내용을 기본으로 하여 각 교재마다 또 다른 다양한 내용을 첨가시킨다. 내용상 하위개념이나 중복이 되는 것은 제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