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U Ro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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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2. 역사
3. 특징
4. 문제점 그리고 몰락


1. 소개


독일(당시 서독)의 자동차 회사인 NSU에서 생산한 반켈 엔진 장착 양산 4도어 세단.

2. 역사


196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선보이며 첫 출시되었고 NSU아우디 밑으로 인수된 1969년을 거쳐 계속 생산되다가 1977년에 단종됐다. 디자인은 클라우스 루테[1]가 하였는데 공기저항 계수가 0.355로 당시로서는 매우 우수한 수치였다.
후술할 혁신적인 설계 덕분에 출시 1년만인 1968년에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었다. 그렇지만 막대한 개발비와 반켈 엔진의 내구성 문제는 NSU의 재정 상태를 악화시켰고, 1977년 Ro80의 단종과 함께 NSU 브랜드 자체도 사라지게 된다.

3. 특징


상기와 같이 반켈 엔진을 장착한것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부분이 꽤 많다. 우선 클러치가 진공압으로 작동되는 삭스(Sachs)제 반자동 변속기였다. 클러치 페달이 없고 기어노브만 움직이면 기어노브에 연결된 스위치가 진공 액추에이터를 작동시켜 클러치를 떼는 방식이다. 토크 컨버터도 같이 조합되어 있어서 클러치 작동시 구동 연결이 부드러웠다. 구동계 레이아웃은 반켈 엔진이 세로배치되어 있고 3단 반자동 변속기를 거쳐 종감속 기어에서 90도로 방향을 바꿔 전륜을 굴린다. 또 하나 혁신적인 부분은 인보드 디스크 브레이크다. 보통 엔진룸 공간때문에 승용차들은 휠 내측 허브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설치하는데, Ro80은 작고 가벼운 반켈 엔진을 사용한 덕분에 공간의 여유가 있어 디스크 브레이크를 인보드 타입(차량 내측에 설치)으로 설치했다. 이를 통해 현가 하질량을 줄여 타이어 접지력을 높히고 승차감도 끌어올렸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ZF제 랙 앤 피니언 방식 파워스티어링도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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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
구동계 단면도

4. 문제점 그리고 몰락


하지만 (반켈 엔진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Ro80의 엔진은 길어야 5만km, 심지어 2만km에 엔진이 붙어버릴 정도로 내구성이 정말 열악했다.[2] 로터 내벽 라이너 개선(니카씰 코팅을 개발하여 적용)과 아펙스씰 설계 변경 등 개선노력을 계속했고 1970년쯤에는 상당 부분 해결을 봤지만, 판매딜러들의 무지로 인한 홍보 부족과 소비자들의 반켈 엔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최악의 내구성과 연비로 낙인찍혀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단종 후 오너들은 반켈 엔진이 쩔어붙자 영국 포드의 에섹스 V형 4기통 엔진[3][4]을 장착하는 식으로 근근히 차량을 굴렸다. 실제 엔진 스왑사례
수많은 대중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1977년까지 10년 동안을 생산한다. 총 생산 댓수는 37,398대.
혁신적인 설계와 뛰어난 스타일링으로 오랜기간 골수 매니아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렇지만 이 차가 NSU의 몰락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점은 사실이다.

[1] NSU 프린츠 4세대의 디자인을 하였으며, 훗날 아우디 80, 아우디 100 그리고 BMW로 옮겨 E30, E34, E31을 디자인했다. 그러나 1992년 당시 마약 중독자였던 그의 아들을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을 일으키는 바람에 BMW의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서 물러났고, 2008년에 타계했다.[2] 1990년대 후반에 개발된 마쓰다의 13B 엔진이 그나마 대략 8만km 정도의 수명을 갖게 된 것을 생각하면, 이 당시 초기의 반켈 엔진의 내구성은 다들 형편없었다. 당시에는 반켈 엔진이 돌아가면서 엔진 내벽을 갈아버렸기 때문.[3] 포드 코르세어, 포드 카프리 등에 쓰던 엔진으로, V8 엔진의 전장을 줄여서 만들었다. 그나마 Ro80의 차체를 뜯어고치지 않는 선에서 엔진룸에 맞는 몇 안 되는 엔진이라 선택되었다고 한다. 다만 에섹스 V4 엔진이 당대 엔진 중에서도 가장 진동과 소음이 심한 축이다 보니, 고요한 반켈 엔진에 적응했던 오너들 중 피눈물 흘린 사람이 은근 되었다고.[4] 나중에는 조금 더 고출력의 에섹스 V6을 달아보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이 쪽은 아예 차량 프레임까지 개조해서 달아야 했는데도 기껏 달아봐야 연비도 엉망이고 핸들링 밸런스도 나빠져서 결국 이 쪽은 버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