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파일)
1. 개요
디지털 분야에서 RAW는 '날것의'라는 뜻의 raw라는 영어 형용사의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는 전문 용어이다.
2. 상세
데이터 압축 뿐만 아니라 특정 프로토콜에 맞추기 위해 가공을 거치지 않은 디지털 데이터를 뜻하는 용어이다. 즉, 센서에서 감지한 아날로그 신호를 ADC (Analog-to-Digital Converter)를 통해 디지털로 변환하여 관용도가 높은 상태의 디지털 데이터를 의미한다.
음성 신호에서 RAW 데이터는 펄스 부호 변조를 거쳐서 저장된다. 이에 대한 설명은 펄스 부호 변조 문서를 참조할 것.
영상 신호에서 RAW 데이터는 베이어 색상으로 저장된다. 이미지 센서가 감지한 아날로그 광학 신호가 ADC를 거쳐서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고, 이미지 프로세서는 이 데이터를 최소한으로 후처리하여 RAW 파일로 저장한다.
RAW 이미지 및 영상 파일은 사진 및 영상 분야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주류 포맷이다. '''모든 정보를 일단 저장해놓고 보자'''는 형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RAW 파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지털 카메라의 필름'''이라고 할 수 있다.
3. 필요성
단순히 사진을 찍고 그것을 보는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용량 가볍고 호환성 좋은 JPEG면 충분하다. 하지만 JPEG는 손실 압축 포맷이기 때문에 담고 있는 정보의 양이 적으며, 이로 인해 사진의 디테일이 손실되고 후보정 관용도 또한 낮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전문가 레벨의 사용자들에게는 JPEG보다 용량이 크고 호환성이 떨어지더라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포맷이 필요한데, 그러한 용도의 포맷이 바로 RAW 이다. RAW 파일은 최소한의 후처리만 된 상태의 색상이 저장되어 있으므로 JPEG에 비해서 관용도가 높다.
RAW 파일 덕분에 '''잘못 찍힌 사진 하나를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상업용 사진, 공연용 사진과 같이 중요한 사진의 경우에는 반드시 RAW 이미지로 찍은 후 보정한다.
특히, 모바일기기에서는 이미지 센서가 소형화되어 성능이 좋지 못하기에 후보정을 통해 화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큰 화두가 되었다. 이미 2014년경부터 RAW 촬영을 지원하는 모바일기기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영상 업계에서는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 컬러 그레이딩을 위해 관용도가 높은 RAW 촬영본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 HDR 디스플레이가 널리 보급되면서 영상 업계에서는 HDR 환경에 맞는 사진 및 영상을 제작하려는 추세이다. HDR 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에 비해서 더욱 높은 다이나믹 레인지를 표현할 수 있으므로 제작 환경에서도 정보량이 많은 시각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로 인해 RAW 데이터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4. 특징
RAW 이미지 및 영상 파일에는 이미지 프로세서에서 최소한의 후처리만 거친 색상 데이터와 촬영 당시에 ISO 감도, 조리개값, 노출 시간, 렌즈 정보 등이 포함된 메타데이터가 들어있다. 또한, RAW 파일에는 위치 정보와 프리뷰 이미지도 같이 저장될 수도 있다.
4.1. 이미지 프로세싱
RAW는 Debayer + Low-Pass filter 등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서(Image Processor)에 의한 센서 보간을 거치지 않은 이미지를 의미한다.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의 센서는 3CCD 계열, 1CCD 더하기 컬러 필터 및 FOVEON 계열와 같은것을 제외하면 전부 '모노크롬 센서 + 마이크로 컬러 필터 +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를 이용하는 CMOS 센서 모듈이 쓰이기 때문에 센서가 받아들인 밝기를 저장한 RAW이미지를 후처리 없이 사람이 본다면 녹색빛의 이미지를 보게 된다. AMOLED의 펜타일과 비슷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그마의 FOVEON 센서에서 나온 RAW는 각 픽셀의 채널이 RGB값을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별도의 후처리를 하지 않아도 될것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포베온은 이면조사 CMOS와 달리 필름과 똑같은 구성의 감광층을 가지므로 저광량에서 R채널이나 G채널에 충분한 빛이 닿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그대로 RAW 추출하면 시퍼런 이미지가 나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보기 위해 현상을 거치는데 이때 Debayering 또는 Demosaicing와 그에 따른 알리아싱 제거를 위해 Low-Pass filter+@ 를 거치게 되는데, 이 후보정 특성은 전적으로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서나 알고리즘에 달려 있으므로, 동일한 센서여도 카메라 기종이나 프로그램에 따라 일관성 있는 독특한 양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같은 렌즈에 같은 화소라도 바디가 다르다면 RAW의 결과물에 차이가 있다. .
4.2. 색상 체계
RAW 이미지에서는 픽셀값이 빨강, 녹색, 파랑 중 한가지의 값만 가지고 (베이어 색상), EV 스톱 단위의 상대치로 저장된다. (장면 참조형 입력, Scene-Referred Input) 색 공간에 맞춰진 상태가 아니므로 절대적인 흰색 레벨이나 검은색 레벨도 정해져있지 않다.
RAW에서 비트수는 단순히 색상의 단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되는 노출 단계의 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비트 RAW인 경우에는 10EV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가지고 있고, 12비트 RAW인 경우에는 12EV, 14비트 RAW인 경우에는 14EV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가진다.
RAW 파일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10비트 이상의 색상을 저장하는 경우가 많아 카메라에서 자체적인 색상 최적화 과정을 통해 뽑아내는 8비트 색상의 JPEG에 비해서 용량은 큰 편이다. 그러나 16비트 RGB 무손실 압축 상태의 TIFF나 PNG에 비해서는 용량이 작은 편이다. 왜냐하면 RAW는 베이어 색상으로 저장되므로 하나의 픽셀은 빨강, 녹색, 파랑 중 한가지의 값만 가지기 때문이다. RGB 색상에서는 하나의 픽셀이 빨강, 녹색, 파랑의 세가지값을 모두 가지고 있어 용량이 큰 편이다. 그러므로 RAW 파일은 무손실 상태에서 해상도와 색상 심도가 동일한 RGB 색상과 비교하면 용량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한편, RAW 파일에 저장된 베이어 색상은 RAW 프로세싱 과정에서 노이즈 제거와 디모자이크 알고리즘을 거쳐서 RGB 색상으로 변환된다.
4.3. 인코딩 방식
RAW 파일은 대체적으로 무손실 상태의 데이터가 저장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카메라 자체적인 성능의 한계로 인해 별도의 인코딩 과정을 통해 처리해야될 RAW 데이터의 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사진기는 주로 무압축이나 무손실 인코딩으로 RAW 파일을 저장하나 일부 카메라의 경우에는 손실 압축 RAW로 저장할 수도 있다.[1]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의 경우에는 RAW 데이터 기록 시 1초마다 최소 24장 이상의 프레임을 RAW로 저장해야 하는데, 이를 cDNG 등의 무압축으로 그대로 떠올 경우 파일의 크기가 대책없이 커지기 때문에 보통은 제조사 별 독자적인 압축 RAW 포맷으로 저장한다.
4.4. 저장 포맷
사진을 갓 배우는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것 중 하나인데, 디지털 카메라의 RAW 이미지는 확장자가 결코 '.raw'가 아니다. RAW 이미지 파일은 제조사마다 표준이 달라서[2] 포멧도 회사마다 다르다. '''RAW 이미지로 저장했는데 안 보여요'''와 같은 질문 올리기 전에 매뉴얼을 읽자. 카메라 구입 시에 매뉴얼 3회 정독은 필수다!
회사별로 RAW 이미지 파일의 확장자는 아래와 같다.
- 캐논 - CRW, CR2, CR3
- 니콘 - NEF, NRW
- 펜탁스 - PEF, DNG
- 후지필름 - RAF
- 삼성 - SRW
- 올림푸스 - ORF
- 소니 - SRF, SR2, ARW
- 파나소닉 - RW2
- 핫셀블라드 - 3FR
- 코닥 - DCR, KDC
- 코니카미놀타 - MRW
- 라이카 - RWL,DNG
- 마미야 - MOS
- 시그마 - X3F
- 고프로 - GPR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의 경우에는 CinemaDNG, Sony RAW/X-OCN, Cinema RAW Light, Redcode RAW, Blackmagic RAW, ArriRAW, Prores RAW, CineForm RAW 등의 포맷으로 RAW 영상을 저장한다.
5. 활용
RAW 파일은 일반적인 이미지 뷰어로는 열어보기가 힘들고, RGB 및 YUV 색상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및 이미지 파일의 규약에 맞춰서 후가공을 거쳐야만 한다. 이를 '''RAW 프로세싱''' (RAW Processing)이라고 한다.
RAW 프로세싱은 해당 카메라 제작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나 제3자 회사의 이미지 및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일반적인 이미지 파일을 보정하는 것과 달리 원본 RAW 파일의 월등한 정보량을 바탕으로 보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 여하에 따라 상당히 다양하고 세밀한 보정이 가능하다. 이후 JPEG, PNG, TIFF, HEIC, AVIF 등의 상용 이미지 포멧이나 H.264, H.265, JPEG2000, VP9, AV1 등의 동영상 코덱으로 저장할 수 있다.
포토샵이나 포토샵 라이트룸 같은 전문적인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각 회사의 RAW 이미지 파일을 읽어들일 수 있는 프로파일이 처음부터 들어있고,[3] 새로 발매된 기종의 경우에도 카메라 회사에서 바로 이미지 프로파일 플러그인을 내놓기 때문에 반드시 그 회사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카메라로 찍은 RAW 이미지를 그 카메라의 제조사가 제공한 프로그램으로 현상했을 때와 포토샵, 라이트룸으로 현상했을 때 색감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사진을 다루는 사람의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4]
일부 이미지 뷰어에서는 RAW 이미지를 열 수 있다. 그러나 RAW 이미지에 첨부된 프리뷰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무의미하다. RAW 이미지에 프리뷰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지 않으면 해당 이미지 뷰어에서는 RAW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류가 난다.
6. 관련 문서 및 문헌
- ADC
- DNG
- 디지털
- 베이어 색상
- CMOS
- DSLR 카메라 · 미러리스 카메라
- [dpreview.com] Raw bit depth is about dynamic range, not the number of colors you get to capture
[1] 소니의 APS-C 미러리스 카메라는 손실 압축으로 RAW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소니의 일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무압축 RAW를 지원한다.[2] 어도비에서 DNG라는 표준 RAW 이미지 포멧을 개발하였으나 스마트폰에서 RAW 이미지를 저장하기 위해서 활용될 뿐이지 디지털 카메라에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3] 캐논, 니콘, 소니 등 메이저 제조사의 새로운 바디가 발표되면 출시되기도 전에 베타 프로파일이 업데이트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회사가 마이너면 몇 달이 지나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서러움을 맛볼 수도...[4] 물론 한 프로그램만 일관적으로 사용하고 모니터 캘러브레이션이 되어 있다면 크게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