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그레이딩

 


1. 개요
2. 경향
2.1. 블리치 바이패스
2.2. 틸 앤 오렌지
3. 사례
3.1. 블리치 바이패스
3.2. 틸 앤 오렌지
3.3. 초록
3.4. 옥색과 자홍색
3.5. 흑백 장면이 등장하는 경우
4. 논란
4.1. 흑백 영화의 천연색 복원에 대한 논란
4.2. 고전 영화와 현대적 색감
4.3. 인물의 피부색 왜곡
4.4. 시각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HDR 영화
5. 여담


1. 개요


'''컬러 그레이딩(Color Grading)'''이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영화의 색감을 결정하는 최종 작업이다. DI 또는 Digital Intermediate의 일부 중 하나다.[1] 편의상 필름 시절 이뤄졌던 컬러 타이밍이나 색상 교정 항목도 포함한다. 영어 위키에서도 컬러 그레이딩의 하위 항목으로 이 두 작업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촬영이 끝나고 나온 네거티브 필름이나 디지털 RAW 소스는 대체적으로 색감이 보정되어있지 않다. 이 보정되지 않은 소스를 가지고 색감을 맞추는 과정이 바로 컬러 그레이딩인 것. 색상 교정(Color Correction)은 촬영 원본의 색감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것에 그치는 반면, 컬러 그레이딩은 촬영 원본의 색감을 막연히 극대화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스토리텔링에 맞는 최적화된 색감으로 원본과는 다르게 새로운 색감을 구현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영화 제작 과정에서 필름 대신에 디지털 촬영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였고, 필름으로 영화를 촬영하던 시절에도 영화의 색감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이미 아날로그 인화에서[2] CGI를 기반으로 하는 컬러 그레이딩으로 바뀌었다. 디지털 촬영이 대세가 되면서 컬러 그레이딩은 단순히 촬영본의 색감을 보정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선명하고 시각적으로 화려한 느낌을 주면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결정하게 될 정도로 상당히 비중이 커졌다.
최근에는 비디오 게임에서도 영화적인 느낌을 구현하고자 그래픽 렌더링 부분에서 컬러 그레이딩을 넣고 있다.

2.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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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50년대 테크니컬러 시절을 대표하는 영화 파웰과 프레스버거의 흑수선.
영화 산업에서 컬러를 결정하는 일이 중요해진 것은 1940-50년대 테크니컬러가 등장하면서였다. 1930년대에 첫 등장했지만, 노출 지수의 까다로움 때문에 잘 쓰이지 않다가 전후 산업/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폭발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다. 이 당시 컬러 그레이딩은 말그대로 염색을 통해 이뤄졌다. 정확히는 3색분해 촬영한 세 개의 네거티브 필름을 각각 메트릭스 필름에 인쇄하여 부조 화상을 만들고 옥색, 주홍, 노랑 특수염료로 염색하였다.
디지털 시대 이전에 필름으로 촬영하던 시절에는 대체적으로 블리치 바이패스 기법으로 많이 쓰였으며 2000년대에서는 영화 속 암울한 분위기와 역사적으로 오래된 듯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디지털적인 방식을 통해 의도적으로 이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1990년대부터 이미 디지털 기반의 컬러 그레이딩이 쓰이기 시작되었고 생생한 색감과 강렬한 대비를 추구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또렷한 영상미를 살리기 위하여 2000년대부터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이 널리 쓰였고 2010년대에는 거의 모든 영화들이 이런 기법이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비디오 게임에서 고품질 그래픽을 영화적인 색감에 맞게 구현하고자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따라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색감은 소품이나 세트, 의상, 촬영, 조명 같은 요소에도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영화 제작에 들어가기 전 감독은 색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결정하고, 컬러 그레이딩 단계에서 그 색감을 강조하거나 조절한다. 블리치 바이패스와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은 컬러 그레이딩 단계에서 결정되는 대표적인 트랜드일 뿐, 이외에도 다양한 컬러 그레이딩 기법들이 있다. 예를 들어, 왕가위니콜라스 빈딩 레픈은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뛰어넘어 극단적인 원색 위주로 컬러 그레이딩을 하기로 유명하며, 반대로 2010년대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처럼 부드러운 톤에 빛바랜 사진과 같은 색감을 구사하는 감독도 있다. 웨스 앤더슨 역시 컬러 그레이딩 과정에 상당히 신경쓰는 감독.

2.1. 블리치 바이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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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바이패스(Bleach Bypass)는 생동감 넘치는 느낌보다는 빛이 바래고 암울한 옛날 영화의 영상미를 구현하기 위하여 전처리를 통해 촬영본의 채도를 낮추고 세피아 톤 위주로 색감을 통일시키는 기법이다. 실은 필름 시절부터 있었던 기법인데, 원조는 일본으로 1960년 이치카와 콘의 남동생에서 처음 쓰였다고 한다. 필름 인화 단계에서 은세척을 하지 않음으로써 거친 입자와 특유의 차가운 색감을 구현한다. 이 기법으로 그레이딩이 이뤄진 영화는 대비가 뚜렷한데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보여주는 색감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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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외에도 블리치 바이패스 기법이 적용된 대표적인 영화로 구로사와 기요시회로(위)와 박찬욱올드보이(아래)가 있다. 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샷을 확대해서 보면 입자가 곱게 깔려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이 두 영화에서는 입자가 극단적으로 도드라지고 뭉개지는 현상을 보인다. 특히 회로 같은 경우 입자의 뭉개짐이 화면 전반에 일어나 16mm 필름으로 찍은게 아니냐는 평도 있었을 정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 밤 장면이 많아 고감도 필름이 쓰인데다 헐리우드의 그레이딩 기술력이 훨씬 노련했기에 때문에 발생한 차이점이다.
화질 면에서는 선예도와 해상도를 희생하기 때문에 그레이딩 기술자의 노련함이 필요하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할리우드의 기술력으로 당시에도 해상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룩을 구현했지만, 올드보이는 화질이 거칠다는 논란이 많았다. 2004년 DVD 출시 당시 화질 논란도 이 블리치 바이패스 기법 때문에 일어났다.

2.2. 틸 앤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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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일부 영화와 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보여지는 공통적인 색감이 있는데, 바로 푸른 색 계통인 파랑색(Blue), 청록색(Teal)과 누런 색 계통인 주황색(Orange), 노란색(Yellow). 이를 헐리우드에서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트렌드라고 일컬으며,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헐리우드 영화들에는 이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적인 색감을 대표하는 트렌드이다. 이 기법을 통해 광원 상태나 화이트 밸런스에 맞춰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색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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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은 과거 블리치 바이패스 기법과는 달리 '''채도를 높여 관객들이 실제 영화 속 현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푸른 색 계통과 누런 색 계통의 색깔은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에 주로 광원에서 보여지는 색깔인데, 이 기법은 광원의 유무와는 관계 없이 이 두 가지 색을 항상 강조하기 때문에 몇몇 장면(어두운 장면, 특정 광원이 강렬한 장면 등)에서는 실제와는 다르게 색감이 왜곡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광원 색에 가까운 색상을 인식할 때에 (실제로는 왜곡된 색감의 장면인데도) 오히려 사실적이고 선명하다고 착각하기 쉬워, 결과적으로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색감을 접한 관객들에게 높은 몰입감과 강한 인상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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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 과정이 디지털 기반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1990년대부터 이미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의 시초가 되는 영화들이 몇몇 있었다.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만 하더라도 제작 당시인 1990년대 초반인데도 최근 영화들에서 유행하는 푸르딩딩한 색감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한국 영화 및 한국 드라마에도 이 기법을 점차 채용하고 있는 추세.

3. 사례



3.1. 블리치 바이패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케이조쿠 극장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회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에이리언 3, 세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이 기법을 통해 색감이 만들어졌다.
목록들을 보면 알겠지만, 전체적으로 텁텁하고 인위적인 느낌이 강한 기법이라 드라마 영화보다는 장르 영화, 특히 도회적인 호러나 스릴러에서 많이 선호되는 기법이다.

3.2. 틸 앤 오렌지


2000년대부터 상당히 많이 쓰이기 시작했고, 2010년대에 나오는 거의 모든 영화들에는 이 기법이 사용되었다고 보면 된다.[3]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스토리적인 완성도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비평받는 작품이지만,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을 과도하게 남발하였다는 이유로 시각 부분에서도 크게 까이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 영화 및 한국 드라마에서도 이 기법이 쓰이는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생, 신세계, 곡성, 부산행, 밀정,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대표적인 사례.
비디오 게임에서도 그래픽 연출에서 컬러 그레이딩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이 쓰인 게임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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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 1에서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에 맞춰서 청색과 주황색을 강조하는 컬러 파레트를 게임 엔진에 포함시켜 헐리우드 영화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색감이 훨씬 깔끔하고 대비도 개선되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3.3.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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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의 경우 전체적으로 초록색이 많이 쓰였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그렇고 매트릭스하면 생각나는 색상이 되었다.
다만, 4K 블루레이 버전에서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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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3는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된 수도 황무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게임에 초록색 색상이 강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초록색 색상이 강해 초록색조를 제거해주는 모드도 있는데 우측이 초록색조를 제거한 게임 화면이고 좌측이 원래의 게임화면이다.

3.4. 옥색과 자홍색


  • 옥자의 경우에는 옥색, 자홍색 위주로 컬러 그레이딩을 했다고 하는데 동화적이고 부드러운 파스텔스러운 색감을 연출하려고 했다고 한다. 보통 부드러운 색감의 영화들은 옥색, 자홍색 위주로 컬러 그레이딩이 이뤄진다.

3.5. 흑백 장면이 등장하는 경우


천연색으로 촬영된 영상을 흑백(Monochrome)으로 전환하는 것은 회상 장면에 주로 쓰인다. 이외에 흑백 장면은 감독이 의도하는 스토리텔링 전략에 맞게 쓰인다.
더 기버: 기억 전달자는 2010년대에 제작된 영화인데도 영화 중후반까지 흑백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끝 부분에서 천연색으로 바뀌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자객 섭은낭은 흑백 시퀀스와 천연색 장면이 반복돼서 전개된다.

4. 논란



4.1. 흑백 영화의 천연색 복원에 대한 논란


디지털 컬러 그레이딩이 막 발전하려던 1990년대에는 흑백 영화를 디지털 작업을 통해 컬러로 변환하는 유행이 불었으나, 오래가지 못했고 호된 비판만 받았다.
후세의 사람들이 억지로 컬러 정보가 없는 영상에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색을 입히는 것은 원제작자의 제작 의도를 무시하는 독단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4.2. 고전 영화와 현대적 색감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은 2000년대 이후 영화계의 주류 색감이나 다름없는데다, 때마침 고전 영화 리마스터링 유행이 겹쳐져 색감 왜곡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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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스터링 과정에서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파란색과 청록색을 넣어 색감을 과도하게 수정했다가 비판 받았던 프렌치 커넥션의 구버전 블루레이(왼쪽)과 개봉 당시 색감으로 나온 신판 블루레이(오른쪽) 간의 동일한 장면의 이미지를 비교해보자. 처음부터 이 색감으로 맞춰져 제작된 영화들은 별 문제가 없으나, 이 색감이 적용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들을 디지털 리마스터링 후 DCP 작업을 할때 이 색감을 억지로 적용해 문제가 생기고 있다. 히트, 프렌치 커넥션이 대표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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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과 주황색 색감에 집착하다가 색감이 왜곡된 케이스로는 로버트 알트만의 세 여인 복원판이 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알트만 영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의 조명과 이스트먼 필름 특유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활용한 영화인데, 복원 전 필름을 쓴 크라이테리온 콜렉션 판본(위)과 달리 새로이 작업한 복원판(아래)는 복원 결과물과 별개로 작업으로 맞춰진 현대적인 오렌지 톤의 색감과 이질적인 대비 때문에 감독의 의도를 훼손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탈리아 시네마테크 볼로냐의 복원 전문 업체 리마지네 리트로바타가 하도 이 색감을 억지로 적용해 원래 색감을 망치는 걸로 악명 높다. 고전 영화광 사이에서는 리트로바타(Ritrovata'ed) 당했다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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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지네 리트로바타가 작업한 에르마노 올미의 나막신 나무 복원판. 왼쪽은 복원 전 DVD 장면이고 오른쪽은 복원판 블루레이 장면인데, 지나친 청색/녹색 보정으로 복원 전 색감이 달라진걸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피해 사례로는 그 유명한 석양의 무법자가 있다. 세 여인과 비슷하게 노란색/주황색이 강한 나머지 하늘 색감이 노랗게 보여서 팬들의 불만이 하늘에 찔렀을 정도. 리트로바타 이외에도 프랑스의 복원 전문 업체 에클레르도 비슷한 비판을 받는 중. 에클레르 복원작 중 복원 색감으로 문제가 됐던 영화로는 판타스틱 플래닛, 코스타 가브라스고백, 계엄령이 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로는 컬러 그레이딩 과정 도중 영화관에서 영사된 필름처럼 보이게 하려고 상영용 프린트 에뮬레이션 LUT를 돌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LUT 값이 강한 나머지 색감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리마지네가 이 LUT를 애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다못한 블루레이 제작사에서 다시 후보정을 하는 케이스도 있을 정도. 관계자 말로는 상당히 귀찮고 힘든 일이라고 한다. 링크
보통 이런 경우엔 당시의 의도를 재현하기 위해 감독이나 촬영 감독이 참여해 고증하기도 하나, 이 사람들이 2000년대 이후에도 활동하고 있으면 참여했음에도 색감이 왜곡되는 막장 케이스도 발생하기도 한다. 상술한 윌리엄 프리드킨도 그렇고 이탈리아 고전 영화부터 지옥의 묵시록 촬영감독으로 유명한 비토리오 스토라로가 대표적. 스토라로는 지옥의 묵시록이나 다리오 아르젠토의 수정 깃털의 새 같은 대표작 홈비디오 작업에 참여해 홈비디오에는 이렇게 하는게 어울린다는 이유를 들며 색감 뿐만이 아니라 화면비마저 망가트리는 바람에 영화광들 사이에서 영감님 눈이 삔 거 아니냐는 비난을 들었다. 마틴 스콜세지좋은 친구들 복원판 컬러 그레이딩도 스토라로 정도는 아니지만 원본과 달리 색감이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에 맞춰져서 논란이 된 바 있다.

4.3. 인물의 피부색 왜곡


블루 톤과 오렌지 톤의 광원색을 강조하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은 배우들의 피부색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컬러 그레이딩 방식이다.
한국인의 피부색이 채도가 강한 황색이기 때문에 서양 영화에 등장하는 백인이나 흑인과는 다르게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사용한 영화에서 비춰지는 한국인 배우들의 피부톤은 대체척으로 광원에 맞게 바뀌기 보다는 특유의 피부톤이 강하게 도드라져 보이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서양인들은 피부색의 채도가 낮기 때문에 주변 광원에 따라서 장면 별로 보여지는 피부색이 제각각 바뀌기도 한다.

4.4. 시각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HDR 영화


4K 블루레이 버전으로 재출시하는 몇몇 영화들은 HDR로 리마스터링하는 과정에서 색감이 상당히 많이 바뀌어서 논란이 되고있다.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의 경우 3D 재개봉 및 4K 블루레이 버전으로 리마스터링하는 과정에서 색감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1990년 개봉 당시에 차가운 색감을 구현했던 것과는 달리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씀으로 인해서 이전 개봉판에 비해서 상당히 이질적이고 영화의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다는 비판이 압도적이다. 이전 개봉판의 경우 청색톤과 청록색 톤을 일관적으로 유지하며 시각적으로 영화의 분위기가 잘 전달이 된 반면에 이번 재개봉판은 장면마다 푸르딩딩한 색감이 보이다가도 갑자기 누리끼리한 색감까지 보이면서 영화의 색감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암울한 분위기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편.
매트릭스 시리즈의 경우에도 4K 블루레이 버전에서 색감이 많이 바뀌었다. 워쇼스키 형제의 검수 하에 본편의 촬영 감독인 빌 포프가 1편부터 3편까지 리마스터링을 하였는데, HDR이라는 시청 환경을 고려하여 녹색 톤을 줄이고 생동감을 선사하는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색감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매트릭스 시리즈 특유의 영상미는 사라지고 그저 평범한 헐리우드 영화같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바뀐 색감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각적으로 색감이 너무나도 평범해졌다는 점에서는 비판론자와 의견을 같이한다.
이렇게 영화 업계에서 HDR의 장점인 화려한 색감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나머지 너도나도 사실적인 색감으로 영화를 리마스터링하여 4K 블루레이로 출시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서 4K 블루레이로 출시되는 영화들은 시각적인 개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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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 3의 경우 블루 레이어 또는 블루 틴트 (Blue Layer, Blue Tint)를 통해 전쟁터의 움침한 느낌을 표현함과 동시에 헐리우드 영화같은 느낌을 주려고 하였으나, 보색 관계에 있는 주황색감이 과도하게 사라져서인지 사용자들에게 대비가 너무 약해졌고 색감이 상당히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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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그레이딩이라고 하면 그림자, 미드톤, 광원 간의 보색 관계를 통해 대비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배틀필드 3의 경우 오히려 컬러 그레이딩을 강제적으로 없앤 것이 나을 정도로 보색 관계를 살리지 못한 나머지 청록색이나 파랑색으로 도배되어 있으면서 대비가 매우 낮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포함되는 영화들도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통해 컬러 그레이딩이 이루어졌는데, 한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대비를 강조하는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몇몇 MCU 영화들은 대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점이다. 아마도 어두운 장면에서 대비가 강하면 관객들이 해당 장면 속 캐릭터들이 싸우는 모습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1] DI 작업은 컬러 그레이딩 뿐만 아니라, 결과물인 DCP/필름 프린트를 뽑아내기 위한 작업 절차 전반을 지칭한다.[2] 아날로그 인화 당시엔 컬러 타이밍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당시 증언에 따르면, 미리 컬러 타이밍을 맞춰둔 레퍼런스 필름을 만들어 놓고 편집을 완료한 네거티브 필름을 광학 타이밍 기기로 일일이 노브를 조절해서 했다고.[3] 물론 라라랜드문라이즈 킹덤, 러빙처럼 예외인 경우도 많다.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쓰지 않는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복고적인 성향이 강한 편.[4] 특히 프렌치 커넥션 구판 블루레이는 윌리엄 프리드킨이 직접 나서서 억지로 틸 앤 오렌지 (Teal and Orange) 기법을 적용했다가 제작 당시의 촬영 감독에게 욕을 들어먹고 사과하는 스캔들로 번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