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Obra D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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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오브라 딘 호의 귀환'''(리턴 오브 더 오브라 딘; Return of the Obra Dinn)은 'Papers, Please'의 제작자 루카스 포프가 개발한 1인칭 미스터리 어드벤처, 추리 장르의 인디 게임이다. 루카스 포프는 아티스트 출신으로 전작처럼 그래픽과 사운드를 포함한 게임의 전반적인 작업을 모두 혼자 했으며 작곡까지도 직접 했다. 2014년 10월 21일 데모를 공개했다. 그는 "지금까지 개발한 게임들과는 달리, 참신한 게임플레이보다는 렌더링, 스토리, 기술적인 면에 더 집중할 것이다." 라고 게임의 개요를 밝혔다.
게임의 목적은 선박 '오브라 딘'에 탑승한 인원 전원의 운명을 밝혀내는 것. 게임 내에서 탑승자 전원의 이름, 직책, 출신지가 기록된 항해일지를 얻게 되는데, 여기에 사인을 기록할 수 있다. 문제는 일지에 적힌 60명 (선원 51명과 그 외 탑승객 9명)에 달하는 인원 중 누가 누구인지, 사체가 누구의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오로지 플레이어의 몫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은 특수한 회중시계를 이용해 죽은 자의 사망 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데, 이 때 사망자가 숨이 끊길 당시의 대화 내용, 상황, 주변의 단서 등을 종합해 신원을 파악하고 사인을 기록해야 한다.
2. 특징
시계를 통해 과거를 보고 난 뒤에는 현 시점에서 잠겨있거나 가로막혀 갈 수 없었던 장소의 문이 열리거나 해서 그 위치로 갈 수 있게 되어,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동적으로 선내에서 이동 영역이 넓어지게 된다. 또한 스토리를 어느 정도 진행하고 나면 배에 남은 유해가 없게 되나, 시체를 조사해서 본 사망 시점, 즉 과거에 있는 시체를 회중시계가 마치 홀로그램처럼 현실에 나타나게 하고 그 시체를 대신 조사할 수도 있다.
1980년대 흑백 게임을 연상시키는 단색 1비트 그래픽이 외관상 큰 특징이다. 물론 엄연히 매끄러운 모델링이 필요한 부분만큼은 충실히 구현되어 있고, 누가 봐도 3D 1인칭 시점이다. 게임 내 색상 설정 항목에서 Macintosh, IBM 5151, Zenith ZVM 1240, IBM 8503, Commodore 1084 등 실제 과거 컴퓨터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색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특징적인 모노톤 그래픽이라 색깔의 표현이 제한되지만, 대사, 목소리, 살인 상황과 분위기 등의 기타 요소로 리얼리티가 보강되는데다 어쨌건 사망 현장이 혈흔이나 사체를 포함해서 적나라하고 섬세하게 표현되므로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좁고 기울어진 배의 공간 및 단색 묘사의 특징으로 명도가 적나라하게 비교되어 멀미를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아래부터의 모든 항목에는 게임에 관한 여러 스포일러가 나오기 때문에 주의할 것.
3. 스토리
때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무역이 활발했던 1807년 영국. 주인공은 동인도 회사 런던 사무실의 직원이다. 평소와 같이 보험금 조사를 하던 어느 날, 실종되었던 상선 '오브라 딘 호'가 영국의 팔머스 해안에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오브라 딘 호는 배수량 800톤의 선박으로, 영국을 떠나 희망봉을 경유해 대만으로 항해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장소에 도착하지 않았고, 1803년에 공식적으로 행방불명 상태로 판정되었다. 이에 주인공은 손해사정사로서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는 임무를 띠고 파견된다. 이 와중에 주인공 앞으로 프랑스령 모로코의 '헨리 에반스'라는 사람이 보낸 정체 모를 궤짝이 도착하고, 궤짝을 갖고 팔머스로 떠난 주인공은 뱃사공의 나룻배를 타고 바다 위의 유령선 오브라 딘 호로 다가간다.
괴이하게도 배는 돛이 고장나 있었고, 곳곳에 나뒹구는 유해를 제외하면 남은 선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주인공은 궤짝을 열어[3] 책 한 권을 꺼내는데, 그 책 안에는 헨리 에반스라는 인물이 '자신은 항상 오브라 딘 호의 진실을 밝히길 원했다.'면서 선원들의 운명을 적어, 일지를 완성해 달라는 내용이 써 있었다. 또 일지 아래에는 해골 문양이 그려진 회중시계가 들어 있었는데, 주인공은 시계를 잡는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이제 오브라 딘 호라는 선박에 탑승했을 것이네.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네.
내가 바라는 건 이 일지의 페이지 안에 숨겨진, 오브라 딘 호에서 일어났던 이상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뿐일세.
유감스럽게도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이야기의 기본적인 윤곽만 잡아 놓았네.
여기 오브라 딘 호에서 그대가 중요한 일을 해주게나.
선박의 운명을 알아내는 것과 일지를 완성하는 작업을 그대의 손에 맡기겠네.
다음 몇 페이지를 처음 본다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야. 하지만 결국엔 모두 이해하게 될 걸세.
이 회중시계를 사용해서 모든 승무원의 신원과 운명을 알아내게.
각 챕터를 정확하게 완료하고 이 일지를 빠른 우편으로 모로코에 있는 프랑스 사무실로 보내주게.
"협상" 챕터의 진상은 알지 못한 채로 남게 될 거야. 자세한 진상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비밀로 해 두기로 결정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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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에반스가 보낸 일지의 머리말'''
회중시계에는 '''사망한 생명체'''의 '''죽을 당시의 순간'''을 보여주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이에 주인공은 회중시계를 들고 과거를 역행해 각 사망자들의 사망 순간을 보며, 배의 비밀을 하나둘씩 풀기 시작한다.
4. 등장인물
5. 지도
6. 시스템 및 플레이 팁
6.1. 조사와 추리 방법
게임 시작시에도 튜토리얼로 알려 주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주의를 기울여 보자. 소지품, 신체 특이사항, 외모, 복장, 위치, 사용 언어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조합하면 특정인물을 구분하는 힌트가 된다.
- 자세나 행동으로 직책이나 서로 간의 관계를 추측할 수도 있다.
- 튜토리얼에 나오는 선장을 제외하면 항해중 의상을 벗거나 갈아입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인물이 입은 옷 또한 큰 힌트가 된다. 우선 한 명을 파악하면 같은 복식을 한 나머지 인원들도 같은 직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국적에 따른 미묘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 누가 누구 곁에 있는지로도 몇 명은 파악 가능하다. 같은 국가 출신들이라든가, 서로 관련된 직책이라든가... 특히 장루원들과 선원들은 잉글랜드 국적을 제외하면 같은 국적자끼리 한 번호대에 몰려있거나 해먹도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 위치로도 파악가능하다. 어느 방에서 나오는 사람, 어느 곳에 주로 있는 사람, 어디에 앉거나 서있는지 등.
- 인물의 대사와 목소리 또한 중요하다. 특정 국가 출신의 인물들은 자국어로 말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인물들마저도 나라별마다 다른 영어 악센트로 발음하는 경우가 상당해서 억양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큰 힌트가 된다.[7]
3명의 신원과 사인을 정확히 맞혔을 때마다 자동으로 정답을 확인해 주며, 이름이나 사인을 고쳐 쓸 수 없게 된다. 3명 단위로 정답을 확인하는 것은 애매하다 싶은 부분의 후보를 어느 정도 좁힌 후 그냥 감으로 아무 인물 혹은 사인이나 넣어 보며 정답을 맞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추측된다. 다만 헛점은 있어서, 2명의 이름과 사인이 확실하다 싶으면 나머지 한 명의 확실하지 않은 부분(주로 이름)을 이것저것 넣어 보다 보면 맞힐 수도 있고, 후반으로 갈수록 후보가 줄어들기 때문에 그냥 감으로 때려 맞히기 쉽게 된다. 거꾸로 말하면 3명의 이름과 신원을 적어 넣었는데 정답 확인 연출이 없다면 오답이 있다는 뜻이므로 이를 이용해 오답을 확정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게임 내적 요소를 이용한 추리가 아니라 게임 시스템을 이용한 방법이라 정공법은 아니다. 재미를 위해서는 되도록 이런 방법은 쓰지 말도록 하자. 참고로 최후반부에서 6명이 남으면 알아낼 수 없는 2명을 제외하고 4명이 남는데, 이때부터는 3명이 아닌 2명씩 확인된다.
행방불명을 제외하고, 일지에 사진과 함께 운명을 추론하는 부분이 나오면 그 사람은 그 시간대에 명확히 죽었음을 의미한다. 혹시 살아있는지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시계에 어떤 시공간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목숨이 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에 소생하는 경우는 없다. 반대로 일지에 사진이 나오지 않는 인물은 설령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그 장면에서는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누군가가 죽어 있는 것이 확실한데도 일지에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장면보다 이전 시점에 이미 죽었다는 뜻이며, 장면이 끝나 일지가 갱신된 후 회중시계가 진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상태로 시계를 사용하고 시체에 다가가면 과거의 오브라 딘 호에 있던 시체가 현실의 오브라 딘 호의 같은 위치에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배 안에 백골 시체가 남아 있지도 않고 다른 기억 조각에도 시체가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이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원들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장에서 실종된 것으로 처리된다. 이런 인원들은 운명을 추측해서 적어야 한다. 북마크 기능을 활용하여 마지막으로 해당 인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억 조각을 확인해 보자.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는 경우라도 마지막 모습에서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을 만한 사인이라면 정답으로 인정된다.
이미 조사한 시체에 시계를 인식시켰을 때 나오는 시간은 그 사건이 챕터 몇 장 몇 번째인가를 알려준다. 해당 시간에서 시침이 나타내는 시간은 그 사건의 장이고 분침이 가리키는 것은 몇 번째 사건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최종장의 첫 번째 시체를 다시 조사할 때에는 시계가 10시 5분을 가리킨다.
6.2. 그 외
비밀이 풀리는 순서는 챕터 10→7→9→3→2→6→1→5→4→8 이다. 챕터 8은 오브라 딘을 떠나고 그 챕터의 사망자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운명을 모두 맞혀야 볼 수 있다. 챕터 8은 그 후 1년후 제인 버드가 우편으로 보내온 일지와 원숭이 손을 매개체로 진행된다. 딱히 추리가 필요한 공략이 없고 그냥 화면에 보이는 대로 쭈욱 시계를 눌러서 보면 되는지라 일종의 진엔딩 특전으로 볼 수도 있다.
주인공의 성별은 무작위로 결정된다. 추리게임인만큼 처음 시작할 때와 엔딩 부분 몇 마디를 빼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차이는 전혀 없다.
승무원 명단에 적혀있는 '신원 불명의 (직책명)'은 그 사람의 직위는 알지만 정확한 이름을 모를 경우에 찍어두는 용도로, 알아내야할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직위는 알아냈지만 아직 이름을 알 수 없을 경우 미리 표시해두면 후보군을 좁힐 수 있는 편의 기능이라 여기면 된다.
진행 중 어디를 조사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일지를 펼쳐 빈 장을 살펴보자. 일지의 왼쪽 위에 위치가 적힌 글자와 함께 동그라미로 쳐진 부분이 있는데, 그곳에 챕터를 시작할 수 있는 시신이 있다는 뜻이다. 선박 전개도를 확인하면 플레이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7. 엔딩
배 안의 모든 과거를 다 보고나면 뱃사공이 폭풍이 온다며 떠날것을 재촉함과 동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뱃사공의 배에 내려감으로서 게임을 끝내는 게 가능해진다. [8] 게임을 끝내고 나면 동인도 회사의 조사 내역이 나오며 얼마 만큼을 청구하게 될 지가 나오는데, 이 때 조사 내역에 따라 각 선원들, 혹은 유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벌금을 매겨버린다.
조사 내역을 다 읽고 나면 주인공의 집으로 돌아오게 되며, 지금까지의 플레이 내용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 공통적으로 헨리 에반스가 죽은 뒤 제인 버드가 그의 유언이라며 편지를 보낸다.
- 사인과 생사여부를 0~27개만큼 맞힌 경우, 헨리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맡긴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다고 한다.[9]
- 사인과 생사여부를 30~56개만큼 맞힌 경우, 헨리는 이 일이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었기에 주인공의 노력에 감사했다고 한다.
- 사인과 생사여부를 58개 전부 맞힌 경우, 헨리는 매우 기뻐하고 감사해했다는 편지에 더해 잘려진 원숭이의 손[10] 과 항해 일지를 소포로 보내온다. 주인공은 그날 이후 간직하고 있었던 회중시계를 다시 꺼내들어 원숭이의 손을 통해 숨겨졌던 8장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11][12]
8장의 일지까지 완성시키면, 주인공이 책꽂이에 일지를 꽂아넣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엔딩을 본 이후에도 세이브 파일은 남아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데, 되돌아가기를 누르면 오브라 딘 호로 돌아가고 협상 챕터의 진행 사항이 초기화된다. 그냥 불러오면 주인공의 저택에서 시작되고 일지 앞에 놓인 원숭이손으로 협상 챕터를 다시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옆의 책장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키면 오브라 딘 호에서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천천히 화면이 암전되면서 끝이 난다.
8. 평가
미스터리, 어드벤처 인디게임 태그가 붙었지만 피해자들의 신상을 플레이어가 정황과 단서들로 알아내야하는 구성상 추리물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인 추리물이라기엔 머리쓰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다. 셜록 홈즈라기보다는 X파일에 가까운 느낌.
비현실적인 요소가 사건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한다. 시체의 죽음의 순간을 볼 수 있는 회중시계를 포함하여 다양한 환상적인 소재들이 죽음의 무거운 상황 사이에서 벌떡벌떡 뛰쳐나오곤 한다. 동인도 회사 시대의 영국 상선을 무대삼아 현실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절묘한 시점에 등장하는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정통 추리물은 풀지 못할 사건의 '해결'을 목표로, 주인공은 복잡하게 꼬인 범죄의 해답을 밝히며 증거 수집과 논리 등을 통해 사건을 해석한다. 인물 간의 관계, 즉 살인자와 피의자의 오해나 동기 관계, 외적인 위험 요소로 인한 인물들의 감정이나 정서 변화는 정통 추리물의 중요한 소재이다. 하지만 오브라 딘은 동인도 회사의 보험조사원이라는 설정을 통해 사건의 최종적 '해결'보다 파악을 목적으로, 일체의 꾸밈없는 일어난 일 그 자체에 집중한다. 추리장르의 팬이라면 조금은 시시하게 여길 법한 사고사, 불운, 트릭이나 반전없는 밋밋한 죽음이 잔뜩 등장하는 전개는 전달 방식이 나빴다면 작품을 시시한 비주얼노벨 정도로 얕보게 만들 수도 있었다. 허나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은 게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진부한 사건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이자 플레이어는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나 경찰이 아니다. 주인공은 동인도 회사에서 파견된 '''보험조사원'''[14] 으로서 수 년만에 갑작스레 항구로 되돌아온 오브라 딘 호에 승선하여 사라진 60명의 승선자들 각각의 행방을 파악하고 알맞은 보상금을 책정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는 사무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담백한 사실의 확인에 집중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이러한 주인공의 입장과 목표는 무대를 뒤흔드는 서스펜스를 피로감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 대항해시대의 바다처럼 미신과 현실이 뒤섞이기 쉬운 배경도 없을 것이다. 하물며 현재의 고난을 걱정할 것 없이 순수하게 과거를 뒤쫓아가기만 하면 되는 손해사정사란 입장에 선 상태면 관객으로서 사건을 받아들이기에 알맞은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바다 괴물들의 급작스런 등장이나 일견 비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의 행동이 많은 플레이어에게 부담 없는 전율감으로 전해지게 되는 데에는 탄탄한 배경 설정의 기여가 크다.
트릭이 없어도 사망 자체는 일어났으며 피의자와 피해자 또한 나온만큼 피해자의 사망 원인도 필수적으로 파헤쳐야 한다. 이 부분은 과감히 신비한 회중시계로 모든 사건의 전말을 단번에 알려주어 플레이어의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적나라하게 보여줘도 여전히 사망자와 신원을 일치시킬 수 없는 문제가 남아 이를 알아내야 하며, 사인을 추정함에 있어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사건을 파악하려는 플레이어에게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소리와 장면을 번갈아 보여주며 플레이어의 연상 작용을 유도하는 사건 연출, 영화의 각 장면을 뒤에서부터 하나씩 보는 듯한 구성, 큰그림과 디테일에서 번갈아 단서를 찾게 만드는 레벨 디자인, 그 속을 가득 메운 60명의 인간 군상들의 기구한 역정까지 간단한 추리에서 기쁨을 느끼게 만드는 독특한 연출을 통해 오브라 딘은 게임 스토리텔링의 참신한 면을 부각했다고 할 수 있다. 스팀 게임 평가를 보면 "기억을 리셋하고 다시 플레이하고 싶다"는 평이 꽤 보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전작인 Paper Please에 이어 인디개발자로서 루카스 포프의 지명도를 다시금 높이 쌓은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다만 중간 부분의 스토리를 후반부에 밝혀지게 의도하여 반전을 대놓고 게임 초반부부터 예고하고 있으나, 정작 밝혀진 반전이나 스토리는 별 내용이 없고, 죽 늘어놓았을때 밋밋한 서사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편이 오히려 실제 사건같은 느낌을 주어 괜찮다는 평가도 있다.
9. 기타
60명이나 되는 대인원이 별의별 이유로 사망한다. 사망 원인 추론 후보에 온갖 외인사(外因死)인이 다나오는데 대다수가 한 번씩은 진짜로 사망 이유가 된다는 게 웃지 못할 포인트다. 총상부터 자상, 과다출혈, 추락사, 익사, 폭사, 압사, 감전사, 중독사, 소사, 질병사까지. 플레이 하다보면 인간의 생명줄이 얼마나 덧없이 가는지를 한탄하며 체감할 수 있다.
'오브라딘호의 귀환'이라고 띄어쓰기 오타가 자주 나는 편이다. 실제로는 영어 원어명에서 알 수 있듯 '''오브라 딘'''이다.
모두가 죽고 아무도 남지 않은 유령선이 바다를 떠돌다 몇 년 만에 정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메리 셀러스트호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을 가능성이 높다.
출시 직후 게임 파일을 뜯어본 결과 게임 내에서 선택할 수 없는 한국어와 중국어 간체/번체 언어팩이 발견되었으며 루카스 포프가 트위터에서 곧 한글화가 나올 것이라 말했으나, 발매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업데이트는 되지 않았고 결국 유저 한글 패치가 먼저 나와 버렸다. 그러다가 4월 20일, 정식 한글화가 되긴 했지만 오역, 어색한 번역이 많은편. 오히려 유저 한글 패치가 오역이 덜한 편이다...
2019년 4월 24일에 한글 패치가 업데이트되었다. 업데이트된 한글 패치는 다키스트 던전 유저 한글 패치를 했었던 임바다(미리칸)의 번역판을 사용했다.
제작자는 원래 외모나 단서 등을 플레이어가 직접(!) 메모하도록 만들고 싶었으나, 테스트해보면서 스스로도 다 정리하기 버겁다는 걸 깨닫게 되어 게임 내에서 도우미 기능을 조금씩 추가할 예정이라고. 실제 발매 후에는 사망 시점 등장인물에 줌을 당겨서 보면 일지에 있는 그림에 있는 그 사람의 얼굴이 뜨거나, 특정 인물을 북마크하면 그 사람이 등장하는 모든 사건을 볼 수 있다거나, 각각의 사건이 모두 오브라 딘 호의 구조도에 순서대로 표시되는 등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이 있다.
게임상으로는 3D지만 단색으로 출력되며, 개발 노트를 보면 이걸 깔끔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런 단색 그래픽은 압축률 때문에 스트리밍이나 영상녹화 시 화면 전체가 엉망으로 보이게 되므로[15] 해결에 골치를 썩였다고 한다. 인디 게임들 중에서는 그래픽에 투자할 여력이 안 되어서 8비트 도트 그래픽을 쓰는 경우가 많고 루카스 포프의 전작인 페이퍼 플리즈도 그랬는데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가고 싶었다고 한다. 다만 그러한 그래픽 덕분에 끔찍한 시신을 보고도 거부감이 덜드는 장점도 있다.
스팀의 도전과제들은 모든 챕터를 클리어하지 못하면 획득하는 "Abandon Ship"과 선장이 모든 사람을 죽였다고 하면 얻게 되는 "Captain Did It"을 제외하면 모두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몇 개 맞혔는지, 혹은 특정 챕터의 운명을 모두 맞혔는지에 대한 도전과제이다. 즉 제대로 모든 정답을 맞히면 저 두 개를 제외한 모든 도전과제를 달성하게 된다.
[1] PS4 Pro 대응[2] XBOX ONE X 대응[3] 원래 뱃사공이 궤짝을 배 위로 올리려고 했지만 주인공이 배에 오른지 얼마 안 돼서 뱃사공이 궤짝이 너무 무거워서 못 올리겠다며 직접 와서 열어보라고 주인공을 부른다. 뱃사공의 음성이 없는 초기 베타 버전에서는 뱃사공이 그냥 배 위로 올려 주며, 항해일지도 선장실의 책꽂이에서 발견하는 등 내용이 약간 다르다.[4] 당시 서양 사회에서 유행하던 '메멘토 모리' 장식 시계다. #실제 사진[5] 이 그림은 루카스 포프 본인이 등장인물을 3D로 배치하여 그린 것이다. #[6] 지도의 '카보르데베'는 한국어판의 오역으로, '카보베르데(Cabo Verde)'가 맞는 표기이다.[7] 물론 도움이 된다 뿐이지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억양을 몰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 충분히 출신을 특정할 수 있다.[8] 처음 내려가면 뱃사공이 일단 떠나면 다신 배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말해주며 그 자리에서 뱃사공 쪽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으면 카메라 필름이 돌아가는 것과 같은 연출과 함께 화면이 좁혀지다가 완전히 화면이 암전되면 조사를 마무리짓고 오브라 딘 호를 뜨게 된다.[9] 모든 챕터를 클리어하지 못한 경우, "Abandon Ship" 도전과제 획득.[10] 원숭이 손의 의미가 '소원을 들어주되 소원 희망자가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의미하는 걸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부분.[11] 8장 완료시 "Obra Done" 도전과제 획득[12] 영상[13] 선장 본인은 자살로 표기해야하며, 사인만 선장에 의한 것이면 된다. 희생자의 이름을 맞힐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필립 다할, 마틴 페럿은 스케치 이미지를 맞히거나 비워 놓아야 한다.[14] 사족이지만,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대다수의 영미권이나 유럽권 문학 작품들을 보다 보면 현대 사회의 기초를 만드는 갖가지 시스템들이 그 당시부터 갖추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찰 제도나 현대적인 시스템을 갖춘 보험이 그러하다.[15] 심지어 스트리머의 캠이나 채팅창까지도 다 깨져버린다. 이 화면을 녹화한 영상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