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S 포레스탈 화재 사건

 


1. 개요
2. 사고의 단계
2.1. 단계 1. 사고의 시작
2.2. 단계 2. 사고의 확대
2.3. 단계 3. 사고의 절정
2.4. 원인 규명
3. 사고 이후
4. 유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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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USS ''Forrestal'' fire

1. 개요


1967년 7월 29일, 베트남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 CV-59 USS 포레스탈 함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다. 불길은 이틀이나 계속됐으며 최종적으로 134명 사망, 161명 부상, 당시 함에 있던 항공기 73대중 항공기 21대 전소[1], 항공기 40대 이상 파손. 피해는 당시 금액으로 7억 2천만 달러[2]에 달한 대형사고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 해군 함정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손실이었다고 하니까.... 사고를 조사한 결과 우연과 악재, 인재까지 겹친 최악의 사고로 밝혀졌다. 게다가 조사 과정이나 원인규명 과정도 흠좀무였다.
NGC의 대형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사상 최악의 참사에서도 소개되었다. 아래 서술된 내용은 영어권 위키피디아나 NGC의 사상 최악의 참사의 내용과 약간 다르니 읽을 때 주의를 요망한다.

2. 사고의 단계


사고에 대해서 단계별로 정리하고 그 원인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2.1. 단계 1. 사고의 시작


무장갑판에서 무장을 장착하던 F-4 팬텀에서 갑자기 로켓 주니가 발사되더니, 출격대기 중이던 A-4 스카이호크의 꼬리 부근에 명중하여 화재가 일어났다.

2.2. 단계 2. 사고의 확대


스카이호크가 피격되자 그 충격으로 항공유가 유출되고 (파일런에 장착된) 폭탄이 떨어져 비행갑판 위를 굴러다녔다. 폭탄은 불길에 달궈져 1분만에 유폭하였다.
원래 폭탄은 '유폭'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각종 절연체 및 안전장치로 불구덩이 속에서도 2분 30초 이상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그런데 이 사고에서는 불과 1분만에 폭탄이 터져버렸는데, 이는 미 해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폭탄 재고가 달리자 장기보관용으로 비축했던 폭탄을 꺼낸 것이 문제였다. 사고 당시 문제의 폭탄은 '''1945년'''에 생산되어 무려 20년 넘게 창고에 박힌 동안 절연체 및 각종 안전장치가 변질된 불량품이었는데, 결국에는 처음 설계할 때 예상한 시간보다 훨씬 빨리 폭발해버렸다.
이 사고로 유폭이 벌어지기 전에 불길을 진화하려고 움직이던 소방요원들이 휘말려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근처에 있던 승조원들과 함교 후방에 있던 인원들 또한 대부분이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었다.

2.3. 단계 3. 사고의 절정


유폭사고까지 겹쳐 소방요원들이 모두 쓰러지자 다른 승조원들이 급히 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화재관련 교육을 받지 않았으므로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고, 불길은 하부갑판까지 번졌다.
당시 항공모함은 전문 소방대원들을 두어 사고가 나면 이들이 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대신 다른 승조원들은 화재관련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 유류화재가 일어나면 절대로 물을 뿌리지 말고, 모래나 전용 소화액으로 진압해야 한다. 기름은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물을 뿌리면 기름이 '''불 붙은 채로''' 물 위에 떠서 다른 곳으로 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탄이 터져 소방요원 거의 전원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었으니, 그런 지식이 없는 승조원들이 대신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아니나 다를까 '''항공유 위에 물을 뿌리는'''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 불붙은 항공유가 물을 타고 여기저기 흘러 화재는 더욱 커졌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하부 갑판까지 불길이 번져 함을 마구 태웠다. 결국, 근처의 아군 함정들까지 지원에 나서 장장 이틀간 사투를 벌인 끝에 간신히 진화하였다.

2.4. 원인 규명


사고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가설이 나왔다. 검사관들이 파견되어 항모 관제탑에 장착된 감시 카메라를 살펴보며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하는데, 주기 중인 항공기로부터 스파크가 튀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그리하여 해당 항공기에서 모종의 스파크가 발생하여 폭발, 화재가 일어났다고 결론날 뻔했는데, 유독 한 검사관은 의견이 달랐다.
그는 전시에 급박한 출격 스케쥴에 맞추기 위해 항공 무장담당 승조원들이 무장의 최종연결을 출격 직전이 아니라 갑판 대기 중에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무장이 연결된 항공기가 시동을 거는 중 전류가 공급되어 로켓이 발사되어 화재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검사관들은 이런 주장을 듣고 말도 안 된다고 반응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정말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항공기 무장에는 3중으로 안전장치를 단다. 첫째로 무장 자체에 안전핀이 걸려있고, 둘째로 항공기로부터 무장의 작동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케이블이 연결돼야 했으며, 마지막으로 조종석의 마스터 암 스위치를 조작해야 했다. 이런 기가 막힌 우연이 설령 이뤄진다 하더라도, 카메라에 찍힌 항공기가 그런 이유로 터졌으리라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해당 검사관이 직접 실험을 거듭하여, 결국 믿기지 않는 우연과 인재가 겹치고 겹쳐서 정말 말도 안되는 확률로 그 사실이 벌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검사관이 밝힌 시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안전장치 1. 무장 파일런의 안전핀 (우연)
바람이 30노트 이상 속도로 불자 안전핀에 달린 리본이 바람에 날려 안전핀이 저절로 빠졌다.[3] 특히 항공모함은 바다에서 고속으로 항진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30노트 이상으로 바람이 부는 경우는 드물지 않았다. 검사관은 이를 실험으로 빠질 수 있다고 보여주었다. 그러나 설령 안전핀이 빠지더라도 케이블이 연결 안 되면 무장이 발사될 리가 없었다. 그런데...
  • 안전장치 2. 장비의 포드에 연결하는 케이블 (인재)
원래 항모에서 항공기가 이함할 때에는, 비행 준비를 마친 전투기가 대기하면 정비사들이 해당 기체의 무장 안전핀을 제거하고 케이블을 연결하도록 절차가 있었다. 그런데 이 케이블이 접속불량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면 이륙 준비가 완료된 항공기를 뒤로 빼서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안 그래도 바빠 죽을 지경인 정비병들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정비병들은 뜻을 모아 케이블을 미리 연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포레스탈의 지휘부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미리 연결해도 좋다고 사건발생 1주일 전에 이함 절차를 수정하였다. 이렇게 해도 된다고 판단한 이유가 안전핀이 멀쩡하면 미리 연결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설령 케이블이 연결된 채로 안전핀이 빠졌더라도, 전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무기는 발사될 리가 없었다. 그런데...
  • 안전장치 3. 조종석의 마스터암 스위치 (우연)
조종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륙할 때 마스터 암 스위치를 누를 리가 없었다. 그런데 검시관이 실험을 하다가, 항공기 시동시 아주 드물게 항공기 전체에 과전류가 흘러 무장 스위치에도 전류가 공급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실험으로도 완벽히 재현하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케이블이 미리 연결된 상태에서, 안전핀은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항공기를 시동하는데 과전류가... 그야말로 번개를 맞기보다 희박한 가능성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
결국 안전장치 3개는 이런 우연과 인재가 겹친 상황에서 완벽하게 해제되었다. 이렇게 증거가 눈 앞에 나오자 다른 모든 검사관들도 동의하여 사고가 우연과 인재가 겹쳤다는 결론을 내린다.
마지막 의문점은 카메라에 찍힌, 항공기에서 나오는 스파크였다. 그런데 여기서도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다른 검사관이 카메라 속의 스파크가 사실은 '''다른 곳에서 발생했는데 카메라 커버의 유리에 반사되어 마치 항공기에서 스파크가 나온 듯이 보였다는''' 가설을 제시하였다.[4]
이번에도 검사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진짜였다.''' 결국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위 3가지 우연과 악운이 겹쳐서 주기 중이던 F-4로부터 주니 로켓이 발사되었다. 로켓은 이함 대기 중이던 A-4에 명중했다. 로켓이 폭발하지는 않았으나 A-4에서 항공유가 흘러나와 불이 붙었고, 불 때문에 폭탄이 유폭되었으며, 승조원들이 다급한 마음에 물을 부어 대형화재가 된 것이다.

3. 사고 이후


미 해군은 이 사건을 교훈삼아 안전장치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고 안전장치의 해제규정을 변경하였으며, 전 승조원들이 화재진압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였다. 화재 발생 시 가장 먼저 헬륨 소화기를 들고 뛰어나갔다가 순직한 존 페리어를 기려서 사고 이후 설립한 화재훈련장 이름을 '존 페리어 센터'로 명명했다.
이 포레스탈 함의 사고에서 화재를 가장 처음으로 목격한 파일럿이 훗날 미 상원의원이자 대선후보가 되는 존 매케인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A-4 스카이호크에서 뛰어내려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필사적으로 기어서 폭발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최초 로켓 발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옮겨붙어 가장 먼저 폭발한 기체가 바로 맥케인과 그 동료의 기체였다... 조금만 늦었으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데서 이 순간만큼은 재수가 좋았던 것. 그러나 그 상처로부터 회복한 뒤 항공모함 오리스카니에서 출격 후 격추당해 포로생활을 했으며, 그날이 하필이면 오리스카니 화재사건으로부터 정확히 1주년(1967년 10월 26일.....)이다. 악연도 이만한 악연을 찾긴 어려울 것이다.
이 사건 뒤 포레스탈은 '''firestal''', '''zippo'''라 불리는 굴욕을 당하였다.

4. 유사사고


1966년 USS 오리스카니 함 화재 사건에서는 조종사를 포함하여 44명이나 사망했다. 무장 관리병의 실수로 조명탄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불이 붙었는데, 무장사가 불을 보고 당황한 나머지 조명탄 보관실[5]에 불붙은 조명탄[6]을 던져넣고 문을 닫고 대피해버렸다. 문제는 화재로 인한 압력으로 문을 열 수 없게 되면서 직접적인 소방이 불가능해졌고 구역 전체를 물을 뿌려가며 냉각을 시도했지만 결국 고압으로 폭발하면서 맞은편에 있던 항공기를 유폭시키고 나머지 조명탄도 폭발하는 등 겉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져버렸다.
  • 1969년 1월 14일 엔터프라이즈 함 화재 사건은 출격하던 팬텀이 달고 있던 주니 로켓탄이 시동보조장치 열에 점화되어 폭발한 사건으로 피해는 27명 사망, 34명 부상, 함재기 15대 파괴. 결국 베트남으로 가던 길을 돌려서 귀항을 해야만 했다.

[1] F-4 팬텀 II 7대, A-4 스카이호크 11대, A-5 비질란테 3대[2] 현재 가치로는 약 55억 8천만 달러쯤하고 환율로는 약 6조 6천억정도 한다.[3] 이러한 안전핀들은 이륙 전에 분리를 시켜야 하므로 쉽게 눈에 띄도록 REMOVE BEFORE FLIGHT(비행 전 제거하시오)라고 쓰인 길고 붉은 리본을 달아 놓는다. 무장의 안전핀 이외에도 랜딩기어 고정장치, 피토관 덮개, 공기흡입구 덮개 등 각종 보호기구에도 마찬가지 리본을 달아놓으며 때문에 바람이 강하면 이리저리 휘날리게 된다. 군용이 아닌 민간용 항공기에도 쓰인다.[4] 카메라의 구조상 생길 수 밖에 없는 '''플레어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5] 해당 조명탄의 보관함은 나무로 된 커다란 크레이트인데 원문의 locker는 이 크레이트가 아닌 조명탄과 로켓탄이 보관되어 있던 구역 전체를 지칭한다.[6] 화재의 원인이 된 조명탄은 사람이 쏘거나 들고 다니는 조그만 물건이 아니라 항공기에서 발사해서 낙하산이 펼쳐지는 형태로 사람 상체보다 길고(36인치) 굵은 조명탄이다. 성능적으로도 120mm 박격포에서 쏘는 조명탄 동급 이상의 성능을 가진 녀석으로 일단 점화되면 수천도의 불꽃을 사방으로 뿜어내므로 비록 스폰슨에 가까운 위치긴 했지만 비행갑판도 아닌 함선 내부에서 맨몸으로 이 녀석을 들고 외부로 이동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