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P 드라이브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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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플로피 디스크형 저장 장치 중 하나. 1994년 아이오메가(Iomega)에서 출시하였다. 디스크의 제작은 후지필름이 맡았으며, 자체 개발한 ATOMM (Advanced super Thin layer & high Output Metal Media)를 채용하여 대용량을 실현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회사는 카트리지 디스크형 자기 기록 저장 장치를 만들어온 이력이 있고 ZIP 드라이브와 Jaz 드라이브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차세대 플로피 디스크 규격들이었던 슈퍼디스크와 같은 경쟁작들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았으나, 결함 사건이 터지고 CD와의 경쟁에서 밀렸으며 USB 메모리가 등장하면서 몰락하였다.
용량은 100MB, 250MB, 750MB가 있었다. 최초 100MB 용량의 디스크가 나왔다가, 1999년에 250MB, 2002년에 750MB까지 확장이 되었다. 그러나 ZIP 드라이브와 ZIP 디스크의 호환성이 거지 같아서 거의 각 용량 단위 디스크 전용이라고 봐도 무방했기 때문에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하위 용량 드라이브에서 상위 용량 디스크을 사용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고 해도 그 반대의 경우 또한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초기 계획 중에는 100MB 드라이브에 호환되고 가격이 저렴한 25MB 디스크를 준비했지만 기획 단계에서 취소되었다.
쓰기 방지 기능은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같이 테이프를 붙이는 홈이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의 스위치 같은 것과 다르게 ZIP 디스크는 아이오메가가 제공한 전용 유틸리티 IomegaWare에서 설정할 수 있었다.
이걸 사용하려면 전용 ZIP 디스크와 ZIP 드라이브가 필요했다. 거기에 아이오메가가 제공한 전용 유틸리티, IomegaWare로 포맷해야만 했다. 플로피 디스크처럼 MS-DOS나 윈도우에서 제공하는 걸로 포맷했다가 디스크 한 장을 날려먹은 사례도 있었다.
당시 1.44MB 용량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용량은 매력적이었지만, 전용 드라이브의 가격이 만만찮았고, 위에서 말한 거지 같은 호환성이 태클을 걸었다. 그로 인해 보급률이 한없이 낮았고, 결국 많이 쓰이지 못했다.
플로피 디스크의 단점을 개선하고자 노력을 하긴 했다. 예를 들어 내구도는 상당히 튼튼한 편이었는데, 대신 그만큼 비쌌다.
백업 목적의 대용량 휴대용 저장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절이었기에 미국에 한정해서는 기업에 어느 정도 보급엔 성공했다. 덕분에 영화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데이터를 직접 들고 옮겨 다녀야 할 경우엔 유용했기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업무에 활용하기도 했으며, 여러 대학교[1]에서도 꽤 보급됐다.
2. 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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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USB형, 우측은 병렬 포트형. SCSI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3. 장점
장점은 당시 경쟁 매체들에 비해서 대용량이었고 컴퓨터에 쓰기 쉬웠다는 것이다. 당시 CD-RW는 그다지 많이 보급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대다수는 대부분 비싼 SCSI로 출시되었다.(플렉스터, 소니 등) 이 때 복사된 CD도 1만원을 넘어가던 시절이었다.[2] 50~60MB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 CD를 사용하는 것은 낭비였으며, SCSI 카드에 CD-RW 레코더 드라이브까지 같이 갖고 가야해서 불편했다. 그러나 ZIP 드라이브는 프린터 등을 연결하는 병렬 포트로 연결할 수 있었고, 거기에 전원 어댑터만 있으면 갖고 다니면서 사용하기에 비교적 편했다. 그 당시 일부 구형 컴퓨터에의 경우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복사할 정도의 용량이었으며 CD-ROM과는 달리 데이터를 다시 쓸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시 이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면 컴퓨터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구세주에 가까웠다. 디스크 몇 장만 있어도 하드디스크 하나의 정보를 완전히 백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가 ZIP 디스크는 하드디스크보다 충격에 강해서 하드디스크를 떼어 갖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안전했다. 요즘 하드디스크도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타 부품에 비해 충격에 약한데, 당시의 하드디스크는 충격에 아주 민감해 마치 유리 조각을 들고 다니듯 취급해야 했다.
그러나 이 장점은 USB 포트도 CD-ROM 레코더 드라이브도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의 장점이었을 뿐이었다. USB와 CD-RW 레코더 드라이브가 보급된 이후의 내용에 대해는 아래 몰락 문단에 서술하였다.
4. 단점
디스크는 휴대용이라고는 하지만, 드라이브 보급율이 낮았기에 데이터를 옮기려면 ZIP 드라이브도 같이 들고 다녀야 했다. 크고 불편한 병렬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는 덤.
가장 큰 단점은 외장형의 경우 PC와의 연결을 주로 병렬 포트를 사용했는데 엄청 느렸다.[3] 속도는 약 50KB/s 정도로 플로피 디스크의 약 30KB/s 정도보다 조금 빨랐다. SCSI용 제품은 최대 1.4MB/s의 속도인데, SCSI 카드가 '''매우 비쌌다는 점이 문제였다.''' SCSI용 ZIP 드라이브를 이용해서 두 PC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려면, 두 PC 모두 SCSI 카드가 달려 있어야 했거나, SCSI 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PC에서 떼어내서 같이 들고 가야 했다.[4]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EIDE를 지원하는 내장형 ATAPI 드라이브를 내놓고, 더 이후에는 USB 지원 제품도 만들긴 했지만, 이때는 다른 매체들로 인해 몰락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병렬 포트용 ZIP 드라이브는 BIOS 설정에서 병렬 포트 모드를 EPP로 설정하고, 윈도우 9x 계열의 경우 운영 체제 설정을 손본 후 IomegaWare를 설치해 전용 유틸리티와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그럭 저럭 쓸만하고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 오류 문제, 깨지는 문제, 디스크가 인식 불능이 되는 문제는 거의 다 병렬 포트용 ZIP 드라이브에서 발생했다. SCSI 포트용은 병렬 포트용보다야 훨씬 빨랐고 안정성이 아주 좋았다. EIDE용이 제일 좋았지만 출시된 시기는 이미 공 CD-R/CD-RW 가격이 저렴해진 시절이었다.
병렬 포트 대신 SCSI나 EIDE를 쓰면 조금 빨라졌지만 위에서 써 있듯 1.4MB/s로 약 CD 8배속 정도였다. 내장형 ATAPI 드라이브 기준으로 한 100MB 디스크 1장 용량을 모두 저장하는데 1분 남짓 정도 걸렸다. 쓰기야 당시 CD-R도 비슷하게 느렸지만 읽기도 느렸다는 게 문제였다. 이후 250MB와 750MB ZIP 디스크와 드라이브가 등장하면서 속도도 그만큼 빨라졌지만, CD-ROM 드라이브 읽기 속도와 경쟁이 되지 않았으며 아래에 써 있듯 좀 있다 USB 메모리가 등장하면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5. 몰락
2000년이 되면서 '''아이오메가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EIDE 인터페이스 CD-RW 레코더 드라이브와 CD-RW의 가격이 훨씬 빨리 떨어졌다.''' 즉, 250MB가 나왔던 시절에 이미 CD-RW가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으로 시중에 널리 퍼졌던 상황이었다. 굳이 CD-RW가 아니라도 한 장에 몇 백원이면 사는 CD-R과 달리 ZIP 디스크는 용량도 작은 게 만원 가까이 했다. 그러니까 100MB ZIP 디스크 한 장 살 돈으로 CD-R을 사면 모두 합쳐 적게는 거의 7GB, 많게는 10여 GB 정도였다. 물론 CD-R의 경우는 한 번 기록하면 고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2005년경에는 DVD-RAM과 DVD±RW를 기록할 수 있는 DVD 멀티 레코더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CD와의 경쟁도 힘겨웠는데, 동시에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저장용 장치들 USB 메모리, SD 카드 등이 보급되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되었다. 가격, 성능, 편의성, 크기 등 어느 면으로도 열세였기 때문이었다.
ZIP 드라이브는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 문제도 있었는데, 하드디스크와 같은 EIDE용 내장형 ATAPI 드라이브와 매킨토시에서 주로 쓰던 SCSI 포트용 제품은 믿을 만했지만, 병렬 포트용은 느렸을 뿐만 아니라 전송 오류도 잦은 편이라 반복 저장해야 했다. 매체가 플로피 디스크의 일종이다 보니 신뢰도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리고 ZIP 드라이브의 치명적인 결함도 드러났다. 상세한 내용은 바로 아래 문단에 서술했다.
5.1. 죽음의 클릭(Click of death) 결함
판매 초기에 '''죽음의 클릭'''이란 치명적인 결함이 알려졌다. 특히나 가장 많이 쓰이던 100MB 드라이브와 디스크에서 생긴 사건이다 보니 안정성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ZIP 드라이브의 가장 대중적인 규격이었던 100MB 디스크를 100MB 드라이브에 넣으면 망치가 무언가를 두드리는 것과 같은 금속음과 함께 '''삽입된 디스크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현상'''으로, 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드라이브는 100% 사용할 수 없고, 그 당시 사용한 디스크조차 대부분 사용할 수 없었다.''' 쉽게 말해 '''드라이브와 디스크의 동귀어진'''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원인은 디스크 미디어에 내포된 금속 가루와 읽기 장치에 축적된 윤활유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1995년 1월 이후 생산분에서 이런 결함이 보고 되었다.
아이오메가는 이 결함을 한동안 무시했다가 1998년 미국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대응했다. 2001년 아이오메가는 소비자와 법정 밖에서 합의했는데 100MB 디스크는 평생 보증에, 소송을 건 소비자들에게 아이오메가 상품 할인권을 주기로 했다.
이 심각한 결함 때문에 2006년 PC월드에서 세계 최악의 기술 제품 15위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6. 관련 제품
아이오메가에서는 1995년 하드디스크를 기반으로 기가바이트 단위 용량의 이동식 디스크, Jaz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용량이 엄청 크기 때문에 너무 비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 아닌 기업용 이동식 디스크 제품군이었다. 속도를 위해 SCSI만 지원했다. 그러나 ZIP 드라이브와 비슷한 이유로 같이 몰락했다.
2005년에 용량을 35GB로 늘리고 USB 2.0과 SATA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며 하드디스크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주장)한 REV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이후 70GB, 120GB 디스크도 내놨지만 역시 매체의 낮은 데이터 안정성으로 악평을 들은 끝에 외장 하드디스크에 밀려 결국 실패했다.
결국 ZIP, Jaz, REV 모두 실패한 아이오메가는 더 이상 독자 규격의 저장 장치를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오메가는 2008년 4월, 미국의 네트워크 저장 장치 기업인 EMC가 2억 1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EMC는 중국의 레노버와 합작해 2013년 6월에 소비자용 저장 장치 회사 "레노버 EMC"를 설립하면서 '''아이오메가는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현재 아이오메가 사이트로 접속하면 레노버 네트워크 스토리지의 홈페이지로 리다이렉트된다.
여담으로 슈퍼패미컴의 UFO를 그대로 닌텐도 64 버전으로 이식한 Z64가 있었다. 이름대로 ZIP 드라이브를 썼었다.
[1] 대학원에서 프로젝트 비용으로 구매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들 일단 사고 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좀 아는 사람들은 훨씬 안정적인 광자기 디스크를 샀다. 서울대학교 중앙전산원에서 사용했다는 얘기가 있다.[2] 1994년엔 대부분의 컴퓨터에 하드디스크는 있었으나 CD-ROM 드라이브는 비싸서 거의 없었다.[3] 그 당시에는 USB는 겨우 표준이 만들어져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였기에 채택하지 않았다가, 보급된 이후 USB 지원 모델이 나왔다.[4] 과거 클래식 Mac OS 시절 매킨토시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SCSI 카드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맥의 성능은 IBM PC 호환 기종보다 좋았지만 매우 비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