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언어별 표기“제가 떠난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거기에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가 정말 궁금합니다.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관성으로 남아 있는 건가요?”
양희송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 중에서
영어: unchurched people, The Unchurched, Unchurched, Nominal Christian
독일어: Kirchenfern
아랍어: مسيحي اسمي
1. 개요
기독교, 특히 개신교 신앙을 갖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교인을 말한다. 가나안이라는 표현은 '안 나가'를 거꾸로 뒤집은 말인데, 함석헌 선생의 글에서 기원을 찾기도 하지만 사실상은 신학교 언저리에서 떠돌던 언어유희 중 하나이다.
가나안 교인, 소속없는 신앙, 교회없는 크리스천, 명목상 교인, 낙심자’(落心者)도 같은 말이다.
2. 개념
개신교에서는 관례적으로 '교회에 나간다'는 것이 개신교 신앙을 갖고 있다는 관용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니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하면 기독교 신앙을 떠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 개념은 신학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식의 가톨릭 신학과 더 가까운 것이지 하나님 앞에서 개개인의 신앙 양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개신교 신학과는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개신교도 교회를 중요하게 여기고 구원의 중요한 통로 중 하나로 여기지만, 교회만이 구원의 통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교회에 안 나가는 기독교인'이 이론적으로는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이론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일부 한국 교회의 부패가 심각해져가면서 '신앙 좋은' 이들이 교회에 환멸을 느끼고 교회를 뛰쳐나오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이들은 스스로 기독교인이라는 자의식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 신앙적 활동도 하지만 교회에는 소속되지 않고, 오히려 교회 개혁이나 새로운 신앙운동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서 신학교 언저리에서 떠돌던 '가나안 성도'라는 표현이 해학적으로 등장했고, 복음주의 활동가 양희송과 종교사회학자 정재영이 본격적으로 담론화 하면서 한국 기독교의 중요한 현상으로 부각 되었다.
일각에서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독교 신앙 자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가나안 성도'라는 고상한 표현으로 옹호해준다"고 하며 표현 자체를 비난한다. 물론 그런 이들도 스스로를 가나안 성도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양희송이나 정재영의 책을 보면 알겠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지만 확고한 기독교적 자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가나안 성도'라고 한다. 가톨릭의 냉담자와 같은 개념으로 여겨지는 경향도 있지만, 냉담자와는 확연히 분리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해외에서는 이미 'Believing without Belonging (소속없는 신앙)' 혹은 'Unchurched Christian (교회 없는 크리스천)' 같은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역시 유럽(특히 북유럽)의 세속화된 기독교 사회에서 교회를 안 나가면서도 기독교적 문화 속에 사는 사람들[1] 과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하고, 북미에서 많이 나타난다.
3. 현황
예전에는 한목협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기독교인의 10%정도를 가나안 성도로 추산했다.# (그만큼 안 되지만) 대충 한국 기독교인을 천만이라 보면 백만정도가 가나안 성도라는 말이었다. 이 숫자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오히려 최근 여러 조사 결과에서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7년 최신의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의 28%가 가나안 성도라는 통계도 있다.# [2]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예배모임도 있고#, 가나안 성도들끼리 교회를 만든 경우도 있다.#
일부 기독교인은 '교회 모임은 거부하지만 최소한의 양심상 예배만 드리는' 케이스도 있다. 기존 모임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다든가 정신과 등의 이유로 사람 만나기가 부담스럽다거나 주일에도 출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무개념 교회들의 만행으로 염증을 느낀 성도들이 가나안 성도가 되었고 이는 지금 2021년 기준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4. 참고문헌
-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양희송 지음, 포이에마, 2014
-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정재영 지음, IVP, 2015
- <처치리스>, 조지 바나, 데이비드 키네만 지음, 터치북스, 2015
[1] 한국인이 일상 생할에서 유교문화와 완전히 분리될수 없는 것과 같다.[2] 가톨릭의 냉담자는 연 2차례의 판공성사를 받지 않으면 교적상으로 따로 관리되므로 그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만, 개신교는 원래 신자의 개념이 교회에 속박된 존재가 아니므로 그 숫자가 왔다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