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분수
1. 개요
'''가분수'''(假分數)는 분자가 분모와 같거나 분모보다 더 큰 분수를 일컫는다. 출처 보통 진분수를 배우고 나서 가분수와 대분수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때 가분수를 대분수로, 대분수를 가분수로 바꾸는 산수를 배운다.
2. 가분수 vs 대분수
가분수는 대분수(帶[1] 分數)에 비해 계산상·표현상 훨씬 편하다. 예컨대 약분을 하거나 분수로 사칙연산, 특히 곱셈이나 나눗셈을 할 때에 대분수는 가분수로 바꿔야 계산이 훨씬 편하다. 또한 특수문자 없이 적을 때, 특히 키보드로 적을 때에 대분수는 사실상 오해 없이 적는 것이 매우 어렵다. 예컨대 대분수로 일과 이분의 일을 11/2라고 적으면 $$\frac{11} {2}$$인지, $$1\frac{1} {2}$$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가분수로는 3/2로 적으면 된다.[2] 거기다가 중등수학 이후로 들어가면 곱셈기호의 무력화(…)[3] , 그리고 무리수와 문자의 등장으로 인해 대분수 표기는 자연스레 쓰지 않게 된다.
다만 대분수는 가분수에 비해 직관적으로 크기를 가늠하기 쉽다. 야구에서 투수의 투구이닝을 계산할 때도 5⅔이닝(선발투수가 6회 2사까지 잡고 교체됐을 때)과 같은 식으로 대분수를 쓴다.예컨대 169/14는 암산하지 않고는[4]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를 "12와 1/14"라는 대분수로 표현하면 크기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다. 따라서 인지수준이 낮은 시기인 초등학생 때 사용되며 중학교에 가는 순간 대분수는 폐기되고 가분수를 쓴다.[5]
3. 가분수 용어의 기원
가분수는 한자로는 假分數, 즉 가짜 분수라는 것인데[6] , 이는 영어의 improper fraction을 번역한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가짜라는 의미가 좀 이상할 수도 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improper의 반댓말인 proper라는 단어의 용법에 대해 살펴 보아야 한다.
Proper fraction은 진분수, 즉 분자가 분모보다 작은 분수를 뜻한다. Proper라는 단어가 쓰인 용어로는 이외에도 자신이 아닌 부분집합을 의미하는 진부분집합(proper subset)이라든지,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를 뜻하는 proper divisor 등 여럿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proper의 뜻은 "적절한"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는 적절하다는 의미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 내지는 "엄밀한 의미의~" 로의 뜻이 강하다. 네이버 영어사전 2번, 4번 항목 참고.
우리가 통상적인 의미로 쓰는, 즉 수학이 아닌 단어 자체로서 엄격한 의미에서의 fraction(분수)은 일부분, 즉 전체보다 작은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fraction(분수)이라는 말은 (전체보다 작은) 일부분이 전체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분모와 분자의 비로서 표현한 것이다. 그렇기에 proper fraction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부분", 즉 전체(분모)보다 작은 일부(분자)를 표현하는 분수이고, improper fraction은 그에 반대되는 의미로서 그밖의 모든 분수, 즉 분자가 분모보다 같거나 커서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난 분수를 의미한다.
당장 인터넷에 "가분수를 왜 쓰나요?”라는 질문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보면 가분수가 사전적·직관적 의미의 분수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이야깃거리
지금은 거의 안쓰지만 분자가 분모보다 더 크다는 점 때문에 머리가 큰 사람(대두)을 빗대어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는 대두보다도 가분수라는 말을 흔히 썼다.
[1] 大 자가 아니라 帶 자이다.[2] 실제로 미국 SAT 수학 단답형 표기시에도 11/2라고 마킹하면 이를 $$\frac{11} {2}$$로 인식한다. 따라서 반드시 3/2로 마킹해야 한다.[3] 물론 숫자끼리만의 계산에는 곱셈기호를 계속 쓴다.[4] 169=14*12+1로 분해하지 않고는[5] 이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교육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되면서 일어난 일로, 초등교육에서는 어린아이들의 인지능력이 낮음을 감안하여 추상적인 개념을 최대한 현실과 잇는데 초점을 두고 이를 나중 교육과정에서 정정하는 방식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대분수도 마찬가지로 직관성을 위해 정확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사례지만 이는 학습자가 어지간히 인지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는 허용이라고 봐야 한다. 비슷한 사례로는 원주율을 3.14로 근사하여 계산하다가 중학교 들어와선 완전히 π로 갈아타는 것이 있겠다.[6] 이 '가'자를 加(더할 가)자로('분자에 필요 이상으로 뭘 '''더한''' 분수다.' 이런 식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