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 출토 신라 수세식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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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


1. 개요


2017년 9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사적 제18호 동궁과 월지(옛 사적명 : 안압지) 일대에서 출토한 7세기 경 신라시대의 수세식 화장실 유구.

2. 내용




1,300여년 전 신라인들이 사용하던 수세식 화장실로, 2017년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동궁과 월지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직후 문무왕 14년(674년)에 세운 동궁과 주요 관청이 있었던 곳으로, 1975년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 전신) 경주고적발굴조사단에 의해 처음 조사되었다. 첫 조사 당시 인공 연못, 섬, 동궁 관련 건물지 일부가 발굴되었으며, 3만 여점의 유물이 출토되면서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7년부터 동궁과 월지 북동쪽 인접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고 지금까지 대형건물지군, 담장, 배수로, 우물 등 동궁 관련 시설을 확인하였다. 이 수세식 화장실은 2017년에 발견한 것으로, 편의상 동궁에서 출토되었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동궁 우측의 귀족 및 백성들 주거지역이었던, 황룡사 역사문화관 주차장 도로 건너편 2차선 도로와 동해남부선 철도가 지나는 곳 바로 아래 가장 자리에서 발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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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깍아 만든 수로관이 여러대의 수세식 화장실 구멍들과 연결되어 지하 배수로로 내려가는 구조가 보인다. 사진 출처
이 신라시대 화장실은 화장실 건물 내에 변기시설, 오물 배수시설까지 함께 발굴됐다. 초석건물지 내에 변기가 있고, 변기를 통해 나온 오물이 잘 배출되어 나갈 수 있도록 점차 기울어지게 설계된 암거(暗渠)시설까지 갖춘 복합 변기형 석조물이 있는 구조이다. 변기형 석조 구조물은 양 다리를 딛고 쪼그려 앉을 수 앉는 판석형 석조물과 그 밑으로 오물이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타원형 구멍이 뚫린 또 다른 석조물이 조합된 형태이며, 구조상 변기형 석조물을 통해 내려간 오물이 하부의 암거로 배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땅 밑과 위에는 수십미터에 달하는 거대하고 기다란 화강암 배수로가 있는데, 현재는 땅 위에 있는 일부 배수로만 확인되며 실제로는 그 밑에 엄청난 길이의 배수로가 존재한다. 일부 배수로는 이를 따라서 월지 내부로 이어져 있어, 당시 건축기술과 배수기술이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뉴시스 : 좌변기에 배수시설까지?…동궁서 드러난 신라의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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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신라의 측간(화장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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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불국사 화장실 주춧돌
동궁과 월지 외에도 불국사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신라시대 수세식 화장실이 발견되어 7세기 경 당시 신라인들이 광범위하게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수세식 화장실들은 신라가 멸망한 후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는데, 조선 후기에 서양인들이 수도 서울을 여행하며 쓴 글에 따르면 집집마다 요강을 이용했고 오물은 그냥 창밖으로 내버려 밟고 다녔다고 기록되어 있어 기술 전승이 완전히 끊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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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의 것으로 백제 30대 무왕(600~641) 때 조성된 궁성 유적으로 추정되는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서도 화장실이 발견된 적이 있다. 직사각형 형태의 구덩이 3기와 종이 대신 뒤를 닦을 때 사용한 반원형 나무 막대가 발견됐는데, 화장실에 쌓인 배설물이 일정량이 넘으면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길을 파놓았고, 구덩이 토양을 분석한 결과 회충·편충 등 기생충 알이 확인돼 화장실 유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따로 물을 사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재래식 화장실로 확인된 바가 있다.# 동궁과 월지에서 발굴된 수세식 화장실 유구는 화장실이라는 공간과 그 부속품들이 한자리에서 발견된 한국사 최초의 사례로, 현재까지 조사된 한국의 고대 화장실 중 가장 고급형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8월, 이 월지의 배수로 중 일부가 화재 대비용 소화전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한겨레 : 신라 궁궐정원 굽이굽이 물길은 ‘소화전’이었네 이 연구 결과가 맞다면 한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소화전이다.
1,300여년 전 신라인들이 사용하던 수세식 화장실로, 당시 한국인들의 위생관념 및 일상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