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스페라도와 어울리던 친구 중 하나. 엘리의 생일 파티에 왔다가 다락방 창문을 통해 레슬리의 잔뜩 굶주린 모습을 봤다. 그 걸 건수 삼아서 레슬리가 학대 당하는 걸 묵인하는 조건으로 엘리의 보석과 드레스를 계속 뜯어갔다.
엘리가 그 화풀이로 레슬리를 때려댔기에 레슬리는 그녀를 딱 한 번 봤음에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다 셀바토르 공작 영애가 된 레슬리와 대기도 날에 마주치자 남들 앞에서 레슬리와 친구인 척 팔짱끼면서, 레슬리의 학대를 묵인하고 입막음 비용을 챙긴 걸 예전에 레슬리를 도운 적 있다고 포장해서 말한다.
레슬리가 그런 행동에 학을 떼자 지금 네가 감히 내 말을 거부하냐는 듯이 웃으며 공녀님의 비밀을 말하지 않게 도와달라고, 엘리가 그랬듯이 얼토당토 않은 협박을 시도한다. 하지만 레슬리가 스페라도 가문에게 학대 당한 것은 귀족재판을 통해 알려질 대로 알려진 마당이라, 오히려 자신을 팔아넘긴 영애 쪽이 큰일 나지 않겠냐고 반박한다.
이에 조금씩 쫄아서 변명하는 내용이 가관인데, 자신은 (레슬리 입장에선 씹어죽여도 시원찮을) 스페라도 후작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며 학대 당한 건 조금도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문은 스페라도 가문보다 미약한 가문이고 자신이 스페라도 가문에 들어가는 것도 무리여서 받을 수 있는 걸 받아 두자 싶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거기다 하필... 레슬리의 학대를 묵인해 뜯어낸 목걸이를 차고 온 터라 레슬리에게 이런 걸 차고 왔다는 건 우리 셀바토르 공작가가 우스워 보이는 게 아니냐고 위협당한다.
처음 레슬리를 봤을 때, 잔뜩 배고파 보였는데도 다락방에서 냄새만 맡는 걸 보고서 저런 건 보통 귀족 가문 내에서 수치로 취급해 숨기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엘리에게 찾아가 황태자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협박했다.
그 후로도 종종 그랬는데 그때마다 매번 밥을 굶은 듯이 연악해보이고 머리카락은 노인처럼 보이는 불쌍한 아이라고 타인에게 말해줬으니, 자신은 드레스를 받고 레슬리는 실수했는데도 덜 맞고 엘리는 비밀을 지켰기에 모두에게 좋은 거래라고 자기합리화를 했다.
스페라도 가문이 몰락하고 나서, 레슬리가 셀바토르 가문의 공녀가 되자 스페라도와는 인연을 끊었다. 사람은 쉽게 안 변하니 레슬리가 여전히 만만하리라 생각하고, 과거에 도와줬으니 공녀의 첫 친구로서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것쯤은 괜찮겠다는 뻔뻔한 태도로 다가간다. 그 결과 스페라도 후작의 레슬리 학대에 가담한 공범으로서 셀바토르 공작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전에 고모의 추천을 받아서 스페라도 후작가에 하녀로서 잠시 근무했다가 해고되었다. 엘리는 새로운 고용인이 들어오면 레슬리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신고식을 치르게 했다.
그 실상은 조잡하고 딱딱한 검은 빵을 대충 던져주고 오는 식으로 레슬리를 괴롭히면 합격이었다. 그녀는 제국에서 손꼽히는 귀족 가문이면서 봉급도 별로인데다 가주와 그 부인, 장녀는 물론 유모의 성격까지 안 좋고, 신고식이랍시고 가녀리고 그나마 사람다운 레슬리한테 이빨 깨먹기 딱좋은 검은빵을 주란 말에 화가 나서, 제대로 먹을 만한 흰빵을 대접해주고 시원하게 잘렸다.
나중에 스페라도로부터 벗어나 셀바토르 가의 공녀가 된 레슬리와 재회하게 된다. 자신에게 사과하는 레슬리에게 그 덕분에 그 집안에서 빨리 나왔다고, 그 덕분에 결혼하고 아기를 낳았고 신전 근처에서 식당을 한다며 감사하다며, 오히려 알고도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리하여 레슬리가 시험을 위해 신전에 들어가기 며칠 전, 몇 명의 기사들과 함께 그녀가 운영하는 식당에 찾아간다. 만약을 대비하려고 호위기사가 그녀가 내준 음식을 의심하고 독극물 검사를 하자, 레슬리가 불쾌하게 여겨 현관문 밖에 세워둔다.
[21] 그녀를 경계해서 반쯤 일부로 큰소리로 놀래키거나 초장부터 지나친 난제를 내서 기선제압하려던 루엔티에게도 스페라도 사람들에 비하면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르트의 "셀바토르 공작처럼 되는 게 어렵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꼬집은 말에도 인정하고 받아들인 레슬리의 캐릭터성에 안 맞는 위기를 만들기 위한 억지가 아니냐고 비판 받았다.
[22] 다만 레슬리가 아직 어린 나이고, 레슬리 입장에선 그녀가 생애 최초의 호의를 베푼 은인이니 그럴 수 있다고 참작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 레슬리가 자신을 염려해줬는데도 자신이 그렇게 행동한 것을 기사들에게 직접 사과했고, 그 말을 들은 사이레인이 덧붙인 이유를 참작해 누구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그럴 수 있다(이런 경험을 통해 믿을 자와 의심할 자를 가리는 식견을 키울 수 있다)며 앞서 언급된 비판을 받아들여 당위성을 부여하려는 독자들도 있다.
그러고 나서 레슬리에게 선물이라며 털실로 짠 팔찌를 채워줬다. 하지만 마델마저 방심한 틈을 타서 문을 잠그고, 후작의 부하가 미리 2층에 준비한 램프를 깨트려 식당 건물에 제물의 불을 지르자 레슬리가 도망 못 가게 꼭 붙잡는다.
알고보니 엠로아가 이전에 말했던 것과는 다르게 남편은 죽은 게 아니라 도박에 중독되어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다. 스페라도 후작 일당은 그녀의 남편을 꼬드겨 아이를 납치해서, 어둠술을 억제하는 팔찌를 레슬리에게 채우고 함께 희생하면 남겨진 아이를 후원해주겠다고 줄곧 협박했다.
그러나 레슬리가 당당하게 생존 의지를 밝히자 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협박에 따라봤자 남편이 아이를 학대할 가능성도 있음을 떠올리며, 레슬리를 지하창고에 내려보내고 온몸으로 불꽃을 막아 구하려고 한다.
그리고 르아의 타산적인 내부고발 덕분에 알고 온 셀바토르 공작 부부 덕에 그녀의 죽음 없이도 레슬리는 구해진다. 셀바토르 공작은 암살 실행범이니 그대로 죽게 방치하려 했으나, 레슬리가 마지막에는 자신을 구하려고 희생한 걸 참작해 변호해줘서 그녀도 구출된다. 그 결과, 평민이면서 귀족을 살해하려 했으니 본디 사형이 마땅한데도 자식과 함께 국외로, 그것도 꽤 따스하고 풍요롭고 살만한 동네로 추방되는 선에서 끝난다.
슈엘라 아폰 틸레이얼 자작부인의 친척 동생. 슈엘라와 분홍머리카락이 많이 닮았다고 한다. 레슬리 못지않게 아셀라 벨칸 셀바토르를 경외하며, 면식도 없으면서 역사서를 참조해 직접 초상화를 그리고 펜던트에 넣어 휴대하는 수준이다. 평소 슈엘라로부터 레슬리에 대해 들어봐서 셀바토르 모녀를 흥미롭게 생각했는데, 아라벨라와 첫 번째 사제들을 뽑는 2차 시험에서 레슬리를 만나고 친해진다. 현재 레슬리가 마음을 연 유일한 친구다.
[23] 나머지는 셀바토르 공작가와 연을 만들어 보겠다는 수작으로 접근했는데, 셀리스는 그런 거 없이 셀바토르 가문에 대한 순수한 덕심(...)으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아롬벨 사람으로 바덴의 영주. 상당히 호탕한 성격. 아셀라, 사이레인, 피스토레와 친하다. 아셀라의 부탁으로 에피알테스에 관련된 기록을 전해준다. 남편 바텔과 자식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