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임산부 살해사건
名古屋妊婦切り裂き殺人事件
1. 소개
1988년 3월 18일, 일본 나고야시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살인사건. 범인을 잡지 못해 영구미제로 남아 있다. 비슷한 제목의 영화 <나고야 살인사건>과는 무관하다.
2. 사건의 개요
1988년 3월 18일 저녁 7시 경,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카가와구에 있는 아파트로 당시 31세의 회사원이 귀가했다. 이 회사원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는데,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었던 13일이 지났는데도 출산의 기미가 없었기 때문. 게다가 오전까지만 해도 연락을 하면 금방금방 전화를 받았지만, 오후가 되자 아무리 연락을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
이상하게도 남편이 집에 퇴근했을 때, 대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집은 어두컴컴했다. 게다가 어디선가 아기가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이 거실로 가보니, 놀랍게도 만삭의 아내가 실로 잔혹하게 살해 당해 있었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아내는 양손이 단단히 묶여 있었고, 목에는 전깃줄이 감겨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내의 배가 예리한 칼로 잘려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살해된 아내의 발 밑에는 뱃속에 있어야 할 태아가 탯줄이 잘린 채 피투성이가 되어 울고 있었다. 처음에 남편은 아내가 자력으로 출산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범인은 임산부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체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고''', 임산부의 뱃속에는 전화기와 캐릭터 인형이 달린 열쇠고리를 넣어두고, 그녀의 지갑을 가지고 사라졌다. 이 때문에 남편은 119에 신고할때 아랫층 집에서 전화기를 빌려야 했다.
범인에 의해 꺼내진 태아는 허벅지 뒤편, 무릎 뒤편, 고환의 3군데가 칼에 베여 있었고, 꺼내진 후 방치되어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끝에 4월 2일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1]
3. 수사
이 잔혹하고 엽기적인 사건에, 경찰은 처음에 남편을 용의선상에 올려두었다. 그 이유인즉 처음 집에 도착했을 때 문이 잠겨 있지 않았고 집이 어두컴컴했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은 아내부터 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었다는 점, 그리고 아내가 죽은 후 기자들 앞에서 "아내는 와인을 좋아했으니 영전에 와인을 따르겠다" 라면서 침착하게 와인을 따른 점이 아내를 잃은 남편의 모습이라기엔 적잖이 의아하여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내를 부검한 결과 사망시간이 오후 3시 경으로 추정되었고, 그 시간에 남편은 회사에 있었던 것이 확인되어서 곧 용의선상에서 제외되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이 부부가 부업으로 하던 암웨이의 판매사업이 살인 동기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경찰은 이 암웨이 판매사업에 얽힌 원한관계로 아내가 살해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증명해낼 만한 단서가 없었다.
잔혹한 범행방법 때문에, 생명의 고귀함을 모르는 소년범의 범행이 아닐까도 제기되었으나 범인이 집에 흙발로 들어와 남긴 발자국의 크기는 아이의 발자국이 아니었다. 다만 고교생 쯤 되면 다리의 크기는 어른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건 생각해야 한다.
사건 당시 살아 있던 임산부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암웨이의 통신판매에 참여하던 여성으로 확인되었다. 이 사람은 딸기를 사들고 임산부의 집에 방문했고, 두 사람은 딸기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 암웨이 제품을 이 여성에게 주고 대금을 받았다. 경찰이 확인해본 결과, 임산부가 받은 대금은 범인이 가져간 지갑에 있었던 걸로 드러났다.
이후 이 여성과 임산부는 아파트 밑의 주차장까지 같이 내려갔으며, 여성은 아내가 집의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여성은 주차장에서 그 임산부의 배웅을 받고 그곳을 떠났다. 사망 추정시각으로 미루어본다면, 범인은 여성과 살해된 임산부가 아파트 밑의 주차장으로 내려갔을 때, 열린 대문으로 집에 침입해 임산부를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고타쓰 위에 방문한 여성이 선물로 가져온 딸기를 담은 유리그릇이 그대로 남은 것으로 보아 범인은 임산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4. 의문의 인물
경찰은 수사하는 과정에서 의문스러운 인물을 목격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살해된 임산부가 살던 집의 바로 아래층에 살던 사람이, "오후 3시 10분부터 20분쯤 사이에 의문스러운 남자가 아파트를 배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것.
그에 의하면 누군가 대문 문고리를 잡고 찰칵찰칵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난 뒤 벨이 울리자 나가 보니 165cm 정도에 30대 정도로 보이는 양복을 입은 남자가 "나카무라 씨를 아십니까?" 라고 물어봤다는 것. 집주인 남자가 그런 사람은 모른다고 하자 남자는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사람을 찾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게 문제. 만약 사람을 찾는 중이었다면, 벨을 눌러서 물어보면 될 일인데 굳이 '''대문이 열렸는지 잠겼는지 문고리를 돌려봤다'''라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경찰은 이 "나카무라를 아냐"고 물은 사람이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남자의 정체를 추적했다. 수사 결과 아파트 근처에 가까운 역에서도 이 남자와 비슷한 외양의 남성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몇 건 더 나왔다. 그러나 끝내 이 의문의 인물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5. 사건 이후
워낙 잔혹하고 충격적인 사건임에도 범인을 잡을 단서나 증거가 남지 않았던 탓에 범인을 잡는 데는 실패했고, 결국 2003년 3월 18일에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공소시효 만료 직전에 TV 아사히의 범인수배 프로그램인 기적의 문 TV의 힘에서 이 사건을 다루며 범인을 찾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사건의 피해자인 남편과 범인에 의해 강제로 꺼내진 피해자의 아들은 세간의 계속된 관심을 견디지 못하고, 1999년에 해외로 이민을 가버렸다고 한다.
기묘하게도 이 사건으로부터 28년 전인 1960년 7월에 일본 고치 현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여중생의 배가 십자로 갈라져 있었고, 뱃속에는 여성의 속옷들이 넣어져 있었다. 여중생을 집에서 꾀어낸 24살의 어부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이 어부는 사건 현장 근처에서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다. 유사한 범행 수법으로 볼때 이 두 사건의 범인이 동인인물이거나 비슷한 정신상태를 가진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
5.1. 나는 범인을 알고 있다? 한 여성의 주장
일본의 인터넷상에는 자신이 이 사건의 범인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이트까지 개설한 한 여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여성의 주장이 실린 사이트
이 여성에 의하면 사건으로부터 2년 후인 1990년 2월, 어떤 남성이 자신의 집에 침입하려고 했다고 한다. 여성은 놀라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의문스러운 모습만을 보이면서 자신의 신고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자신의 거주지가 살해된 임산부가 살던 집 근처이며, 한겨울에 재킷도 없이 니트만 입고서 자신의 집에 들어오려고 했다고 한다.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아이치 현 경찰은 이 사건의 범인을 이미 알고 있지만, '''증거가 없어서 잡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집을 도청하고 이 범인이 자신을 살해하려 들 때 바로 체포해서 자백을 받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이트에서는 더 심각하게도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걸로 알려진 아이치 현 경찰 간부의 실명까지 적시했다. 한때 일본 야후 계정에 있던 이 사이트는 폐쇄된 뒤 다른 계정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과연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난이라기엔 여성의 주장이 구체적이라는 점 때문에 사건의 실체일지도 모른다고 보기도 한다.
[1] 아기까지 죽었단 루머가 퍼져 있었지만 다행히 아닌걸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