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일 수록 잘 잔다
1. 개요
일본의 명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1960년 범죄 스릴러 작품.
제목은 유명한 속담인 "맞은 사람이 발뻗고 잔다"를 뒤집은것 같다. 재벌 집안에 대해 아버지의 원한을 품은 주인공이 재벌 집안에 잠입, 집안을 붕괴시키려고 하는 전형적인 복수극이다. 복수를 위해 신분까지 위장하여 물불 가리지 않는 주인공과 집안과 출세와 야욕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재벌 총수와 그 일당들, 그 사이에 낀 주인공의 아내 등 인물 각각이 내비치는 심리가 묘하게 흥미로운 수작이다. 기본적인 얼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한다.
2. 줄거리
니시 코이치(미후네 토시로)는 지역개발공사 재벌 이와부치 가문의 장녀인 이와부치 요시코(카가와 쿄코)와 결혼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결혼식에 결혼케이크가 등장할 차례가 되자 몇몇이 경악한다. 현청사 외관의 흰 케이크 7층 창문 부분에 장미가 보란듯이 꽂혀 있는 것. 현청사 7층은 과거 지역개발공 간부 후루야가 투신자살했던 곳이었다. 결혼식 중간엔 형사들이 찾아와 결혼식 사회를 보던 개발공사의 와다 부장을 압송해간다. 이후 개발공사의 전방위적인 개발 로비가 드러나 수사가 지속된다.
수사를 받던 와다는 개발공사 측에서 '''모든 것을 지고 사라지라'''는 최후의 명령을 받게 되고, 실망한 그는 어느 화산에 올라가 몸을 던지려는데...
몸을 던지려던 와다 부장을 붙잡은 것은 '''니시'''였다. 니시는 와다에게 헛된 죽음으로 회사를 연명시키려 하는 개발공사 실세들의 추악한 현실을 보여주며 복수극에 동참시킨다.
사실 니시 코이치의 본명은 이타쿠라로 자신의 친구인 '''진짜''' 니시 코이치와 신분을 바꾼다. 그는 후루야의 사생아로 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이와부치 가문에 접근해서 결혼까지 골인한 것.
그런데 니시 코치이는 정말로 요시코를 좋아하게 되었다. 요시코의 오빠도 니시에게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진심어린 취중진담을 할 정도로 니시를 꽤나 아끼고 있었는데, 그가 동침하지 않고 밤에 항상 늦게 들어오는 것이 계속되자 의심하던 요시코의 오빠는 결국에 니시의 신분을 캔 끝에 위조되었음을 알게 되고, 밤 늦은 시간 니시가 귀가할 때 2층 난간에서 '''이타쿠라!'''라며 니시의 실명을 외친다. 니시가 놀라 뒤를 돌아보자 오빠는 방에서 수렵용 총을 꺼내오고, 그 사이 니시는 요시코를 둔 채 도망치게 된다. 마찬가지로 니시의 실체를 알게 된 총재 이와부치는 요시코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니시가 있는 위치를 캐묻는다. 이후 이와부치는 자객을 보내서 니시에게는 혈관에 바로 알코올을 주사하게 해서 음주운전으로 죽게 만들고, 와다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 나름대로 살해한다. 요시코의 오빠는 니시의 친구가 니시의 최후를 밝혀주면서, 아비가 얼마나 악한지를 알게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싹트게 된다.
사건 이후 이와부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위가 사고로 안타깝게 죽었다'''며 언론플레이. 아비의 추악함을 안 요시코와 오빠는 이와부치와 절연하고, 그들을 붙잡으려 뛰어가던 이와부치에게 이사진의 전화가 온다. 이사진은 이와부치에게 잠시 미국에 가서 쉬고 있으라 말하고, 이와부치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여 수화기를 내려놓고 영화는 끝난다. 권선징악의 정반대의 결말을 보면 꽤나 씁쓸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