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
김씨표류기, 천하장사 마돈나, 백두산의 이해준 감독, 설경구, 박해일 주연의 2014년 한국영화.
1. 시놉시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 배우 ‘성근’(설경구)은 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의 대역 오디션에 합격한다. 생애 첫 주인공의 역할에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필사적으로 몰입하는 성근.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지만, 그는 김일성 역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로부터 20여년 후 스스로를 여전히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성근 때문에 미치기 직전인 아들 ‘태식’(박해일). 빚 청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다시 옛집으로 모셔온 태식은 독재자 수령동지(?)와 조용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2. 줄거리
노모와 어린 자식을 데리고 사는 김성근(설경구 분)은 소규모 극단에서 8년째 무명 배우로 지낸다. 비록 주연 배역을 따진 못하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고 밝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극단에서 준비하는 연극 <리어왕>에서 '광대' 역을 맡은 선배가 연출자와의 마찰로 극단을 떠나고 만다. 아들에게 배우로서의 모습을 당당히 보여주고 싶었던 성근은 그 기회를 이용해 '광대' 역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첫 공연에서 무대에 나오자마자 그는 대사를 새하얗게 잊어버리고, 무대 뒤에서 연출자에게 매 맞는 꼴을 아들에게 들킨다.
대기실에서 흐느끼고 있는 그에게 허 교수(이병준 분)가 비밀 오디션을 보길 권하며 명함을 주고 간다. 성근은 허 교수가 알려준 오디션장에 가서 자신의 연기를 선보이지만 대번에 탈락을 하고 만다. 절박한 그는 허 교수를 물고 늘어지다가 끌려나가고 마는데, 그로 인해 양복을 찢긴 허 교수는 "저런 새끼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합격시켜야 해!" 라며 그를 합격 명단에 올려놓고야 만다. 성근을 비롯한 예선 합격자들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옷을 빼앗기고 혹독한 고문을 당한다. 고문실에서 풀려나기 위해 없는 죄목을 꾸며내지 않고 계속 버틴 그에게[1] 오 계장(윤제문 분)이 다가와 합격 축하 인사를 한다. 그는 앞으로 있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리허설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성근이 김일성의 대역을 해야 한다고 통보한다.
그를 완벽한 김일성으로 만들기 위해 허 교수가 연기를 지도하고 주사파 대학생 이철주(이규형 분)가 주체사상을 지도한다. 비록 중정 지하실에 갇혀 김일성 연습만 하는 처지에 놓이지만 성근은 이따금 위로금과 휴가를 받게 된다. 그 덕에 성근은 번듯한 새 집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는 등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상회담 리허설이 임박한 시기에 유신정국으로 인해 회담 계획이 통째로 취소되고, 김성근과 그의 팀은 통째로 해산되고 만다. 성근은 또 한 번의 실패를 겪으며 자신이 만든 '김일성'의 세계에 갇혀버리고 만다. 그리고 20여 년이 흐르게 되는데...
3. 마케팅
설경구와 박해일 이라는 거물급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고 둘 모두 절륜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김일성이라는 소재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인지 전국 38만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참패했다.[2] 이로서 이해준은 감독한 세 영화가 모두 평은 좋으나 흥행은 실패하고 만다.
4. 기타
작중에 태식이 중간에 들고 나오는 딱지의 그림은 투장 다이모스인데, 사용하는 기술이 마징가Z의 광자력 빔. 작품 배경은 7.4 남북 공동 성명 직후인 1972년이므로 존재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마징가Z는 72년 작품이지만 투장 다이모스는 1978년 작품이다.
성근이 김일성의 대역을 했다는 내용은 픽션이지만, 모티브가 될 만한 사례가 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대역이 김정일의 사상이나 사고방식을 잘 공부해뒀다가 북한과의 협상을 시행하기 전 리허설에 김정일 역으로 참석해서 진행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정일이 사망한 뒤 이 대역의 정체가 공식 공개되었다.
비슷한 시기의 전혀 상반된 주제를 다룬 영화 실미도와 비교되기도 한다. 재밌게도 두 영화 모두 설경구가 주연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