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벨
1. 개요
데시벨(decibel, $$\rm dB$$)은 기준에 대한 비율에 상용로그를 취한 물리량의 단위이다. 비 SI 병용 단위에 벨(Bel, $$\rm B$$)과 함께 등록되어있다. 상용로그의 값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차원이 없다.
2. 상세
개요에서 전술한대로, 데시벨의 수치는 기준치에 대한 비율에 상용로그를 취한 것이기 때문에 '''데시벨 자체는 절대치가 아니라 상대치이다'''. 일상적으로 절대치처럼 쓰이는 단위들은 기준값이 고정되어있고 데시벨 뒤에 부가적인 기호를 붙여야 하는데[1] 이걸 보통 생략하고 쓰기 때문에 절대치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3. 정의
우선 SI 접두어가 빠진 벨[2] 은 기준 $$P_0$$에 대한 측정값 $$P$$의 비에 상용로그를 취한 물리량의 단위로 정의된다. 즉,
데시벨은 위 식에서 단위에 데시를 붙인 것, 즉 벨에 $$10^{-1}$$을 곱한 것과 같으므로 최종적으로는 양변을 $$\rm d = 10^{-1}$$로 나눈 것과 같다. 따라서 $$L_{\rm dB}$$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쉽게 말해서 $$\rm1\,dB$$은 기준치의 $$10^{\frac1{10}}$$배, 즉 약 $$1.259$$배를 나타낸다. 데시벨 수치가 $$10$$ 올라갈 때마다 실제로는 기준치의 $$10$$배씩 증가하는 셈이다.
참고로 이때의 $$P$$는 전력랑(power quantity)을 의미하는 기호로 장량(field quantity)인 전압 $$V$$를 쓸 경우 $$P = \dfrac{V^2}R$$의 관계에 따라
가 되어 데시벨의 수치가 '''2배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데시벨로 나타낸 수치를 읽을 때에는 무엇에 대해 측정한 값인지를 잘 읽어야 한다. 골드웨이브에서도 $$\rm20\,dB$$을 $$10$$배로 계산한다.
굳이 데시벨을 따로 쓰는 이유는 벨 자체가 실생활에서 쓰기에 너무 큰 단위이기 때문이다. 벨을 쓰면 $$\rm3\,B$$만 하더라도 기준치의 $$\boldsymbol{1000}$$'''배'''가 되기 때문에 웬만한 수치들은 소수로 나타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정의도 그렇고 배수 관계도 약간 복잡하다.
4. 네퍼와의 관계
동일하게 비율에 자연로그를 취한 네퍼와는 로그의 밑변환을 통해 용이하게 환산이 가능하다. 이때 네퍼는 장량에 대한 비율의 자연로그로 정의가 되어있기 때문에 장량에 대한 데시벨의 정의 식을 적용한다. 즉
에서 $$\log_{10}x = \dfrac{\ln x}{\ln10}$$이므로
이 된다. 약식 표기로 나타내면
이다.
5. 실생활에서
5.1. 음압 레벨
소음 공해의 정도는 음압 레벨을 측정하여 나타내는데 이때 쓰이는 데시벨은 엄밀히는 $$\rm dB_{SPL}$$ 혹은 $$\rm dB~SPL$$을 단위로 하는 값으로, 보통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음압 $$\rm0.0002\,dyn/cm^2=20\,\textμPa$$을 기준으로 정하고 절댓값으로 사용한다. 음압 레벨은 장량에 속하는 물리량이기 때문에 정의 문단의 두 번째 식을 쓴다. 예를 들어 음압이 $$\rm40\,dB_{SPL}$$이라는 것은 '가장 작은 소리의 $$100$$배' 크기라는 뜻이다.
다만, 이것은 공기 중에서의 이야기이고 수중에서는 $$\rm0.000\,01\,dyn/cm^2=1\,\textμPa$$을 기준으로 한다. 왜냐하면 물은 밀도가 약 $$\rm1000\,kg/m^3$$이며 음속이 $$\rm1445\,m/s$$다. 그러므로 고유 음향 임피던스 $$Z_0$$는 밀도에 음속을 곱하여 $$\rm1\,445\,000\,rayls$$지만 공기는 $$\rm415\,rayls$$이다. 음압의 세기 $$I$$는 음압 $$p$$와 $$Z_0$$에 영향을 받는데 $$I = \dfrac{p^2}{Z_0}$$이기 때문에 $$Z_0$$가 크면 클 수록 같은 음압이 발생해도 음압의 세기는 약해진다. 그래서 공기 중일 때 기준 음압인 $$\rm20\,\textμPa$$보다 작은 값인 $$\rm1\,\textμPa$$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5.1.1. 음압 데시벨(dBSPL)의 정도
여기서부터는 청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으로 분류된다.
5.2. 다른 분야에서
전기/전파 관련에서도 절대적인 값으로 쓰이는데 역시 추가적인 기호를 덧붙여서 특정 용도의 절대수치임을 명확히 한다.($$\rm dBm$$, $$\rm dBV$$ 등).
6. 기타
데시벨이 음향, 전기전자, 통신 등 공학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 공학적으로 유용한 몇몇 파라메터들은 데시벨을 사용하면 선형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형관계를 사용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데시벨을 사용했을 때 선형적으로 된다면 데시벨을 사용하는 것이 직관적이다. 많은 현상들은 지수적으로 변화하는 성질을 가지는데 여기에 로그를 씌우면 선형적으로 바뀌게 되고, 상용로그를 사용했을 때 근사적으로 선형적으로 변할 경우 데시벨을 사용한다.
- 로그의 성질로 인해 곱셈이 덧셈으로 바뀌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계산할 때 더 간단해진다. 데시벨이 쓰이는 가장 큰 이유이다. 예를 들어 전기 신호의 파워가 $$100$$배($$=\rm20\,dB$$) 증폭됐다가 $$\dfrac12$$로 감쇄($$\fallingdotseq\rm-3.0103\,dB$$)됐다가 $$\dfrac18$$배 감쇄($$\fallingdotseq\rm-9.0309\,dB$$)됐다가 $$5$$배 증폭($$\fallingdotseq\rm6.9897\,dB$$)된 후 $$\dfrac13$$배 감쇄($$\fallingdotseq\rm-4.7712\,dB$$)됐을 때 최종적으로 얼마나 증폭됐는지 구해보자. 데시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를 전부다 곱해야 하지만, 데시벨을 사용하면 다 더해버리면 되므로 소수점 때고 더해서 $$\rm(20 - 3 - 9 + 7 - 5)\,dB = 10\,dB$$로 약 $$10$$배 증폭이란 결과를 간편하게 구할 수 있다. 엔지니어들은 $$2\fallingdotseq\rm3\,dB$$ , $$3\fallingdotseq\rm5\,dB$$ , $$5\fallingdotseq\rm7\,dB$$ 하는 식으로 주요 숫자들의 데시벨 어림값을 외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른 예로 데시벨을 적용하면 곱셈이 덧셈으로 바뀐다는 점을 이용하여 주파수 응답 그래프를 컴퓨터 없이 손으로 계산해서 그리는 게 가능하다(Bode plot 그리기).
- 데시벨을 사용하면 로그 스케일을 사용하는 것이 되므로 넓은 범위의 자료를 한눈에 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다이나믹 레인지를 키운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만약 $$xy$$그래프의 $$x$$축이 상용로그 스케일일 때 $$y$$축을 데시벨을 사용하면 로그-로그 그래프가 되는데, 이런 형식의 그래프는 시스템의 주파수적인 특성을 나타낸 그래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vsauce3 유튜브 채널에선 $$\boldsymbol{1100\,}\bf dB$$의 에너지량을 구했다.
위 영상에 따르면 1100dB의 일률은 1098W(=J/s)로 우주 전체 질량을 에너지로 환산한 값인 4 x 1069J보다 그 값이 한참 상회하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한다면 질량-에너지 등가원리[3] 를 통해 질량으로 변환되며, 그 값이 약 1.113x1080 kg이라고한다. 이미 우주에 전체 질량 + 에너지보다 한참 큰 값[4] 이기 때문에 당연히 에너지가 압축되면서 질량으로 변하고 그게 다시 블랙홀로 변환된다고. 관측가능한 우주보다 더 큰 블랙홀이 탄생한다는 건 덤. 데시벨에 관련된 자료가 왜 없는지에 대해 아주 잘 설명해주는 동영상이라고 볼 수 있다. 데시벨 자체가 로그 스케일이다보니 값이 워낙 커져서...
위의 영상에 나오듯이 195 dB 이상은 충격파로 간주하게 되는데, 아폴로 계획의 새턴 V 로켓 발사 시 소음이 204 dB이었다. 이 정도면 고막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사망까지 갈 수도 있는 수준이다. 물론 로켓 발사 시 이 충격파를 받을 만큼 가까운 곳에 사람이 있을 리가 만무하기에 사람보다는 인접한 기계들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로켓 이륙 패드에 살수장치나 나일론 패드 등 여러 장치를 해두어 전투기 이륙수준의 소음으로 소리를 줄였다. 한편,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지리적 특성상 살수장치를 사용하기가 어려웠고[5] , 이 때문에 매우 큰 굴을 파 음파를 흩뜨리는(서로 부딪히게해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자연에서 발생한 소음 중 가장 큰 소음으로 기록된 것은 크라카타우 화산이 폭발할 때 낸 폭음이다. 추정값은 170~180 dB인데, 웬만한 소음 저리가라 할 정도로 컸다.
[1] 이를 테면 소음 공해 측정에 쓰이는 데시벨 공기중에서 음압 $$\rm20\,\textμPa$$을 기준으로 하는 수치이며 엄밀히는 $$\rm dB_{SPL}$$ 혹은 $$\rm dB~SPL$$과 같이 쓴다. $$\rm SPL$$은 음압 레벨(Sound Pressure Level)의 준말.[2]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이름에서 따온 단위이다.[3] E=mc2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도출되는 질량과 에너지는 바뀔 수 있으며, 질량과 에너지는 본질이 같다는 원리이다. 원자력 발전, 핵무기가 대표적인 예시로 이들은 핵분열 중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4] 물론 W와 J은 같은 단위 값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1:1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충분히 큰 값임은 변함이 없지만... [5] 물을 뿌려봤자 순식간에 얼기 때문이다.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할 로켓 발사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지금도 저기서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