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공
'''독공'''(毒功)은 무협물의 용어로, 독을 사용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1. 설명
독공을 풀어 말하면 '독을 사용하는 공부'가 된다. 무협소설 등지에서 말하는 독공이란 여러 가지 의미를 뭉뚱그려 가리키는 단어인데, '독공'이라고 하면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 용독술
2. 뱀이나 전갈 같은 독물을 부리는 조련술
3. 자기 몸에서 독기를 발출하는 기예
무협물의 세계에서는 이 셋을 한데 묶어서 독공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실상 따지고 보면 각각 별개의 분야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용독술은 몸을 쓰는 무술이라기보다는 지식이자 경험에 가까우며, 독물을 조련하는 것 또한 특수한 훈련이 필요한 전문기술이다. 그나마 무술에 가까운 것은 자기 몸에서 독기를 발출해 이를 무기 삼는 것인데, 이 또한 무슨 체술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초능력과 비슷하다.
이렇듯 독공 자체가 무공으로 구분하기에는 대단히 애매모호한 감이 있지만, 그런데도 무협소설에서 독공은 하나의 무공 계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천당문과 운남의 오독문은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독공의 명문이다.
2. 분야별 해설
2.1. 용독술
독을 분석하거나, 해독하거나, 무기에 바르거나, 음식에 타는 요령 등을 가리킨다.
현실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기술. 독은 허투루 가지고 놀다가는 사용자 본인이 먼저 중독되어 세상을 하직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므로 주의해서 취급할 필요가 있다. 용독술은 그런 독을 다루는 기술 일체를 말한다.
무협물에서 용독술은 독공에 포함되고, 굳이 독공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부류의 군상들도 습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춘약을 타는 하류잡배의 잡기도 이러한 용독술에 포함되며, 살수가 칼날에 독을 바르거나 시체를 화골산으로 처리하는 행위 또한 용독술의 일종이다. 다만 이런 용독술은 사실 내외공의 수련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서, 몇몇 작품에서는 독공에 포함하지 않는 예도 있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독공의 수련자라면 용독술에도 적지 않은 조예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2.2. 독물 조련술
뱀, 전갈, 지네 등의 독물들을 부리는 기술.
조련술의 일종으로 봐야할 것이나, 무협물에서 이런 독물들을 다루는 것을 보면 사실 현실의 조련술과는 거리가 있다. 절지동물은 물론이고 뱀도 그다지 지능이 높지 않아서 고도의 훈련을 시키기란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협물에서 독공의 고수는 이런 독물들을 갖가지 방법(약물, 심령을 통한 조작, 특수한 음파)으로 다루어 적을 해치우는 도구로 삼는다. 단순히 뱀이나 독충을 암기처럼 쓰는가 하면, 상대의 몸 속에 고독을 심어서 위협의 수단으로 삼기도 하고, 대량의 독충을 풀어서 진법을 이루는 예마저 있다. 아무튼 이런 조련술 또한 용독술처럼 몇몇 작품에선 독공에 포함하지 않는다.
2.3. 독기 발출
몸에서 직접 독을 발출하는 기예.
좁은 의미에서 독공이라고 하면 이쪽을 가리킨다. 손에 닿으면 독기가 전파되어 죽음에 이른다는 독수(毒手) 따위가 이에 속한다. 현실에서는 오독수(五毒手)나 주사장(朱砂掌) 같은 연공법[1] 이 경지에 오르면 손에 독기가 어린다는 속설이 있는데, 당연하지만 어디까지나 미신에 불과하다. 무협물에 나오는 천주만독수 등의 독수공은 바로 이 미신에 영향을 받아 창작된 설정일 것이다.
무협물에서 독기(毒氣)는 간혹 물질이 아니라 기공에서 말하는 기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해서, 간혹 독공의 고수는 심후한 내공의 고수인 예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