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즈데이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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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세 잉글랜드의 토지조사서. 라틴어로 쓰여져 있으며 원제는 Liber de Wintonia. 말 그대로 윈토니아(윈체스터)의 책이라는 뜻이다. 1086년 당시 잉글랜드의 왕이었던 윌리엄 1세가 잉글랜드인들의 지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토지 조사와 조세 징수를 목적으로 그에 관련된 내용이 담긴 책이다. 그 조사 규모와 자세함에서 전례가 없는 책. 웨스트민스터 북이라고도 한다. 당시 토지의 경작 면적, 토지의 가격, 소유자 이름, 노예와 자유민의 수를 조사하여 기록하였다.
책의 구성은 전체 2권으로 되어 있다. 제1권인 대(大)둠즈데이 북이라 하며 조사대상 중 에식스· 노퍽· 서퍽을 제외한 잉글랜드의 모든 주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으며, 각 주의 명칭을 제목으로 하여 그 밑에 국왕부터 국왕봉토직수령자 중 가장 낮은 급에 이르기까지 토지 보유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제2권은 소(小)둠즈데이북이라고 하며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제1권에선 제외된 에식스·노퍽·서퍽 주에 대하여 생략 없이 그대로 윈체스터로 보낸 보고서가 들어가 있다.
11세기의 잉글랜드의 토지 소유 현황[1] 과 이용 현황[2] 등이 자세히 서술돼 왕과 지방영주와의 권력관계, 경제상황, 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2. 배경
윌리엄 1세가 이끄는 노르만족이 잉글랜드를 침략해 색슨족을 지배하게 되었는데, 이때 소수의 노르만인이 다수의 잉글랜드인을 지배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윌리엄으로서는 강력한 수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1085년 사상 최초로 대대적인 토지 조사를 감행해 토지 면적은 기본이고 인구, 시설물, 가축 수까지 빠짐없이 조사한 것이 둠스데이 북이 쓰여진 배경. 게다가 예전에 냈던 세율 등을 상세하게 조사해서, 혹시나 미처 거두지 못한 세금을 거두려고 했다.
원래의 의도가 잉글랜드에서 최대한 세금을 많이 거두고자 한 것(=털어먹고자 한 것)이라 정말 상세하게 온갖 잡다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료이며, 11세기 웬만한 잉글랜드 지역의 경제 상황을 꽤 상세하게 알 수 있다.
3. 기타
많은 사람들이 이걸 요한계시록같이 세상의 종말에 대한 예언서로 오해한다. 이름 때문인데, 책의 원래 이름은 둠즈데이 북이 아니었고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둠즈데이 북이 된 것이다. 당시 Doom은 지금처럼 파멸이나 재앙을 뜻하지 않고 단순히 law나 judgment를 뜻한 단어였다. 즉 원래 '심사용 책' 이라는 뜻. 애초에 Doom이라는 단어에 파멸을 연상하는 뜻이 된 것 자체가 '심판의 날judgment day'이 세상이 불탄다는 식의 내용으로 알려져서 의미가 전용된 것이다.[3]
이 때문에 후대에는 당시에 세상이라도 멸망이라도 할 것 같이 세세하게 토지 조사를 해서 비꼬는 의미로 둠스데이 북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가져다 붙인 해석(...)을 하기도 했다.
한국사에서 비슷한 것으로 신라의 민정문서가 있다.
4. 여러 매체에서의 둠즈데이 북
4.1. 게임
- 문명 5의 '1066년: 바이킹의 운명이 걸린 해' 시나리오의 승리조건이 이 둠즈데이 북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런던에서 8칸 이상 떨어진 곳에 둠즈데이 법정을 8개 지으면 런던에서 둠즈데이 북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4.2. 서적
- 둠즈데이 북(소설): 작가 코니 윌리스가 중세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 시간여행 SF 소설의 이름이기도 하다. 흑사병으로 파멸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