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1. 개요
La Niña
서태평양(필리핀, 호주 등)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태평양(페루, 에콰도르 등)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 무역풍(아열대 고압대로부터 적도 저압대로 부는 바람)이 다른 해보다 강해질 때 생긴다.
이름의 유래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뜻하는 단어 La Niña. 원인과 영향이 정반대인 엘니뇨의 반대의 개념으로서 붙은 이름이다.
2. 발생 원리
[image]
적도 부근 바다는 무역풍으로 인해 북반구에선 북서쪽으로, 남반구에선 남서쪽으로 해류가 흐른다. 그런데 태평양에서 무역풍이 다른 해보다 강해지면 서태평양 적도 부근엔 두꺼운 온수층이 형성되고 동태평양의 온수층은 얕아진다. 이로 인해 동태평양에서의 용승이 강해져 심층수가 더욱 많이 올라오게 되고, 그리하여 동태평양의 찬 해수가 더욱 차갑게 되어 1년 중 5개월 이상 동안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 이상 낮아진다.
3. 영향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와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에는 홍수가 잦아지고 반대로 페루, 칠레 등 남아메리카 연안 사막은 평소보다 더 건조해져 가뭄이 발생한다. 또한 동남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연안에는 한파가 발생하고, 호주에는 이상 고온이 나타난다. 또한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기압은 평상시보다 상승하고 서태평양의 기압은 평상시보다 하강하여 두 지역의 기압차는 평상시보다 더 커진다.
한반도 역시 ENSO의 영향을 받는다. 통상적으로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11~2월에는 기온이 낮고 건조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겨울 기후는 ENSO 뿐만 아니라 북극진동지수(AO), 줄리안-메든 진동(MJO), 해들리 순환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여 형성되고, 특히 카라-바렌츠 해와 추크치-동시베리아해의 수온 변화에 따른 블로킹 형성 위치가 한반도 한파의 큰 연관성이 있음이 알려져 있다. 한반도의 기온 및 강수량과 ENSO와의 상관관계는 있지만 지배적인 수준은 아니다.
4. 사례
[image]
4.1. 1892-93 라니냐
1892년 ~ 1893년 사이의 라니냐는 현재 인류가 관측한 라니냐 중에서 가장 강했으며, 동태평양 수온이 무려 2˚C 이상 낮았다.[1] 그 영향으로 기록적 한파가 발생했으며, 우리나라는 정확한 기온자료는 없지만 베이징의 1893년 1월 월평균기온이 무려 '''-8.1 ˚C'''로 1861년 1월과 함께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2]
4.2. 1916-18 라니냐
1916년 4월 ~ 1918년 2월에도 강한 라니냐가 발생해서 1917년 1월의 서울 월평균기온 '''-9.0 ˚C'''를 기록하고 최저기온이 1월 22일 '''-21.1 ˚C''',[3] 최저기온 평균값조차 '''-14.4 ˚C'''로 공식 기록으로는 역대 가장 낮았다. 또한 1917년 12월에는 우리나라도 12월 15일부터 매우 추워졌으며, 북아메리카의 한파가 '''유래없이 강했다.''' 우리나라와 전세계의 정확한 기온자료는 한파 문서 참고.
4.3. 1973-74 라니냐
라니냐가 강하게 발생했던 1974년의 경우,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1~2.2℃ 낮았다고 한다. 강수량도 평균적으로 500mm 안팎에 머물렀고 겨울 내내 춥고 건조한 날씨를 기록했다.[4] 1974년의 경우 편차가 2도 이상 낮은 마지막 슈퍼라니냐이다.
4.4. 1998-99 라니냐
1990년대 대부분이 엘리뇨를 보였던 반면 98년 여름부터 라니냐로 전환되었다. 물론 1999년 연평균기온도 상당히 더운 편이고 1998~1999겨울도 따뜻했으나 비가 적어서 건조했다. 이처럼 고온건조한 겨울은 대표적으로 2018~2019 겨울이었으나 이는 엘리뇨였다.
4.5. 2020-21 라니냐
2020년에는 라니냐가 강하게 발생하게 되어서 슈퍼 엘니뇨가 일어난 2015년과 반대되는 기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초반까지 약했지만 길게 이어진 엘니뇨로 인해 2019년부터 2020년 3월까지는 매우 따뜻했지만 이후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면서 5월 들어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졌고, 8월부터 라니냐가 시작되었다. 11월 1일 기준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1.7도'''가 낮아 극점을 찍었다.[5]
태풍과 허리케인이 매우 많았던 2015년 1~7월과 달리 2020년은 1~7월 태풍이 적었으며 7월에는 태풍이 '''아예 생성되지 않는''' 전례없는 일이 일어난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6]
이렇게 기어이 2020년 10월 11일경 -1.0의 편차가 뜨기 시작되었다. 이후 10월 말에는 '''-1.6'''까지 낮아져 강한 라니냐의 범주에 들어가기 시작되었다.
그러나 정작 11월에는 수온이 급상승해서 -1.0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11월 16일부터는 다시 낮아져서 현재까지는 -1.0을 초과하지는 못했다. 이후 -1.2를 계속 유지하는 중이였지만 아주 살짝씩 올라가 현재는 -1.0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1월 8일 서울은 영하 18도 (5년만에 서울에 -18도 이하 기록이다), 춘천 영하 23도, 철원군 임남면 영하 24도가 예보되었다.
4.5.1. 전망
미국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이번 라니냐는 85% 확률로 겨울동안 지속되고 60%의 확률로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미국립환경연구센터의 CFS.v2 앙상블 역시 라니냐가 봄 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라니냐는 편차가 -1.5도를 넘어가는 다소 강한 라니냐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대한민국 기상청 역시 겨울동안 라니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4.5.2. 영향
라니냐가 2016년, 2017년과 달리 일찍 찾아왔고 강도도 수십년만에 강한 라니냐가 장마의 북상을 막아버려 7월에는 한반도 이상 저온이 발생한 반면에 중국, 일본을 포함하여 아시아 지역이 물난리를 겪어야 했었다. 그리고 7월부터 한반도에서도 영향을 줘 최장 장마와 잦은 폭우 사태를 맞게 되었다.
반면 라니냐로 인해 10월에는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었으며 서울은 2019년 1월 이후 21개월만에, 10월로만 한다면 1990년 10월 이후 30년만에 강수량이 기록되지 않았다.
또한, 미국에서 일어나는 대형 산불도 라니냐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밝혀졌다. 이 산불이 2020년 한반도 폭우 사태와도 근본이 같다. 관련 기사
5. 관련 문서
[1] 역대 동태평양 수온 편차[2] 사족이지만 이때 서울의 월평균기온 추측을 해보자면, 1892~1893년 겨울과 비슷하게 매우 강한 라니냐를 보였던 1917년 1월의 기온을 비교해보면 베이징 -6.9 ˚C, 서울 '''-9.0 ˚C'''이다.(보통 서울이 베이징보다 더 추운 경향이 있다. 인천광역시를 통해 좀더 비교해보자면 인천 < 베이징 < 서울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즉, 1893년 1월의 베이징 평균기온이 영하 8도일 정도면 그 옆 한반도도 '''1917년 1월을 능가하는 엄청난 한파가 기승을 부렸을 것이 자명하며''', 적어도 월평균기온 -9 ˚C 이하에 심하면 영하 두자릿수로 떨어지는 초강력 한파를 보였다고 유추해 볼 수 있지만 물론 정확한 기온자료는 없고 1976~1977년 겨울처럼 서울보다 베이징의 1월 월평균기온이 더 낮은 경우도 있다. 비공식 자료로 인천의 1893년 1월 평균기온이 -5.5도이므로 서울의 경우 2011년 1월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평균기온으로 추정되어서 영하 두자리수 한파를 보였을 가능성은 낮다. 1892~1893 한파는 서아시아나 중국, 러시아, 동유럽 쪽에서 강한 한파를 보였고 한반도는 그나마 덜했다.[3] 다만 이는 서울의 역대 최저기온은 아니다. 역대 최저 1위는 1927년 12월 31일에 기록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한파 문서 참고.[4] 1974년 연평균기온은 전국 기상관측 이래 하위 2위이다.[5] 10월 13일을 기점으로 약한 라니냐인 2017~2018년 라니냐의 평균 수온 최저(2017년 12월)인 편차 -1.0도를 넘게 되었다. 현재는 이를 쉽게 넘어서 2010~2011년 라니냐의 최저 평균 수온(2010년 10월)과 맞먹게 되었다.[6] 줄리안-매든 진동의 하강역이 북서태평양에 지배적이었던 영향이 가장 크지만, 무역풍(적도편동풍)이 평년보다 강했고, 높은 연직시어가 서태평양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