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한계
Roche limit | Limite de Roche
1850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E.로슈에 의해 계산된 공식으로, 위성이 모행성의 기조력[1] 에 부서지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 거리이다. 쉽게 말하자면, 천체의 중력가속도는 지표면을 기준으로 해발고도에 반비례하므로(우주로 나갈 수록 중력을 적게 받으므로), 반대로 위성이 로슈 한계보다도 낮은 고도로 접근하게 되면 행성이 위성의 앞면 부분에 거는 중력가속도와 위성의 뒷면 부분에 거는 중력가속도의 차이(분리력)가 위성 자체의 표면 중력가속도(결합력)를 초과해 버린다. 그 결과 위성의 앞면과 뒷면의 공전궤도와 속도가 달라지게 되어, '''위성이 주욱 늘어나다가 찢어진다.'''[2]
로슈 한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displaystyle d= 2.44\left(\frac{\rho_M}{\rho_m}\right)^\frac{1}{3}R$$
$$\rho_M$$과 $$\rho_m$$은 각각 모행성과 위성의 평균 밀도, R은 모행성의 반지름이다. 앞에 붙는 계수 2.44는 기조력에 의한 위성의 변형을 고려한 것으로, 위성이 변형이 없는 강체라고 가정할 경우 이 값은 1.26이 된다. 지구의 달과 같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위성들은 그 특성이 유체에 가깝기 때문에[3] 계수는 2.44에 가깝다. 로슈 한계 내에서는 위성에 미치는 모행성의 기조력이 위성 자체의 중력보다 커지기 때문에 위성이 파괴된다. 태양계 내의 대부분의 위성들은 모행성의 로슈한계보다 훨씬 바깥쪽에서 돌고 있으나, 토성의 고리는 로슈한계 안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토성의 고리의 생성 원인은 과거에 있었던 위성이 로슈 한계 안쪽으로 근접하여 부서진 결과라고 추정된다.
로슈 한계가 모행성의 질량이 아니라 밀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로슈 한계가 모행성의 반지름 안쪽에 위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성이 강체인 경우 위성의 밀도가 행성의 2배, 유체인 경우 14.5배가 넘는다면 행성 반지름 안쪽이 된다.
여담이지만, 달이 지구의 로슈 한계 안에 있었다면, 지구에게도 고리가 있었을 것이다.[4] 하지만 지구에게 달은 상당히 큰 위성이며 태양과의 거리도 가까워 토성처럼 밝고 오래 지속되는 고리를 가지긴 어렵다. 실제로 고리가 존재했다면 얼음보다는 암석으로 이루어진 어두운 고리일 확률이 크고, 그림자 때문에 표면 온도가 극심하게 낮아져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 #(영문) 참고.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은 서서히 모성과 가까워지고 있으며 약 36억년 뒤 로슈 한계 내로 넘어오면 박살날 예정이다. 화성의 포보스도 2~4천만년 후엔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며, 화성의 경우에는 지구형 행성 중에서 유일하게 고리를 갖게 된다. 다만 고리의 지속시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로슈 한계의 반지름을 결정하는 위성의 속성은 밀도뿐이다. 즉, 소행성이 로슈 한계 내로 진입하여 파괴될 때 잔해들이 발생해도 밀도에 큰 변화가 없다면 로슈 한계는 그대로일 것이고, 잔해들은 여전히 한계 내에 존재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번 진입한 소행성 잔해는 끝없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크기 이하로 부서지지는 않는데, 이는 소행성을 이루는 물질 자체의 결합력에 의한 것이다. 천체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자체 중력보다는 전자기적 결합력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충분히 작은 물체들은 로슈 한계 안에서도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멀게는 지구 주변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부터, 가깝게는 인간을 포함해 지표면[5] 에 있는 모든 물체들이 있다. 그러나 전자기력을 이길 정도로 중력이 강할 경우, 작은 물체의 양단에 전자기력 이상의 기조력이 작용해서 박살낼 수도 있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등의 작고 무거운 축퇴성에 가까이 가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6]
흔히 판타지나 SF매체에 등장하는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하게 보이는 달(위성)'이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게 바로 로슈 한계 때문이다. 크기가 큰 위성의 경우 로슈 한계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행성 지표면에서 봤을 때 크게 보일 만큼 가까이 다가오면 그 형상과 궤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바스라지며 흩어져서 고리화된다. 그럼 로슈 한계를 넘지 않을 정도로만 가까이 오면 크게 보이겠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위성도 엄연히 중력이 있으므로 그 정도로 큰 위성이 가까이 붙어있는 행성은 천문학적 수준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성관측이고 자시고 지표면에 안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조력이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생각해 보자. 지구가 위성에 대해 갖는 로슈 한계는 약 고도 2만 km 부근에서 형성되는데, 이 위치에 달이 있을 경우 지구에 미치는 차등 중력은 현재의 수천 배(!)에 달한다. 주기적으로 한라산을 수몰시키는 수준의 밀물이 들이닥치는건 양반이고, 바닷물이 아니라 맨틀 자체가 밀물과 썰물을 일으킬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온 밀러 행성의 모습처럼 말이다.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혜성의 핵이 분리될 때 뉴스에서 이 말이 나와 일반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로슈 한계를 넘지 않았는데도 혜성의 핵이 갈라졌음을 시사함으로써 이 작품에서의 혜성 낙하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어떤 판타지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혜성 내에서의 가스 폭발 등으로 핵이 갈라진 것일 수도 있다. 만일 로슈 한계를 넘었다면 혜성은 산산조각이 나서 차례로 지구와 격돌했을 것이다. 마치 1994년 7월 목성과 격돌한 슈메이커-레비 9 혜성처럼.
1. 개요
1850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E.로슈에 의해 계산된 공식으로, 위성이 모행성의 기조력[1] 에 부서지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한계 거리이다. 쉽게 말하자면, 천체의 중력가속도는 지표면을 기준으로 해발고도에 반비례하므로(우주로 나갈 수록 중력을 적게 받으므로), 반대로 위성이 로슈 한계보다도 낮은 고도로 접근하게 되면 행성이 위성의 앞면 부분에 거는 중력가속도와 위성의 뒷면 부분에 거는 중력가속도의 차이(분리력)가 위성 자체의 표면 중력가속도(결합력)를 초과해 버린다. 그 결과 위성의 앞면과 뒷면의 공전궤도와 속도가 달라지게 되어, '''위성이 주욱 늘어나다가 찢어진다.'''[2]
로슈 한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displaystyle d= 2.44\left(\frac{\rho_M}{\rho_m}\right)^\frac{1}{3}R$$
$$\rho_M$$과 $$\rho_m$$은 각각 모행성과 위성의 평균 밀도, R은 모행성의 반지름이다. 앞에 붙는 계수 2.44는 기조력에 의한 위성의 변형을 고려한 것으로, 위성이 변형이 없는 강체라고 가정할 경우 이 값은 1.26이 된다. 지구의 달과 같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위성들은 그 특성이 유체에 가깝기 때문에[3] 계수는 2.44에 가깝다. 로슈 한계 내에서는 위성에 미치는 모행성의 기조력이 위성 자체의 중력보다 커지기 때문에 위성이 파괴된다. 태양계 내의 대부분의 위성들은 모행성의 로슈한계보다 훨씬 바깥쪽에서 돌고 있으나, 토성의 고리는 로슈한계 안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토성의 고리의 생성 원인은 과거에 있었던 위성이 로슈 한계 안쪽으로 근접하여 부서진 결과라고 추정된다.
로슈 한계가 모행성의 질량이 아니라 밀도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로슈 한계가 모행성의 반지름 안쪽에 위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성이 강체인 경우 위성의 밀도가 행성의 2배, 유체인 경우 14.5배가 넘는다면 행성 반지름 안쪽이 된다.
여담이지만, 달이 지구의 로슈 한계 안에 있었다면, 지구에게도 고리가 있었을 것이다.[4] 하지만 지구에게 달은 상당히 큰 위성이며 태양과의 거리도 가까워 토성처럼 밝고 오래 지속되는 고리를 가지긴 어렵다. 실제로 고리가 존재했다면 얼음보다는 암석으로 이루어진 어두운 고리일 확률이 크고, 그림자 때문에 표면 온도가 극심하게 낮아져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 #(영문) 참고.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은 서서히 모성과 가까워지고 있으며 약 36억년 뒤 로슈 한계 내로 넘어오면 박살날 예정이다. 화성의 포보스도 2~4천만년 후엔 비슷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며, 화성의 경우에는 지구형 행성 중에서 유일하게 고리를 갖게 된다. 다만 고리의 지속시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로슈 한계의 반지름을 결정하는 위성의 속성은 밀도뿐이다. 즉, 소행성이 로슈 한계 내로 진입하여 파괴될 때 잔해들이 발생해도 밀도에 큰 변화가 없다면 로슈 한계는 그대로일 것이고, 잔해들은 여전히 한계 내에 존재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번 진입한 소행성 잔해는 끝없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크기 이하로 부서지지는 않는데, 이는 소행성을 이루는 물질 자체의 결합력에 의한 것이다. 천체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자체 중력보다는 전자기적 결합력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충분히 작은 물체들은 로슈 한계 안에서도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멀게는 지구 주변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부터, 가깝게는 인간을 포함해 지표면[5] 에 있는 모든 물체들이 있다. 그러나 전자기력을 이길 정도로 중력이 강할 경우, 작은 물체의 양단에 전자기력 이상의 기조력이 작용해서 박살낼 수도 있다.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등의 작고 무거운 축퇴성에 가까이 가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6]
2. 매체
흔히 판타지나 SF매체에 등장하는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하게 보이는 달(위성)'이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게 바로 로슈 한계 때문이다. 크기가 큰 위성의 경우 로슈 한계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행성 지표면에서 봤을 때 크게 보일 만큼 가까이 다가오면 그 형상과 궤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바스라지며 흩어져서 고리화된다. 그럼 로슈 한계를 넘지 않을 정도로만 가까이 오면 크게 보이겠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위성도 엄연히 중력이 있으므로 그 정도로 큰 위성이 가까이 붙어있는 행성은 천문학적 수준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성관측이고 자시고 지표면에 안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조력이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생각해 보자. 지구가 위성에 대해 갖는 로슈 한계는 약 고도 2만 km 부근에서 형성되는데, 이 위치에 달이 있을 경우 지구에 미치는 차등 중력은 현재의 수천 배(!)에 달한다. 주기적으로 한라산을 수몰시키는 수준의 밀물이 들이닥치는건 양반이고, 바닷물이 아니라 맨틀 자체가 밀물과 썰물을 일으킬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온 밀러 행성의 모습처럼 말이다.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혜성의 핵이 분리될 때 뉴스에서 이 말이 나와 일반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다. 로슈 한계를 넘지 않았는데도 혜성의 핵이 갈라졌음을 시사함으로써 이 작품에서의 혜성 낙하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어떤 판타지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혜성 내에서의 가스 폭발 등으로 핵이 갈라진 것일 수도 있다. 만일 로슈 한계를 넘었다면 혜성은 산산조각이 나서 차례로 지구와 격돌했을 것이다. 마치 1994년 7월 목성과 격돌한 슈메이커-레비 9 혜성처럼.
[1] 한 위성천체가 다른 모천체의 중력권 안에 있을 때, 모천체에 가까운 면은 중력이 크게 작용하고, 먼 면은 중력이 작게 작용하는 것. 밀물과 썰물도 달의 기조력에 의해 발생한다.[2] 모천체와 위성천체의 질량차이가 작을 경우에는 양쪽 다 계란모양으로 잡아당겨지며 이에 따라 극심한 열이 발생하는 영향을 받는다.[3] 달은 돌덩이인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물질을 강체로 유지시키는 전자기력의 중요성은 중력에 밀려 사라진다. 아무리 단단한 암석이라도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는 유체의 특징을 갖는다. 조악한 비유기는 하지만 이는 쇳덩이도 마찬가지인데, 장대레일이 현장에서 용접을 통해 제작되는 이유다. 실제로 레일의 길이가 일정규모 이상 길어지면 그 단단하던 레일이 엿가락처럼 쉽게 휘청거린다. 직접 보면 쇳덩이 맞아? 싶을 정도.[4] 혹은 과거에 고리를 가진 시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테이아#s-2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면서 나온 수 많은 파편 중 일부가 고리 모양으로 지구 주위를 공전하다가 고리의 재료들이 뭉치면서 달을 형성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다. 물론 테이아의 존재 자체가 가설의 영역이고 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5] 조석력이 가장 강한 곳이다.[6] 우주비행사가 블랙홀의 중력권에 잡혀서 선 채로 자유낙하하면, 머리에 걸리는 중력가속도와 몸통에 걸리는 중력가속도의 차이가 목뼈의 인장강도를 초과하여 스파게티처럼 늘어나 죽은 다음 갈기갈기 찢기는 최후를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