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5
1. 개요
존 G. 아빌드센 감독, 실베스터 스탤론 각본, 주연의 영화.
수작으로 호평받던 록키 시리즈는 3편부터 본격적으로 투철한 마초정신 그리고 당시 레이거노믹스 하에 강한 미국을 지향하던 80년대 미국식 패권주의에 물들면서 4편의 성조기를 두른 록키의 모습으로 정점에 이른다.
비난과 혹평을 받자 실베스터 스탤론은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1편 감독 존 G. 아빌드센에게 다시 감독직을 맡겨 영화를 제작한다.
1996년 2월 17일 주말의 명화에서 더빙 방영됐다.
2. 예고편
3. 등장 인물
4. 줄거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소련 선수 이반 드라고를 이기고 고국으로 돌아온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 분)는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고 은퇴하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회계사가 폴리 페니노(버트 영 분)를 속여 전재산을 횡령하면서 파산에 이르게 된다. 급한 상황을 타계 하고자 교활한 권투 흥행주 조지 워싱턴 듀크[1] (리차드 갠트 분)가 주선한 유니언 케인(마이클 윌리엄스 분)과의 시합을 치르려고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의 이반 드라고와의 시합 후유증 으로 뇌졸증 진단받으면서 출전 자격을 박탈당해 무산된다.
결국 록키는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한채 복서를 은퇴하고 무일푼 신세로 슬럼 가의 옛집으로 돌아와 허름한 권투 도장에서 트레이너 일을 하며 근근히 생활을 유지 하게 된다. 듀크는 출전자격증을 꾸며주겠다며 세속적으로 접근해 유혹하지만 아내 애드리안의 만류로 고사한다.
그러던 어느날 록키에게 '머신'이란 별명의 신인 토미 건(토미 모리슨 분)이 찾아와 자신의 트레이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토미가 맘에 든 록키는 그를 훈련시켜 연승 무패의 막강한 선수로 키워나가지만 그와 동시에 토미만을 신경쓰면서 아들 로버트 발보아(세이지 스탤론 분)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가족 간의 불화와 부자 간의 갈등에 부딪치고 만다.
그러던 중 듀크는 토미에게 접근해, 돈으로 그를 유혹하자 토미는 결국 록키에게 등을 돌리고 듀크에게 간다. 토미는 듀크의 비열한 술수를 등에 업고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고 듀크는 본래의 계획대로 록키와의 시합을 성사시켜 이득을 보기위해 록키와 싸우라고 토미를 교묘히 부추긴다.
하지만 좀처럼 록키와의 시합은 이루어질 기미가 안보이자 토미는 직접 록키를 찾아가 도발하며 도전의식을 불태운다. 흥분한 토미는 결국 성미를 못참고 자신에게 꺼지라고 하던 폴리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길거리에서 록키와 토미와 싸움이 시작된다. 뒤에서 공격한 토미의 난펀치에 록키는 위기에 몰려 인사불성이 되는 지경까지 이르나 귓전에 울리는 미키 골드밀(버지스 메러디스 분)의 격려에 정신을 되찾아 기사회생 하여 마침내 토미를 완전히 쓰러뜨리고 듀크역시 한방먹이며 에드리안과 아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이웃들의 환호속에 퇴장한다.
5. 평가
필라델피아 빈민가를 무대로 전편과 달리 승부보다는 가족애와 인간승리를 주제로 했기 때문에 록키 1편의 관객들 중에는 본작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실상은 쓰디쓴 혹평을 들은 문제작이다. 덕분에 후속작 록키 발보아 제작까지 16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록키가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갑작스레 가세가 기울어 빈민가에서 뒹군다는 설정 자체가 작위스럽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에 분노한 관객들이 많아서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작위적이라는 것을 제쳐두고서라도, 회계사가 사기를 쳐 재산을 몰수해 거지가 됐다는 설정은 솔직히 코미디 영화에서나 쓰는 거지 진지한 작품에서 나올만한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재산을 먹튀당했다면 소송이라도 벌여서 찾아오면 될일이고, 아무리 재산을 모두 잃었다 한들 4편의 경기로 인해 미국의 영웅이 된 록키에게 변호사 비용을 빌려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록키 시리즈는 후대에 내용과 주제에 대해 비판 받는 것과는 별개로 5편 외에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시리즈였다.[2] 자신들이 사랑한 영웅이 저런 어천구니 없는 이유로 몰락했다는 데 좋아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거기다가 상대역인 토미 역시 이전 록키 시리즈의 상대역과 비교해서 여러모로 포스가 후달려 이것도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오히려 토미보다 회상씬으로 잠깐잠깐 등장한 드라고가 더 무서울 정도...
내용적으로는 차라리 자기 잘못으로 몰락한 뒤에 개심하고 재기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록키 발보아에서는 여전히 필라델피아에서 살지만 부인의 이름을 딴 나름 괜찮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경영하면서 필라델피아를 빛낸 전 챔피언이자 지역유지로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록키와 5편과 달리 빗나가지 않고 건실하게 사는 아들을 보여주었다.
영화평론가 김성곤 교수는 영화평론 저서에서 록키 시리즈 최악이라 혹평한 바 있다. 마지막에 토미를 때려눕히자 목사가 종교 드립으로 축복한다고 할 때 당시 미국 극장에서도 관객들이'뭐야!? 장난치냐?'라고 휘파람까지 불었다고...
세월에 따라 오른 물가 탓도 있지만 5편은 1편보다 높은 제작비인 4200만 달러를 들였으며 흥행은 시리즈 중에선 가장 적지만 손익분기점(제작비 2배인 8400만 달러)보다 높은 1억 1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복싱영화란 소재도, 록키라는 캐릭터도 바뀌지 않고 연속으로 사용되면서 발생하는 식상함은 시리즈가 갈수록 누적되었다. 거기다 전작에서 5년이나 지난 뒤에 나와서 식상함을 안 느낀 관객들에게도 잊혀지고 관심이 줄어드는 등 하락세를 겪으며 평론가들에게도 안 좋은 평가가 더 많았다.
전작 록키 4가 뒤늦게 개봉한 것과 다르게 한국에서는 1990년에 빠르게 개봉했는데 서울관객 2만이라는 시리즈 최악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금새 막을 내렸다.
6. 여담
- 토미와 록키간의 길거리 싸움은 복싱영웅 록키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며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적어도 록키 5에서만큼은 뒷골목이 더 정당할 수 있는 상황 이었다. 극 중 프로모터 듀크는 돈냄새를 맡고 뒷공작으로 토미를 챔피언으로 만들고 록키와 관계도 이간질시켜 놓으며 록키에게 계속 토미와 링에서 붙으라고 제안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적어도 록키 5에서만큼은 링 위는 정당한 경기를 할수있는 곳이 아니었다.
사실 록키는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입장에서 페이를 벌기 위해서라도 링 위에서 붙는 게 좋았을지 모르나 듀크의 농간에 넘어가는 것이 싫었기에 끝내 거절했던 것이다. 실제로 술집에서 시비가 붙자 프로모터는 좋아하면서 여기서 붙지 말고 링위에서 붙으라고 록키에게 말하자 록키는 "내 링은 뒷골목이다"라는 명대사를 날리며 빈민가 주민들을 무료 관중으로 두고 바로 붙지 않던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록키와 토미를 돈 냄새를 맡은 듀크가 이간질 시켜놓고 제자VS스승 구도로 붙여서 한 몫 잡아보려는 장사꾼들의 농간에 넘어가지 않으려는 록키 나름대로의 저항이었다.
- 극 중 실베스타 스탤론은 육체를 노출하는데 극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고와의 일전 후 대기실에 있는 록키는 어두운 배경에 옆모습만 나오고 미키와의 회상 장면에서도 어두운 배경에 뒷모습만 나온다. 이는 육체 또한 하나의 연기로 생각하는 실베스타 스탤론의 성향 때문인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