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라이즈

 


1. 기본 개념
2. 왜 이런 귀찮은 제약이 생겼을까?
3. 역사
3.1. AD&D, 그리고 D&D 3.X
3.1.1. 주문책(spellbook)
3.1.2. 임의형 주문사용자
3.2. 4판
3.3. 5판
4. 판타지 소설에의 영향
5. 비디오 게임의 경우
6. 관련 문서


1. 기본 개념


Memorize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위저드들이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하는 행위.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면서 주문책을 보고 그날 쓸 마법을 준비하고 암기하는 것이다. 마법사는 암기한 주문을 쓰면 마치 총알이나 포탄을 쏘아날린 것처럼 그 주문을 잊어버리게 되고, 한숨 자고 다음날 주문책을 보면서 새로 주문을 암기해야 한다. 클레릭을 비롯한 신성 주문 사용자들의 경우에도 주문책이 필요 없긴 하나 어쨌든 이런 장전식 주문을 동일하게 사용한다.

2. 왜 이런 귀찮은 제약이 생겼을까?


마법을 암기(memorize) → 한 발 발사 후에는 망각하는 D&D식 마법 사용 개념은 사실 D&D가 아니라 판타지/SF 소설계의 거장 잭 밴스(Jack Vance)의 소설 The Dying Earth 시리즈에서 처음 나온 것이며, D&D는 그것을 차용한 것이다.[1] 그래서 이런 마법 시스템은 흔히 밴스식 마법 시스템(Vancian Magic System)이라고 칭한다.

밴스식 마법 시스템을 메모라이즈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것은 해외 D&D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용법이다. 마법을 암기하다(memorize)라는 표현을 한국어판 D&D 번역자와 D&D를 베끼는 판타지 작가들이 고유명사인 것처럼 착각해서 메모라이즈 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유명사화한 게 아니라 그냥 암기한다는 뜻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D&D 같은 게임은 낮은 연령층도 즐길수 있도록 책 내에서 뭔가를 설명할 때 항상 쉽고 일관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데[2], 그래서 암기하다(memorize)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 것일 뿐이며 메모라이즈에 어떤 고유한 의미를 둔 것은 아니다. D&D가 판형을 바꿔 개정되어 3판에 이르면 마법을 암기하다(memorize)에서 준비하다(prepare)라고 표현이 바뀌었다.
사실 D&D의 마법 자체가 원래 포탄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D&D는 원래 체인메일이라는 중세 배경 워게임에 판타지 설정을 덧붙이면서 만들어졌다. 체인메일 규칙에 등장하는 대포나 투석기의 역할을 판타지의 "마법사" 캐릭터로 바꾸면서 마법 주문의 형식이 만들어졌다. 마법사의 화염구(원거리, 넓은 범위를 공격)는 원래 체인메일의 투석기가 산탄을 던지는 효과를 옮겨놓은 것이고, 번개(일직선 공격)는 체인메일 규칙의 대포가 직선으로 포탄을 쏘는 효과를 옮겨 놓은 것이다. 고로 D&D 마법사의 주문이 쏘면 사라지는 포탄의 개념과 동일한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종이 위에 필기구로 쓰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암기한 주문을 캐릭터 시트에다가 적어 놓았다가 주문을 사용하면 연필로 찍 그어서 표기하는 방식도 나름대로의 편의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래저래 정형화된 포인트제 능력에 익숙한 대다수 입문자들 사이에선 직관성도 떨어지고 적응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 3.5판 시절 주문 시전자들의 막장 균형 문제와 더불어 꾸준히 문제가 되어온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미 전통이 되어버린 걸 완전히 갈아엎긴 힘든지 밴스식 시스템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후술할 4판이나 5판, 사이오닉처럼 개선하거나 아예 다른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4판에서는 마법과 검술을 포함한 모든 공격수단과 특수능력이 "파워(power)"로 통일되면서 기존의 주문 개념도 사라져서 게임적으로는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다. 주문을 암기하는 형식 자체는 마법사 캐릭터에게 형식적으로나마 남아있지만, 실제 사용은 파워, 짧은 휴식, 긴 휴식 형태로 매몰됐으므로 사실상 설정 이상의 의미가 없게 되었다. 여기에는 3.X판 말기에 붕괴되다시피 했던 캐릭터 균형을 맞추는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았으나, 기존의 체계와 너무나도 달라졌던 탓에 D&D 올드 팬들 사이에서는 평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아예 4판을 외면하고 패스파인더 등의 3.5의 연장선에 있는 게임으로 옮겨 가는 유저들도 있었을 정도.
5판에서는 시험판에서부터 3.5 이전의 메모라이즈 방식으로 되돌아갈 것을 예고하였으며, 결국 정식으로 나온 5판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전의 밴스식 마법을 기반으로 하되 4판에 있었던 일부 장점[3]들을 포용하고 균형 조절 요소를 더한 일명 "신 밴스식(Neo-Vancian)"식으로 가게 되었다.

3. 역사



3.1. AD&D, 그리고 D&D 3.X


3.5판 기준으로, 주문 암기/준비의 상세는 이러하다 (과거 판본들도 대략 비슷하다).
마법사는 각자 하루에 쓸 수 있는 일정 주문량[4]을 갖고 있다. 주문량은 마법사의 실력(레벨), 또는 지능(3판부터 지능이 높은 마법사는 마법 주문 개수를 추가로 받는다)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주문 개수 한도 내에서, 마법사는 자신의 주문책을 보고 자신이 오늘 사용할 주문을 미리 골라둔다. 이를 암기라고 한다. 자신이 가진 주문 슬롯을 모두 암기로 채워넣는데는 1시간이 걸린다. 암기하지 않은 주문은 그날 쓸 수 없다. 1개의 암기는 1번의 사용 횟수이므로, 같은 주문을 여러번 쓰려면 여러번 암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레벨 3개 2레벨 2개 3레벨 1개를 쓸 수 있는 5레벨 마법사가 있다고 하자. 그는 주문책을 보고 오늘 어떤 주문을 사용할까 미리 생각해두고, 필요한 주문을 골라서 외운다. 마법사는 아침에 외워둔 그 주문 말고는 다른 마법을 쓸 수 없다.[5] 이점이 D&D의 마법사의 어려움인데, 마법사들은 오늘 모험에서 어떤 몬스터와 조우가 있을지 파티와 상의해서, 그에 대응하기 좋은 주문으로 생각해두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레드 드래곤을 사냥하러 가는 파티라면, 화염계 공격주문인 파이어볼은 효과가 없을 것이니 라이트닝 볼트로 교체하고, 방어 마법으로는 화염 내성을 올려주는 레지스트 파이어 주문을 준비하는 것이 합당하다.
마법사가 주문을 모두 사용하면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면과 휴식을 취해야 한다. 8시간의 수면과 휴식[6]을 취하면 마법사는 다시 자신의 주문 슬롯을 원상태(빈 슬롯)로 회복할 수 있다. 1시간만 쉬고 주문 개수를 1/8개 회복한다 그런거 없다. 8시간 쉬어서 주문을 회복하고, 3시간 모험한 다음 다시 8시간 쉬어서 주문 회복하는 식으로 휴식을 반복하는 것은 된다.[7] 그래서 D&D의 모험자들은 밤과 낮의 구분이 없는 지하 토굴(던전)을 탐험할때는 졸려서 자는게 아니라 주문이 다 떨어져서 잔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다.
8시간 휴식을 취한 후 회복한 주문 슬롯은 빈 슬롯이므로, 새로 주문을 암기해야 한다. 마법사는 빈 주문 슬롯을 그대로 마법에 쓸 수 없고, 주문을 암기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원한다면, 어제 소모하지 않은 슬롯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잠에서 방금 깬 위저드라고 해서 완전히 무력한 상태는 아니다.
8시간 휴식을 취하고 주문을 암기할때, 슬롯 중 일부는 암기를 하지 않고 빈 슬롯으로 남겨둘 수도 있다. 이 경우 빈 슬롯은 주문을 추가로 암기할 때까지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전략적인 선택으로 일부러 빈 슬롯을 남겨두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보스로 나오는 던전에 들어갔다면, 던전 중간까지 탐험을 해서 몬스터의 특성이나 정체를 파악한 다음 비로소 빈 슬롯에 해당 몬스터를 공략하는데 필수적인 주문을 암기할 수 있다. 이렇게 도중에 빈 슬롯에 암기하는 것은 최소 15분이 걸린다. 만약 빈 슬롯이 자신의 주문 슬롯 총량의 1/4를 넘는다면 그만큼 시간이 더 들어간다.

3.1.1. 주문책(spellbook)


D&D의 마법사는 '''주문책이 없으면 주문을 암기하지 못한다'''.[8] 이점이 중요하다. 마법사는 아침에 암기한 주문을 써버렸다면 '''정말로 주문의 상세를 잊어버린다'''. 그래서 주문책을 잃어버린 마법사는 8시간 쉬고 다음날 아침에 주문 개수를 회복했더라도 '''자신이 한번 배운 적이 있는 주문이라 할지라도 다시 암기할 수 없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현명한 마법사는 최고의 방어마법으로 자신의 주문책을 방비하고, 또한 주문책의 여벌을 만들어서 숨겨두는게 보통이다. 아주 드물게는 절대 잃어버리면 안되는 주문을 아예 문신으로 새겨서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스펠 마스터리 재주를 획득해서 주문을 완벽하게 이해해서 주문책 없이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이 피트를 획득하는 시점에서 지능 보정치 만큼의 알고있는 주문을 선택하는 거고, 추후에 레벨이 올라도 바꾼다거나 증가한 지능 수정치를 적용한다던가 하는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GM이 아주 악취미인 경우가 아니라면 피트 낭비다.
마법사의 주문책에는 그 마법사가 배운 모든 주문이 적혀있다. 마법사가 주문을 배우는 법은 크게 세가지이다.
  • 첫번째. 마법사는 레벨이 오를때마다 2개씩 원하는 새로운 주문을 공짜로 배운다. 룰에서 이것은 마법사가 레벨업을 할 정도로 긴 모험 동안 남는 시간에 주문을 연구했다고 해설하고 있다.
  • 두번째. 주문 스크롤[9]이나 다른 마법사의 주문책의 주문을 자신의 주문책으로 베낀다.
  • 세번째. 마법사 자신이 직접 주문을 연구해서 만들어낸다.
주문을 문자화해서 적어둔 것 자체는 종족과 언어를 불문하고 공통이다. 하지만 각각의 마법사들은 저마다 자기식으로 암호화해서 주문책이나 스크롤을 문자화하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들은 이것을 척 보고 그대로 베껴쓸 수 없고 보고 해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10] 그래서 다른 마법사의 주문책을 볼 수 있더라도 이것을 배우는데는 실패 확률이 항상 있다. 고레벨 주문일수록 배우기 어려워지고, 주문을 배우는 사람이 주문학(spellcraft 스킬) 공부의 조예가 깊을수록 배우기 쉬워진다. 주문을 복사하거나 배우는데 실패하면 주문학 스킬의 랭크가 올라가기 전까진 다시 그 주문을 배우려고 시도할 수 없다. 또한 read magic 주문이나 타인의 도움은 주문을 배우는 것을 자동으로 성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법책이나 스크롤에 적혀져 있는 주문의 내용을 자동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이 역시, 주문을 배우는 것은 주문학 체크를 성공해야만 가능하다.
참고로 스크롤은 주문을 베껴적어는 것 만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해서 사라진다. 다른 마법사의 주문책을 베끼는 경우에는 원본이 사라지지 않지만, 주문책은 마법사의 가장 귀중한 재산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절대 보여주지 않고, 대개 자신에게 가능한 가장 강력한 방어마법으로 손도 못대게 막아두므로 한 파티 내에서 매우 친해져서 마법을 공유하는 동료가 아니라면 다른 마법사가 베껴적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모험하는 마법사들은 모험 중 발견한 스크롤을 베껴쓰거나, 다른 마법사에게서 돈을 내고 주문을 배우게 된다.
주문 하나를 자신의 주문책에 적는데는 주문 하나 당 24시간, 그리고 주문의 레벨 당 1 페이지의 주문책 페이지를 잡아먹고, 1 페이지 당 100 골드의 비용이 들어간다. 주문책은 보통 100 페이지짜리 양피지나 종이를 이용한 책이다. 5레벨 주문은 5페이지에 걸쳐서 쓰여지게 되고, 총 500 골드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11][12]
아직 외워둔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빈 책에 옮겨적어서 주문책을 새로 만드는데 쓸 수는 있다.[13] 그렇게 암기한 주문을 옮겨적는 것은 자동적으로 성공하지만, 주문 하나를 옮겨적는데 걸리는 24시간과 페이지당 100 골드의 비용은 동일하다.
예를 들어 지능 13[14]의 5레벨 마법사[15]가 1레벨 주문으로 매직 미사일 두개, 페더폴, 인라지 퍼슨, 2레벨 주문으로 웹, 인비저빌리티, 3레벨 주문으로 히로이즘 주문을 외웠다. 그는 모험 중 매직 미사일 하나와 웹을 사용했다. 그 시점에서 주문책을 잃어버렸고, 마법사는 남은 주문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빈 주문책을 한권 구입해서 자신이 암기한 모든 주문을 옮겨적었다. 그래서 그 주문책에는 매직미사일, 페더폴, 인라지 퍼슨, 히로이즘 주문이 들어가게 된다. 5개의 주문을 옮겨적었으므로 5일의 시간이 걸리고, 1레벨 3개와 2레벨 1개, 3레벨 1개를 썼으므로 총 8 페이지를 썼으며 800 골드의 비용이 들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신의 주문책을 그냥 베껴쓰는 경우라면 시간과 비용은 절반이 든다. 자신의 책을 베껴쓰는데는 실패확률이 없이 자동으로 성공한다. 다른 사람의 책을 빌려서 베껴쓴다면 주문을 해독하는데 성공해야 한다. 주문 하나 당 하루의 시간이 들고 1 페이지 당 100 골드가 드는 것도 동일.
주문을 완전히 새로이 연구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실험이 동반되는 복잡한 과정이다. 개발하려는 새로운 주문의 레벨 당 1주일의 시간과 레벨 당 1천 골드의 비용이 필요하며, 주문학 판정에 성공해야 하고, 만들어낸 주문을 DM이 주문의 레벨과 성능이 적합하다고 인정을 해줘야만 비로소 개발에 성공한다. 판정에 실패하거나 DM이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면 개발에 실패하고 시간과 돈을 날린다. DM은 개발에 실패한 후에 어떠어떠하게 바꾸면 적합할것 같다고 조언할 수는 있다.
요약하자면
  • 주문을 배우거나 베끼기 위해서는 먼저 스크롤이든 책이든 다른 마법사가 적어둔 주문 전체가 필요
  •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해독하는 판정이 필요
  • 자신의 책에 옮겨적는데 시간과 비용이 필요
성직자의 경우 시스템은 마법사와 동일하지만, 능력치 영향은 지능 대신 지혜가 작용한다. 또한 마법사와는 달라 주문책이 없고, 그냥 기도나 명상을 하면 그가 신앙하는 신이 그날의 주문을 내려준다. 마법사와는 달리 신은 모든 주문을 알고 있어서 어떤 주문이든 내려줄 수 있기 때문에, 마법사가 주문을 배우는데 공부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성직자는 그냥 기도만 하면 알려진 어떤 주문이든 받을 수 있다.
성직자도 주문을 사용하면 잊어버리는 것은 마법사와 동일하다.

3.1.2. 임의형 주문사용자


3판에는 소서러바드 같은 '임의형 주문사용자(Spontaneous Spell Caster)'가 등장했다.[16] 이들은 빈 슬롯을 그대로 주문에 써먹기 때문에 주문을 암기할 필요가 없고, 주문책도 필요없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알고 있는 주문의 개수'가 엄청나게 제약된다. 마법사는 돈과 시간만 있으면 주문책에 얼마든지 주문을 추가해나갈수 있지만, 임의형 주문사용자는 레벨에 따라 정해진 아는 주문의 개수를 절대 초과할 수 없으며, 아는 주문의 개수도 매우 적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하루 주문 슬롯 양보다도 아는 주문의 개수가 적을 정도.
임의형 주문사용자도 8시간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은 동일. 마법사와 같은 준비형 주문사용자가 주문을 암기하는데 1시간이 필요한 반면, 임의형 주문사용자는 15분간 정신집중을 해서 자신의 주문 레퍼토리를 점검해야 그날의 주문을 쓸 수 있다.
비전/신성 마법이 아닌 초능력을 쓰는 사이오닉 시전자들은 주문 슬롯 대신 마나의 개념인 파워 포인트를 소모해서 초능력을 시전한다. 저레벨 초능력이라도 시전자 레벨이 높아지면 후반까지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고 마나의 개념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배울 수 있는 초능력의 개수는 대부분 소서러보다 훨씬 적다. 제일 극단적인 예제는 와일더로, 초능력 하나 하나를 자신의 소중한 특수 능력이자 본질이라 생각하고 골라야 해서 순수 시전자 클래스 중 운영 난이도가 제일 높다.

3.2. 4판


4판에선 기본 룰 기준으로 '''모든 클래스가 밴스식 능력을 사용'''한다.(…) 하지만 4판에 등장한 이 파워 시스템은 기존의 밴스식 주문 체계와는 굉장히 상이해서, 아무도 밴스식으로 봐주지 않는다.
우선 캐릭터 레벨과 파워 레벨이 같아져서, 1~9레벨 주문이 아닌 1~30레벨 파워로 바뀌었다. 기존의 전통있는 1~9레벨 주문 시스템과 너무 많이 차이가 나게 되었다. 사실 파워레벨을 생각한다면 1~30레벨 파워라는 것도 실은 1~9레벨을 좀 잘게 찢어서 나눠놨을 뿐이다. 티어 시스템에 맞춘 캐릭터 성장과정을 획일화시키기 위해, 파워를 굉장히 번거롭게 쪼개놨을 뿐인 것이다.
그리고 각 파워의 강약의 차이를 레벨과는 큰 관계 없이 상시사용(at will) 파워와 조우(encounter) 파워와 일일(daily) 파워로 배치해버렸다.
더욱 중요한 점이,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4판에서는 같은 파워는 두 번 준비하지 못한다. 일일 파워 슬롯이 몇개든 간에, 5레벨 일일 파워인 파이어볼은 30레벨 대마법사라도 하루에 딱 한 번 사용하는 것이 한계.[17]
이러한 점들이 4판 파워 시스템이 기존의 밴스식과는 많이 상이하고, '''자유도가 없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그나마 위저드만이 스펠북에 힘입어 여러개의 파워를 습득하여 그날그날 골라 쓰는 특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에센셜로 업글된 이후엔 마셜 클래스들만 파워 개수와 복잡성이 대폭 줄어 과거 모습을 보이고 나머지 주문 클래스는 PHB에서 나온 거의 그대로 나왔다.

3.3. 5판


5판의 경우, 위저드와 클레릭은 전통..적이라고 볼 수 있는 밴스식 마법을 준비해서 사용한다. 단 이번엔 한가지 중요한 변경점이 있는데, 임의형 시전자들의 특성이 섞이는 버프를 받아 '''주문 하나를 1번만 준비해 놓으면 그 주문을 슬롯이 남아있는 한 계속 시전할 수 있다'''! 더 이상 화염구 3개를 장전해 놓을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 대신에 하루 주문 슬롯 개수와 준비 가능 주문 종류수가 크게 줄어들었는데, 각 클래스별 주요 능력치 보정이 더 이상 슬롯을 늘려주지 않는 대신 그 갯수만큼 준비 가능한 개수가 늘어 한 캐릭터가 자신이 보유한 클래스의 주문을 준비하고자 하면 해당 클래스 레벨 + 해당 클래스의 주문 능력치 보정만큼 준비할 수 있다.
대폭 줄어든 주문 슬롯 개수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공식적으로 옵션룰 취급받는) 멀티클래스를 한다면 플레이테스트본 기준으로 모든 주문 사용자들이 공유하여 캐스터 클래스 총 레벨을 합산(단 레인저나 팔라딘같은 비주류 캐스터의 경우 레벨 절반으로 취급)한 만큼 거기에 해당하는 총 주문 슬롯 개수를 얻게 된다. 여기에 이번엔 주문 위력이 렙업에 따라 저절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최소 시전 슬롯보다 높은 슬롯을 소비할 때 올라가는 식으로 적절한 밸런스 패치도 받았다.

4. 판타지 소설에의 영향


메모라이즈는 이후의 판타지소설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다. 작품세계에 메모라이즈가 있고 없고에 따라 마법사의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할 정도다. 메모라이즈가 없는 설정의 세계에선 정신력이 받쳐주는대로 마구마구 마법 난사가 가능하지만 이것이 있으면 하루에 몇 개씩 딱딱 정해져서 마법 다 쓴 마법사는 지팡이 들고 닥돌해야 하는 식.
대한민국의 1세대 판타지 소설은 D&D 설정을 직접적으로 차용한 경우가 많았고, 이런 유명작들에 영향을 받은 소설들이 많아 메모라이즈 개념을 가진 소설이 다수였다. 하지만 요즘 양판소엔 그런거 없다. 애초에 마나 개념이 훨씬 다루기 편하고 보편적인 방식이라서 그런 듯. 당장에 던전 앤 드래곤같은 TRPG외에는 메모라이즈 방식을 사용하는 매체가...
참고로 드래곤 라자 10주년 양장판에서는 기주로 표기가 바뀌었다. 저작권상의 문제 때문인듯.

5. 비디오 게임의 경우


D&D 게임에서 종종 볼 수 있으며 고전게임 중에 많이 쓰인다.
AD&D룰을 사용했던 발더스 게이트 1, 2, 아이스윈드 데일에선 지능, 지혜 등의 스탯이 메모라이즈 슬롯 숫자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18] 3rd 룰을 사용한 네버윈터 나이츠 시리즈, 아이스윈드 데일 2에선 지능이 높은 위저드, 지혜가 높은 클레릭은 메모라이즈룰 더 많이 할 수 있다.

6. 관련 문서



[1] D&D 시리즈의 저자인 가이객스가 잭 밴스의 팬이라 소설의 여러 요소를 게임에 차용했다. 마법 시스템은 물론이고 프리즈매틱 스프레이 같은 일부 마법과 아이운 스톤(Ioun Stone) 같은 아이템 역시 원래 소설 쪽에서 나왔던 것. 그 외에 D&D의 유명 리치 NPC인 베크나(Vecna)의 이름은 잭 밴스에게의 오마주를 바친다는 의미에서 밴스(Vance)의 스펠링을 아나그램해서 만든 것이다.[2] 이 때문에 D&D 규착책은 아동층도 읽고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된다. 애초에 D&D 클래식은 아동층을 노리고 만든 것이기도 했고. D&D와 반대로 시적 표현을 떡칠하여 알아보기 어렵게 만든 규칙책의 대표적인 것이 월드 오브 다크니스 시리즈다.[3] 중간에 짧은 휴식으로 파워 일부를 회복한다거나 하는 요소.[4] 각각의 주문 1개를 슬롯이라고 칭한다. 1레벨 슬롯 몇개, 2레벨 슬롯 몇개 같은 식으로 표현.[5] 그래서 마법사들은 자신이 자주 쓰지 않는 주문을 보충하기 위해 스크롤이나, 마법의 힘이 담긴 스태프 같은 보조도구를 중요시한다.[6] 8시간 내내 잠잘 필요는 없다. 8시간 동안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편히 쉬는 것도 휴식으로 치며, 중간에 방해받을 경우 방해받은 시간을 제외하고 총 휴식시간 8시간을 채운다면 8시간 휴식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마법사도 불침번을 서는 것이 가능하며, 엘프 마법사라면 4시간 명상후 4시간동안은 불침번을 서는 것도 가능. 격렬한 행동(전투행동이나 스킬 판정이 필요한 행동 등)을 하면 휴식을 방해받은 것으로 치며 특히 휴식 도중 마법을 사용한 경우, 아에 8시간을 처음부터 다시 쉬지 않는 한 그 주문은 내일 사용한 것으로 쳐서, 추가로 휴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내일 회복되지 않는다.[7] D&D 4판에 가서는 하루에 한번만 긴 휴식(8시간 수면)을 취할수 있다고 바뀌었는데, 4판은 시나리오 상 짧은 휴식과 긴 휴식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파워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에 바뀐 것이고 주문을 준비하던 3.5판까지의 시스템은 하룻동안 8시간 휴식의 횟수 제한은 없다. 다만, 특정 시간대에 기도를 올려서 주문을 받는 클레릭은 8시간 휴식을 취할 필요는 없지만, 신앙에 규정된 특정 시간에 기도를 올려야만 주문을 받는다. 각 신앙마다 기도 시간이 언제인지는 다른데, 서플에서 딱히 규정하지 않았으면 해 뜰때, 해 질때, 자정 등의 특정 시간을 정해둘 수는 있다.[8] 유일한 예외가 스크롤이나 다른 마법책의 마법을 읽어들이는 read magic 주문인데, 이는 마법사가 주문책을 잃고 개털이 됐을때 새로 주문을 배우는 것조차 못하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이다.[9] 주문 스크롤은 대개 1회용품이다.[10] 다른 마법사의 주문책을 빌려서 아침에 주문을 메모라이즈 하는 경우, 자신이 이미 배운 적이 있어 잘 아는 주문이라 할지라도 다른 마법사의 주문 필기 스타일을 해독하는데 성공해야만 암기할 수 있다.[11] 이 규칙에 따라 파워 워드 킬은 9레벨 주문이라 단어 하나만 적는데도 9페이지와 900 골드가 소모된다. [12] 보콥의 축복받은 책(Boccob's blessed book)(SRD상의 명칭은 축복받은 책)이라는 마법 아이템은 이 주문 적는 비용을 '''무료'''로 만들어준다. 페이지 소모는 변함이 없지만 최대 1000페이지까지 적어넣을 수 있고, 방수에 잠금장치가 달려있는데다 덤으로 무게까지 가벼운 그야말로 위자드의 완소 아이템. 12500gp라는 가격이 다소 부담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득이다.[13] 8시간 휴식을 취하더라도 암기했지만 아직 사용하지 않은 주문을 버리지 않는다고 선택할 수 있다.[14] 1레벨 주문 슬롯 보너스 1개[15] 1레벨 주문 슬롯 3개, 2레벨 주문 슬롯 2개, 3레벨 주문 스롯 1개[16] 그에 대비되어 주문을 암기/준비하는 기존의 마법사나 성직자는 '준비형 주문사용자'라고 칭한다.[17] 물론 실제로는 저레벨 일일 파워를 조우파워로 바꾼다든지 하는 빌드질로 특정 파워 하나를 다회 사용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파워 시스템의 기본 골자는 그렇다.[18] 다만 너무 낮으면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