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보신권
1. 설명
'''백보신권'''(百步神拳)은 중국무술의 전설적인 경지로, 무협소설에서는 자주 소림사의 무공으로 나온다.
그 이름 그대로 백보 밖에 있는 비석조차 가루로 만든다는 권법상의 경지다. 물론 이런 경지가 실존할 리가 없지만, 중국권법 중에는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수련법이 왕왕 존재한다. 한국의 장풍, 일본의 토오아테(遠当て)와 마찬가지로 무술가들의 과장·허풍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 또한 격산타우나 의화단의 도창불입 같은 기공과 무술에 대한 환상이 낳은 허구에 불과하다.
2. 무협소설에서
무협소설 속에서 백보신권은 소림 칠십이종 절예 중 하나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 소림사가 나오는 한국의 무협소설에서 백보신권이 언급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무협소설 속에 나오는 백보신권은 격공권의 일종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적을 격타할 수 있는 무공이다. 실제로 권력(拳力)이 백보 앞까지 닿는지, 그보다 못 미치는지는 작품마다 천차만별. '''아라한신권'''(阿羅漢神拳)의 별명이라는 설정도 종종 눈에 띈다.
백보신권이 하필 소림사의 무공으로 나오는 이유는 실존하는 소림 칠십이예 중에 백보신권의 경지를 목표로 하는 수련법이 실제로 있기 때문이다. 칠십이예 중에 정권공(井拳功)은 우물에다가 마보 자세로 지르기를 하는 수련인데, 이 수련이 경지에 이르면 우물 밑바닥의 물에까지 권풍이 닿는다고 하며 이를 두고 백보신권이라고 부른다. 이 일화가 무협적으로 각색되어 소림사의 무공 백보신권이 탄생한 것이다.
중국 무협 소설에서는 백보신권이 소림사의 무술로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나한권, 용조수 등이 소림의 맨손무공으로 자주 등장한다. 백보신권은 오로지 한국에서만 소림의 무공으로 취급된다.
실제로 백보신권이 처음 나온 건 오히려 80년대 일본 만화에서 중국 쿵푸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기술로 등장했다. 그 예로는 근육맨의 라면맨이 쓰는 만보신권이 있다. [1]
무협소설 《일보신권》에선 문각대사의 백보신권이 중요하게 다뤄지며 주인공 장건이 계승자로 취급된다. 만화 《돌격!! 남자훈련소》에서 에다지마 헤이하치가 쓰는 천보기공권은 이 백보신권의 강화판으로 나온다.
[1] 불교에선 부처조차도 신神으로 여기지 않고, 먼저 깨달은 자로 여기며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에 신이라는 용어가 잘 쓰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