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용의자
1. 개요
명탐정 코난의 2부작 에피소드. 2003년 1월 13~20일 305~306화로 방송. 한국에선 2007년 6월 27~28일 방송.
단행본 37권(374~376화)에 실려있는 내용이다. 모리 코고로가 마취총을 맞지 않고 코난에게 힌트도 받지 않고 스스로 추리해서 범인, 범행방법, 동기 등을 다 맞춘 거의 유일한 화이다.
2. 줄거리
모리 코고로는 저택에서 촬영되는 추리쇼의 나레이션 대역 게스트로서 초대되어 란, 코난과 함께 현장에 방문한다. 코고로와 란은 드라마의 주연 배우이자 왕년의 미녀 여배우로 유명했던 우죠 루리를 볼 수 있다고 들떠하는데 스태프들은 코고로를 게스트로 초대한 사람이 바로 루리였다고 하여 코고로가 한껏 들뜬다. 그런데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인 카자미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시선이 코고로에게 쏠리는 것에 열폭하며 한껏 시비를 걸고 자리에 없는 우죠 루리까지 험담하는 것이다. 때마침 우죠 루리가 등장하자 코고로는 냅다 달려가 인사를 건네는데 뜻밖에도 루리가 자길 모르겠냐며 그를 친근하게 부르는 것이다. 어안이 벙벙하던 코고로는 루리가 입술 밑의 점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그녀가 자신의 중학교 동창인 도이가키 루리라는 것을 알아본다. 그당시에는 두꺼운 안경을 끼어 지금과는 인상이 많이 달라서 그동안 그녀가 자신의 동창이라는 것도 몰랐던 것이다. 몰라보게 예뻐진 루리의 미모를 칭찬하던 코고로는 너같은 미인이 아직도 미혼이라니 어찌 된거냐며 근황을 묻는데 루리는 널 짝사랑하고 있어서 아직도 시집을 못 갔다고 하고 코고로는 헤벌레 해진다. 보다못한 딸 란이 끼어들지만 코고로는 "얘는 그냥 동네 아는 여고생(...)" 이라고 개드립을 치려다 란에게 딱 걸리고 루리는 그럼 에리의 딸이냐고 도리어 반가워한다. 유치원 때부터 에리와도 친구 사이였기 때문이다. 루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까지 이어진 에리-코고로 부부의 사랑 싸움과 추억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란은 루리와 코고로의 사이 좋은 모습을 경계하면서도 부모님의 연애담을 들으며 즐거워한다.
촬영이 시작되고 아까부터 코고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카자미는 그를 망신 줄 작정으로 대본에도 없는 애드리브를 쳐서 코고로에게 사건을 푸는 역할을 떠넘겨 버린다. 왜 시체에 검은 옷이 아닌 회색 식탁보를 덮었느냐는 것에 대해 코고로는 일반적으로 회색이 더 따스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동정심을 느껴서 그렇게 했다느니 여느 때처럼 엉터리 추리를 늘어놓고 란과 코난은 어이가 털린다. 코고로가 동창생인 루리 앞에서 망신 당하는 상황을 피하게 해주기 위해 코난이 개입하여 마취총으로 코고로를 재워 잠자는 코고로를 소환해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코고로가 칭송을 받자 기분이 더 나빠진 카자미는 동료배우인 노부하루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나미하라와 아키라의 비밀을 폭로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나미하라와 노부하루는 연애 중이며, 노부하루의 아버지인 아키라는 자기보다 훨씬 더 어린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에 있어 밤마다 데이트를 하는 데 그 상대여성이 루리라는 것이다. 카자미는 잔뜩 어그로를 끈 다음 제멋대로 쉬러 가겠다며 퇴장해버리고 분위기가 엉망이 되자 스태프와 출연진들도 각자 쉬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다.
쉬는 시간 동안 코난 일행에게 저택 구경을 시켜주던 루리는 스태프들이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얼어붙더니 창문으로 모두의 시선을 돌려 첫눈이 오니 구경을 나가자고 사람들을 전부 밖으로 끌어낸다. 코난 일행도 밖으로 나오게 되지만 정작 나오자 한 장본인인 루리가 보이지 않는데, 바로 그때 루리의 비명이 들려와 달려가보니 카자미가 피투성이의 시신이 되어 있고 그 앞에 루리가 오열하고 있던 것이다! 나미하라는 가장 처음 발견한 사람이 범인이라며 대번에 루리를 의심하지만 루리는 울음을 터뜨리며 코고로에게 호소한다.
코고로는 경찰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변함없이 루리에 대한 믿음을 피력하지만 사이가 너무 좋아보여서 혹시 루리에게 관심 있냐며 아키라에게 호출당해 그에게 루리에게 찝쩍거리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윽박을 듣기도 한다. 한편 코난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지만 마취침을 일전의 상황극에서 허비해버려서 잠자는 코고로 쇼를 선보이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런데 코난의 예상과 달리 뜻밖에도, 코고로는 눈빛이 돌변하여 진실을 알아냈다며 조용히 친구 루리를 호출하는 데 ...
3. 사건 담당 경찰
- 요코미조 산고 : 시즈오카 경찰서의 형사
4. 용의자
프로그램의 스폰서인 대형 신문사 사장의 아들로 프로그램에 캐스팅된 이유 역시 이 인맥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그가 출연한 분량은 시청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하니 마냥 실력없는 낙하산은 아닌듯 하다. 굉장히 오만하고 무례한 사람이며 신문사 사장의 아들이다 보니 여러가지 연예계 가십에 빠삭하며 이를 당사자들 앞에서 대놓고 비꼬거나 폭로하고 다니고 촬영 현장에서 다른 배우를 폭행하고 코고로가 스태프들에게 칭찬받자 이에 열폭하여 시비를 거는 등 인성이 매우 나쁜 인간이다. 나미하라와 노부하루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가 하면 나구모 아키라가 젊은 애인을 뒀으며 루리가 그 상대 여성이라고 은근히 비꼬기도 한다.
출연자 중 하나. 원래는 방송 작가와 사귀는 사이였으나 지금은 나구모 노부하루와 비공개 연애중이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라고 할 정도로 애인 노부하루를 다소 답답하게 여기고 있으며 노부하루와 친하게 지내는 루리를 질투하여 쏘아붙였다.
출연자 중 하나. 노부하루의 부친이기도 하다. 나름 이름 있는 배우이지만 최근 젊은 애인이 생겨서 밤마다 만나고 다닌다는 루머가 있으며 카자미는 그 상대여성을 루리로 지목했다. 과연 코고로가 루리에게 찝적대자 잔뜩 경계하며 따로 불러다 윽박을 지르기도 하는데..
출연자 중 하나. 아키라의 아들로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다. 부드러운 성격이라 카자미에게 폭행당하기도 하고 루리와 친하게 지내서 애인인 나미하라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코고로를 게스트로 초대한 장본인이며 왕년에 최고의 미녀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사실 그녀의 정체는 코고로의 중학교 동창인 도이가키 유리. 그때만 해도 두꺼운 안경을 쓴 매력없는 여학생이라 몰라봤지만 입술 밑의 특징적인 점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미혼인데 이유는 코고로를 짝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사건 내내 코고로에게 지속적으로 추파를 던지고 코고로는 당연히 헤벌쭉해서(...) 란이 못마땅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에리와도 유치원때부터 절친했던 사이라 에리와 코고로의 연애담을 들려주기도 한다. 촬영 중간 대기 시간에 뜬금없이 눈을 보러가자며 모두의 시선을 돌렸고, 이후 혼자서 시체를 발견하며 사건이 시작된다.
5. 사망자
6. 범인
사실 루리는 나구모 아키라의 친딸, 정확히 말하자면 사생아였다. 루리의 친어머니는 나구모와 극단의 무명 배우일 때 만나서 연애를 하여 루리를 가졌지만 임신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루리의 친어머니는 다음으로 사귀게 된 현재의 남편과 교제를 시작한 다음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대로 그와 결혼해 지금의 가정을 이뤘는데, 당연히 루리와 남편은 이런 사연을 모른채 서로 혈연이라 알고 살아왔고 나구모도 루리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런데 루리가 연예계에 데뷔한 후 나구모와 루리가 같은 작품에서 만나게 되었고, 나구모는 자신의 어머니와 루리의 모습이 너무나 닮았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루리 역시 사진을 보고 석연치 않음을 느껴 친어머니에게 찾아가 따졌고 어머니는 그때서야 루리에게 출생의 비밀을 털어놨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루리는 나구모를 만나서 자신은 키워주신 현재 부친의 딸이니 아버지 대접 요구할 생각 말라고 그에게 퍼부어주려고 했다. 그러나 루리의 예상과 달리 나구모는 도리어 눈물을 떨구며 안타까워 하는 반응만을 보여줬고 그때부터 루리는 가족과 세간에는 비밀로 하고 가끔씩 나구모와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이것 때문에 나구모의 애인으로 오해받은 것이다.
나구모가 카자미를 죽인 이유는 카자미가 두 사람이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비아냥대면서 폭로할 낌새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물론 카자미는 두 사람이 부녀관계라는 것 까지는 몰랐고 단순히 가끔씩 만난다는 사실만을 캐내서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해 이를 스태프 앞에서 폭로한 것이었지만. 그러나 카자미가 신문사 사장의 아들인 이상 작정하고 기자들에게 파보라서 지시를 내리거나 두 사람이 만난다는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 가정사의 비밀이 언젠가는 드러날테고 그럼 루리네 가정이 깨지고 루리 역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 나구모는 입막음 차원에서 카자미를 살해한 것이었다.
루리는 이같은 사정을 털어놓으며 코고로에게 친구 하나 살린다는 셈 치고 아버지의 죄를 덮어달라고 백허그를 곁들여 애원하지만 코고로는 루리가 친구이기 때문에 더더욱 평생 죄책감에 고통받게 둘 수 없으니 자수를 권유하겠다고 말하고 루리는 코고로의 자상함에 감동한다.
참고로 나구모가 루리의 친부이며 범행 동기 역시 딸의 출생의 비밀에 대한 폭로를 막으려고 한 짓이라는 것은 나구모 자신이 직접 털어놓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작품의 주인공 쿠도 신이치조차도 몰랐던 사실로, 100% 모리 코고로가 자력으로 추리해낸 것이다.'''[2] 신이치는 카자미의 비아냥만을 믿고 루리와 나구모가 부적절한 관계이며, 스캔들을 넌지시 폭로한 것에 대한 복수로 죽였다고만 생각했다. 코고로가 두 사람이 부녀 관계임을 눈치챈 것은 나구모가 코고로를 불러내 루리에게 찝적대면 가만 안 두겠다고 다그쳤을 때였다. 키사키 에리의 집에 상견례를 갔을 때 에리의 아버지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보던 태도를 연상해서, 그것이 애인에 대한 질투심이 아니라 딸바보 아버지의 걱정어린 마음임을 눈치챈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루리는 이번에도 에리냐고 한탄하며 역시 에리에게는 못 당하겠다고 두 손 두 발 다 들며 자신이 코고로를 짝사랑해왔다고 한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고백한다. 심지어 중학생 때 두꺼운 안경을 썼던 이유도 이지적인 에리를 사랑하던 코고로를 보고 지적인 여자가 이상형인가 싶어서 그에 눈에 들기 위해서였다고.. 30분 뒤 루리의 설득으로 나구모가 자수했다는 언급과 함께 사건은 마무리된다.
6.1. 트릭
잠든 피해자를 찌른 흉기가 나오지 않아서 혼란이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흉기는 커터칼이었다. 커터칼의 긴 칼심에다 비닐 테이프를 여러겹으로 둘러 손잡이를 만들어 피해자를 찌른 다음 커터칼은 여러개로 동강내어 라이터에 감추었다. 라이터의 구조에 대해 잘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이니 비흡연자인 루리는 결코 할 수 없는 트릭이었다. 반면 모리 코고로는 애연가에다 지포를 애용했기 때문에 쉽게 간파했다.
손잡이 역할을 했던 피묻은 테이프는 현장이 촬영장이란 점을 이용해서 도구의 위치를 마킹하는 테이프인 척 위장해서 바닥에 붙여두었다. 참고로 범인은 범행 직후 방에서 나오다가 옆방에서 촬영진이 나오는 바람에 다시 허겁지겁 현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촬영진이 문을 열었을 때 그 문에 거울이 붙어 있었기 때문에 거울에 비친 범인의 모습이 코고로 일행보다 앞서서 복도를 걸어가고 있던 루리의 눈에 띄었다. 루리는 아버지가 당황한 채로 피해자의 방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거울에 비춰 보였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알아차리고 이를 은폐하려고 사람들을 유인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는 에피소드 제목과 트릭의 내용이 상반되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7. 여담
후일담에서 에리와 란이 쇼핑을 갔을 때 에리 역시 사건에 대해 듣는데 그녀는 코고로와 다르게 동창회에 잘 참석해서 루리가 여배우 데뷔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에리는 달걀 프라이를 뭐랑 먹나로 싸운 일화에 대해 소스냐 간장이냐로 싸운게 아니라 둘이 같아서 싸운 것이었다는 걸 알려준다. 그리고 장갑을 고르던 와중에 검은색과 회색 중 무엇이 좋냐는 말에 자신은 회색이 좋다고 하며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회색은 쥐색이라고도 하잖니. 동물 이름이 들어간 색이라면 왠지 좀 더 따뜻할 것 같지 않니?"''' 란은 달걀프라이도 부모님 둘다 소스랑 먹고, 회색을 따뜻한 색으로 보는 것도 둘이 같아서 부모님이 잘 맞고 인연이 맞구나 라는 생각에 란은 감격하여 엄마 에리에게 와락 안긴다.
그리고 에리의 이 말은 뒤에 나올 901, 902화의 에리 납치 사건 때의 단서로 유용하게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