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힐: 북 오브 메모리즈

 


PS Vita[1]로 출시된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게임.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던전 크로울링 핵 앤 슬래시가 되었다(...). 제작팀은 웨이포워드 테크놀러지스.
1. 개요
2. 그 외


1. 개요



어느날 이상한 책을 소포로 받은 주인공이 던전을 돌면서 그 던전과 관련된 인물들과의 과거를 바꾸는 내용. 그러나 과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각 인물의 끝은 달라진다.

2. 그 외


각 던전의 결과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는데, 시리즈 전통대로 조크 엔딩이 있다. 조크 엔딩이지만 시리즈의 팬이라면 찡한 것이 '''시리즈의 역대 주인공들이 등장하거나 언급된다.''' 평행세계의 행복한 사일런트 힐로 놀러온 던전의 주인들이 딸을 봤냐고 묻는 해리 메이슨을 지나 호텔 프론트에서 헤더 메이슨에게 키를 받고,[2] 찝찝한 월터 설리반의 룸서비스를 받는다. 이후 여자아이들은 길을 가다가 제임스 선덜랜드메리 선덜랜드에게 재채기를 해버리고, 괜찮다는 메리를 두고 여자아이들이 지나간 뒤에 제임스가 메리에게 "뭐 걸렸으면 어쩌려고 그래?;" 라고 하자 메리는 걱정이 너무 많다며 넘긴다. 호수에선 알렉스 셰퍼드가 조슈아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있으며, 거리에선 리사 갈랜드가 지나가고, 시빌 베넷은 일행중 응큼한 녀석을 체포한다.[3] 그런 그의 옆에는 자기가 왜 체포되는지도 모르겠다는 머피 펜들턴이 앉아 있었고[4] 떠나는 경찰차를 두고 건널목에서 트레비스 그레디가 트럭 연료비를 구걸하고있다.(...)
이런 이유인지 이 조크 엔딩에는 경고(?)로 과도한 애니메화와 팬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메세지가 나온다. 그래도 나름 의의가 있는 엔딩이긴 한데, 게임 자체는 혹평과 논란이 크지만 역대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주조연들을 한데 모아보고 각자 평화롭거나 일상적인 행복을 누리는[5] 팬서비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보면 저마다 처연한 사연과 행보를 보인 캐릭터들이 이 엔딩에서만큼은 행복해 하는 걸 볼 수 있어 팬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고, 사실 상 사일런트 힐즈까지 개발 취소되면서 사일런트 힐 시리즈 자체가 오와콘 행이 되어 그 마지막 작품으로서 모든 캐릭터를 집결시키니 시리즈의 대단원으로서 역할[6]에 어느 정도 부합해서다.
하지만 이 게임은 게임성 자체나 핵 앤 슬래시 장르로서의 완성도는 차치하더라도 [7], 도무지 사일런트 힐 시리즈라는 프렌차이즈에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기에 기껏해야 모바일 게임 정도의 위치라면 모를까,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라며 내놓은 것에 대한 반발도 컸다.[8] 게다가 상술했듯 그런 게임이 사실 상 최후의 작품이란 입지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골수 팬들 중엔 이 게임에 대한 혐오가 깊은 사람이 적지 않다.[9]
음악도 혹평이 간간이 보이는데 작곡가는 사일런트 힐 다운포어 때부터 연임한 '''다니엘 리히트(Daniel Licht)'''다. 다운포어 당시에도 반발이 없던 건 아니지만 음악 퀄리티 자체가 떨어진다거나 본작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은 거의 없었고, 적어도 음악 곳곳에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정통성과 야마오카 아키라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작은 기존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10] 곡 자체도 정통성이나 존중감을 딱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냥 액션 게임에서 쉽게 들을만한 스타일이 되었다. 특히 보스전의 에픽한 메탈풍 음악이 강렬하다.(...) 공포심 조성 효과도 그리 크지 않고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음악이라고 떠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내거는 간판은 있으니 무겁거나 심각한 분위기, 또는 단조풍의 음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전작에서도 지적됐던 부분인데, 음향 디자인이 분위기를 이끌기보다 섬세한 방향에서 소소하게 받쳐주는 식으로 짜여져 있어서 배경음악이 다소 심심할 때가 있다는 문제가, 아예 본작에 와선 마냥 잔잔하고 몇몇은 심하면 졸음 오는 수준으로 심화됐다. 일부만 그런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나마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할 구간 대부분이 그런 수준이다. 그래도 결코 실력 없는 작곡가는 아니니만큼 곡의 퀄리티가 나쁜 건 아니지만, 시리즈에 어울리는 퀄리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게임의 평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Now We're Free," "Love Psalm," 이 두 곡만큼은 사일런트 힐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시리즈에 잘 어울리는 음악으로서 상당한 명곡으로 꼽힌다. Now We're Free는 다니엘 리히트가 작곡한 곡으로 시리즈 특유의 처연하고 애절하며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앞서 실종되었다는 아키라스런 테이스트도 잘 묻어난다는 평.
그렇지만 보다 주목을 받은 건 게임의 엔딩곡인 Love Psalm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사일런트 힐 2의 트랙 중 하나인 Love Psalm에 가사를 붙여 리메이크한 노래다. 해당 작품 전반의 음악을 총괄한 다니엘은 리믹스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어레인지의 주체는 "트로이 베이커(Troy Baker)"와 "Rob King," 그리고 피처링뿐이긴 하나 무려 원작자인 야마오카 아키라도 참여했다![11] 즉 이 곡은 시리즈 전체의 마지막 곡이자 사일런트 힐 시리즈에서 들을 수 있는 야마오카 아키라가 제작에 참여한 마지막 곡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Love Psalm 하나만이 아니라 2 편의 다른 곡도 간간이 포함된 걸 알 수 있으며, 특히 팬들은 2:41 초경부터 들려오는 "Theme Of Laura" 파트에 전율하곤 한다.
이렇듯 곡 자체도 명곡 취급이지만, 피처링으로만 참여한 리메이크긴 해도 사실 상 '''정말 마지막으로 들을 수 있는 야마오카 아키라의 음악'''[12]이 시리즈의 마지막 곡이란 점에서 대단원으로 손색 없어 팬들에게 감명 깊게 와닿는 곡이 되었다.[13]
하지만 그런 곡이 고작 이런 게임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점,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한다는 것도 시리즈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이 작품이 실질적인 마지막이기에 그렇게 된 수순이란 점에 팬들은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즉 여러모로 오마쥬나 팬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시리즈 최후의 작품에 걸맞는 엔딩, 음악을 보여준 점도 없지 않아 팬들에게 복잡하고 씁쓸한 심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되었다.

[1] PS Vita TV 비대응[2] 그 와중에 관광객들이란...라고 중얼거리던 헤더는 302호에 또 갇힌 헨리 타운셴드의 소식을 듣고 한숨과 함께 테이블에 엎어진다.[3] 이때 대사가 아주 주옥 같은데, 왜 체포하냐는 응큼한 녀석에게 시빌은 웃으며 "일단 니 지껄인 거 때문에." 라고 하는데 아무 것도 안했다고 핑계를 대는 그 녀석에게 시빌은 '''"여기는 사일런트 힐이야. 여기서는 일이 다르게 돌아간단다."''' 라고 한다.[4] 이때 머피가 한다는 말이, '''"솔직하게? 나도 알았으면 좋겠네. 아무래도 여경들이 나한테 꽂히기라도 했나 보지."''' 라고 포기한 듯 대답한다.[5] 헨리머피 같이 몇몇은 좀 그렇지만…그래도 본편만큼 시리어스한 건 아니고 개그 차원의 수준이다.[6] 불가항력적이지만[7] 제작사인 웨이포워드 테크놀로지스는 핵 앤 슬래시나 아케이드 게임 장르에 특화된 제작사다.[8] 다시 말해 프렌차이즈의 이름값으로 다양한 미디어믹스를 내는 와중의 산물이라면 모를까, 팀 사일런트 때의 작품성에 아직도 향수를 갖고 차기작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다음 정식작이랍시고 이걸 내놓은 것이다. 심지어 플레이 스타일마저 그닥 공포성을 크게 중점적으로 겨냥하지 않은 듯했으니…[9] 실제로 플레이해본 이들 중에도 혹평이 간간이 보인다. 123[10] 일단 호러 게임이라 쳐주기가 힘들다, 명목 상 호러 게임 장르로 분류해주기는 하는 것 같지만.[11] 기타 파트로 참여했다.[12] 굳이 리메이크 참여 여부를 들 것도 없이 원곡이 아키라의 곡이라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크다. 그런데다 그중에서도 시리즈를 넘어 호러 게임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 받고, 대부분의 팬들에게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이견이 없어, 시리즈 중에서도 기념비적이고 그 의미가 남다른 2 편에서 선정한 음악으로 대미를 장식하니 더욱 의미가 큰 것이다.[13] 덧붙이자면 당연히 시리즈 전담 보컬을 맡아오며 야마오카 아키라의 한 짝이었던 "Mary Elizabeth McGlynn"은 말할 것도 없고, 어레인지의 주체인 트로이 베이커도 야마오카 아키라 밴드의 멤버다. 즉 이 곡은 뮤지션으로서 야마오카 아키라의 핵심 인원들이 뭉쳐 완성한 곡이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