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패
1. 설명
바둑 용어. 사활에서 패가 3개 이상 나서 서로 기다렸다가 딸 수 있는 상태. 예를 들어서 A, B, C 세 개의 곳에서 패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A에서 흑이 따내고, B에서 백이 따내고, C에서 흑이 따낸다. 그리고 다시 A를 백이 따내고, B는 흑이 다시 따내며, C를 다시 백이 따낸다. 이 과정이 반복되기에 결국 대국 진행이 막히는 상황.
2.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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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이 바로 삼패의 예다. △로 표시된 흑과 백이 서로 고립되어 패가 3개가 났고 어느 쪽이든 지면 큰 손해를 입을 상황이다. 여기서는 백이 A에 두면 흑이 모조리 잡혀 버리므로 흑이 일단 B나 C에 두어 단수를 피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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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흑선이라면 수순이 이와 같이 진행된다. (흑 1을 두기 전에 백 4부터 백 6까지의 자리에 그 색의 돌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일단 흑 1로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백이 단수에 몰렸고 잡히지 않기 위해 백 2에 두어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했다. 그러면 또다시 흑이 단수에 몰려 흑 3에 두어 패를 따내서 단수를 피하고 이에 백은 백 4로 응수해 단수를 피한다. 흑 5로 응수하고 백 6으로 응수하면 흑 1을 두기 전의 모양으로 돌아간다.
3. 규정
삼패의 형태가 발생하였을 때, 두 대국자 모두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면 주심과 입회인의 합의로 무승부 처리를 한다. 입회인이 없으면 주심이 바로 무승부 선언을 하기도 한다. 덤 제도까지 만들어가며 무승부를 방지하는 바둑에서 무승부가 나오는 몇 안 되는 사례이다.
참고로, 삼패가 나왔다고 해서 즉시 무승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래의 사례처럼 실수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른 경우는 삼패 전부를 양보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이길 수 있다면, 삼패는 상대방에게 양보해 버리고 계가로 이기면 된다. 다만, 삼패가 나올 정도면 두 사람 모두 대마의 생사가 얽힌 경우가 많기에 양쪽 모두 양보할 수 없으므로 무승부로 처리하게 된다.
다만, 응씨배에서는 삼패, 장생, 순환패도 패의 일종으로 인정하기에 동형 반복 규정에 걸리게 된다. 그래서, 한 바퀴 더 돌리고 싶으면 팻감을 써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응씨배에서는 삼패나 장생 또는 순환패가 나오더라도 무승부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작 응씨배에서는 삼패, 장생, 순환패가 나온 사례가 단 한 번도 없기에 이 규정이 제대로 발휘가 된 적은 없다.
4. 사례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가 삼패빅 무승부 바둑 대국을 관전한 다음날 혼노지의 변으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바둑계에서 불길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실은 이 대국의 기보가 남아있다.해당 기보 그리고 승부가 무승부인건 맞지만, 기보상으로 보았을 때 삼패가 나올만한 곳이 없다. 때문에 이런 야사가 흔히 그렇듯 후대에 창작된 이야기로 보는게 일반적이다.
사패빅도 나온적이 있으며 오패빅의 경우 1996년 제9회 후지쯔배에서 중국의 마샤오춘 九단(백)과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 九단(흑)간의 경기에서 흑이 제대로 응수하였다면 오패로 비기지만, 실수를 하는 바람에 오패가 되지 못하고 반집차로 진 적이 있다.
2005년 제2회 남방장성배에서 이창호 九단과 창하오 九단이 사패빅으로 무승부가 났다.
2012년 삼성화재배 2회전에서 이세돌 九단과 구리 九단이 사패빅으로 무승부가 났다.
5. 이야깃거리
8~90년대 일본 기전에서 조치훈의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기점이, 그가 삼패를 공식전에서 선보이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일생에서 한 번을 보는 것도 힘들다는 삼패를 조치훈은 무려 세 번이나 보여줬기 때문.
물론 이것은 일본 기원의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다. 삼패가 불길함을 뜻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행마의 견실함과 정적인 싸움 위주였던 당시 일본의 기풍에는 조치훈의 거칠고 공격적인 기풍이 그리 달갑게 여겨지지 못했다고 보는 쪽이 맞는 해석. 당시 조치훈과 더불어 일본 기원에서 공격적인 대국 운영으로 악명(?)이 높던 가토 마사오는 조치훈의 삼패 기보를 분석한 칼럼을 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