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대로
1. 개요
1950년에 개봉한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로, 잊혀진 무성영화 여배우의 광기와 실패한 각본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 시놉시스
슬럼프에 빠져 생활고에 시달리던 작가 '조 길리스'는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가다가 우연히 우중충한 저택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한때 무성영화 여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노마 데스몬드'를 만나게 된다. 노마는 헐리웃 복귀를 위해 각본을 쓰고 있었는데, 조가 작가인 것을 알고 그에게 시나리오를 맡긴다. 조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각본을 맡고 저택에 머무르지만, 노마의 조에 대한 감정이 점점 깊어지면서 그녀의 집착과 광기에 질려 떠나려고 한다. 그러자 노마는 자살시도까지 하고 결국 조는 그녀의 연인이자 각본가로 원치 않는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
한편, 조는 친구 '아티'의 약혼자인 '베티'와 예전에 헐리웃에 들고간 적이 있던 시나리오를 보완,수정하기 위해 밤마다 몰래 나가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베티랑 사랑에 빠지고 만다. 베티와 아티의 결혼이 가까워지자, 갈팡질팡하는 베티를 위해 조는 선택을 하기로 하고, 베티를 자신과 노마가 살고 있는 저택으로 부르는데...
3. 평가
'''1997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100대 영화 12위 선정작이자, 2007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100대 영화에 16위로 재선정'''된 영화. 빌리 와일더의 놀라운 각본 능력이 드러나는 영화로, 영화를 보다보면 출중한 묘사와 어투의 나레이션, 대사에 흠뻑 빠져 고전 영화에 편견이 있는 사람이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나 뜨거운 것이 좋아처럼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상술한 영화들에서 보여준 재치있는 입담은 이 영화에서도 살아있어 간간히 재미를 유발한다.
영화의 미장센도 대단히 훌륭하기 때문에 흑백영화인 것을 그렇게 신경쓰지 않고 본다면 마치 컬러 영화를 본 듯한 화려함이 느껴진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1] 에 후보로 올라 각본, 미술, 음악, 의상에서 수상했다.
여주인공인 '노마' 역할을 맡은 글로리아 스완슨은 그야말로 신이 들린 연기를 보여주며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하필 이 해에 이브의 모든 것이 개봉해서 신이 들린 걸 넘어 신이 되어버린 베티 데이비스의 연기 때문에 표가 분산되어서 스완슨은 물론이고 베티 데이비스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스완슨도 자기 역할인 노마처럼 무성영화 배우여서 연기가 과장된 면이 있고, 이것이 간혹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혹자들은 선셋 대로를 보고 히치콕의 현기증, 싸이코나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작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 하다.
4. 읽을거리
영화를 보면 노마의 집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잊혀진 유명인들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들 중에 버스터 키튼이 있다.
여주인공 글로리아 스완슨의 실제 인생사도 노마의 인생사와 비슷한데 그녀 역시 무성영화 시절에는 한창 잘나갔던 배우지만 유성영화의 시대가 오면서 잊혀진 배우가 되었던 케이스이다. 채플린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 무성영화시절 스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영화에는 실제 인물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뭔가 비밀이 있는 집사역으로 등장하는 에리히 폰 슈트로하임은 좋은 영화를 많이 남겼던 명감독으로, 무성영화 시절에는 글로리아 스완슨과 실제로 작품을 같이 하기도 했다. 영화 속의 캐릭터는 본인을 모티브로 한 것.
원래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연기가 좋았기 때문에 남우조연상에 지명되기도 했다.
노마가 각본을 주려고 하는 '드밀' 감독도 실제 세실 드밀 본인이 연기했다. 역시 스완슨과 같은 작품을 한 적이 있다.
[1]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미술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