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투표제

 

1. 개요
2. 방식
3. 채택 국가
4. 장점
4.1. 결선투표제의 장점 보유
4.2. 결선투표제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점
4.2.1. 2회 투표 불필요
4.2.2. 개인의 선호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
4.2.3. 마타도어 방지 효과
5. 단점
5.1. 결선투표제에서와 동일한 단점
5.2. 투개표의 복잡함
6. 같이 보기


1. 개요


투표자로 하여금 투표용지에 후보자 전원의 선호 순위를 기입케하고, 그 순위를 당선자 결정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기본적으론 결선투표제와 비슷하지만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2.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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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호투표제 투표용지 예시
  1. 투표자는 투표 용지에 입후보자 전원의 선호 순위를 표시한다.
  2. 1순위 선호를 기준으로 우선 집계해 여기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저득표자를 탈락시킨 뒤, 각 표에서 최저득표자보다 낮은 선호 순위로 기표된 후보의 순위를 한 단계씩 올리고 1위 기표수를 재집계한다. 이를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본적인 매커니즘은 '최하위 후보를 하나씩 빼는 식으로', 최종 1인의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결선투표를 무한히 반복하는 것.''' 그리고 그 작업을 후보자 선호 순위를 표기하는 것으로 '''단 1번의 투표로 간소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저득표자 한 명씩을 탈락시켜가며 재투표를 반복하는 셈이다. 다만 선호투표제에서의 투표자는 번거롭게 여러 차례 투표할 필요 없이, 투표용지에 미리 각 후보자에 대한 선호 순위를 표시해둠으로써 여러 차례 투표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다.
그리고 이상의 방식은 따로 재투표(결선투표)를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1차 투표(1차 집계) 결과 발표 직후 즉석에서 바로 재투표를 시행한 것 같은 효과가 있다. 그리하여 선호투표제는 "즉석 결선투표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실은 선호투표제의 효과는 단순히 결선투표제에서의 결선투표를 1차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즉석에서 바로 실시하는 것 그 이상이다. (그 이유는 아래의 장점 문단 참조)
방식 면에서 결선투표제와 비교해보면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탈락될 수도 있지만, 선호투표제는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한 번의 집계마다 최저득표자 1명만을 탈락시킨다는 점, 결선투표제는 원칙적으로 2차 투표(2차 집계)에서 종료되지만, 선호투표제는 3차 집계 이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결선투표제에서는 투표자가 2회의 투표를 해야할 수도 있지만, 선호투표제에서의 투표자는 단 1회의 투표만 하면 된다는 점[1] 등에서 차이가 있다.
선호투표제에서 1등만을 고르도록 한다면 불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차이가 없어진다. 그래서 불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라 하기도 하는데 특히 유럽에서 그러한 경향이 있다.

3. 채택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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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의 상원 투표 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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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으로 표시된 국가들은 유럽의회 총선거에서 선호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이다.[2]
호주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등 유럽 여러 나라, 뉴질랜드, 미국 몇몇 주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미국의 모든 주에 이 제도를 도입하자고 법률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아카데미상작품상 투표에서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2년 16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선호투표제를 채택한적이 있다. 당시 경선규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후보 진영이 결선투표제 혹은 선호투표제를 강하게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기사1,관련기사2[3]

4. 장점


선호투표제는 '''결선투표제의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결선투표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결선투표제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점도 있다.

4.1. 결선투표제의 장점 보유


선호투표제에서의 당선자는 결선투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과반 득표를 한다. 즉 전체 투표자의 절대다수로부터 지지를 얻어야만 당선이 된다. 따라서 선호투표제는 당선자의 대표성이 확보되고, 사표가 총 유효 투표수의 50% 미만으로 제한된다.
또한 선호투표제에서는 결선투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콩도르세 패자의 당선(예: 1987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노태우 후보의 당선)이 불가능하다.
콩도르세 패자(Condorcet loser)란 다른 모든 후보들과의 일대일 대결에서 지는 후보가 있을 시, 바로 그 후보를 말한다. 예컨대 세 후보 A, B, C가 있는데, A는 B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지고, C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진다고 하자. 그러면 A가 바로 콩도르세 패자다. 그런데 단순 다수제[4]로 치뤄지는 선거에서 후보가 3명 이상이라면, 콩도르세 패자가 1위가 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즉 앞선 예에서 A, B, C가 3자 대결을 한다면 A가 1위가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5]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노태우 후보의 당선이 바로 그런 예다. 당시 선거에는 3명의 유력후보, 즉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 있었다.[6] 당시 여론조사에 의하면 노태우 후보는 김영삼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지고, 김대중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노태우 후보는 콩도르세 패자였다. 하지만 3자 대결로 치뤄진 해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는 36.6%의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참고로 콩도르세 패자는 선호도가 가장 낮은 후보로 이해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투표제도가 공정하기 위해 갖춰야할 조건 중의 하나로 '콩도르세 패자가 당선되지 않을 것'을 든다. 한편 선호투표제는 이 조건을 만족한다.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콩도르세 패자는 그 정의상 다른 어떤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과반 득표를 할 수 없는 자이다. 이처럼 콩도르세 패자는 경쟁자가 단 한 명뿐인 경우(일대일 대결)조차 과반 득표를 할 수 없으므로, 경쟁자가 두 명 이상인 경우(다자대결) 역시 과반득표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선호투표제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 득표를 해야 한다. 따라서 선호투표제에서 콩도르세 패자의 당선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만약 위 1987년의 선거에 선호투표제가 채택되어 있었다면, 콩도르세 패자인 노태우 후보의 당선은 일어날 수 없었다.

4.2. 결선투표제에 비해 업그레이드 된 점



4.2.1. 2회 투표 불필요


선호투표제는 한 번의 투표만 하면 되므로 결선투표제와 달리 두 번의 투표를 해야 함에 따른 번거로움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4.2.2. 개인의 선호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


결선투표제에서는 1차 투표에서 여러 명의 후보가 한꺼번에 탈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특정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1순위 후보뿐 아니라 자신의 2순위 후보도 1차 투표에서 동시에 탈락할 수 있다. 이 경우 2차 투표에서 해당 유권자에게 주어진 투표용지 상에는 자신의 2순위 선호자의 이름이 없다. 즉 2차 투표에서 자신의 2순위 선호를 투표로 표시하여 결과에 반영시킬 방법이 없다.
반면 선호투표제는 당선자가 결정될 때까지 한 번의 집계마다 최저득표자 한 명씩을 탈락시킨다. 따라서 선호투표제하에서의 유권자에겐 자신의 1순위 후보와 2순위 후보가 어느 집계에서 동시에 탈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1순위 후보가 어느 집계에서 탈락하더라도, 그 다음 집계에서 자신의 2순위 선호를 집계결과에 반영시키게 된다. 마찬가지로 2순위 후보가 어느 집계에서 탈락해도, 3순위 선호를 그 다음 집계에서 결과에 반영시킨다. 즉 선호투표제는 결선투표제보다 개별 유권자의 선호를 훨씬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효과로서 유권자의 사표방지심리 작동의 여지를 줄여준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가령 결선투표제로 치뤄지는 선거에 A, B, C, D가 출마하였는데, 1차 투표 결과 A와 B가 결선에 진출했고, C와 D는 각각 3위, 4위가 되어 탈락했다고 하자. 이 경우 1차 투표에서 D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들 중에는 'D를 가장 선호하고, 2순위로 C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2순위 선호를 투표로 표시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C는 1차 투표에서 탈락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투표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C가 3위, D가 4위로 나타났다면 'D를 가장 선호하고, 2순위로 C를 선호'하는 유권자들 중에는 사표방지심리에 의해 D에 대한 투표를 포기하고, 그나마 D보다는 결선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지는 C에게 투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반면 똑같은 경우 선호투표제하에서는 1차 집계에서 D만을 탈락시킨다. 그리고 1순위로 D를 찍었던 유권자들의 표는 사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2순위로 찍은 후보들에게 분배된다. 가령 1순위로 D를, 2순위로 C를 찍은 유권자들의 표는 C가 1차 집계에서 얻은 표와 합쳐져 재집계된다. 따라서 앞서 본 결선투표제에서의 경우와 달리 'D를 가장 선호하고, 2순위로 C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해당 선호는 2차 집계에 반영된다. 또한 투표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설령 D가 4위로 나타났더라도, D를 가장 선호하는 유권자들로선 사표가 될까봐 두려운 마음에 D에 대한 1순위 투표를 포기(사표방지심리에 따른 선택)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실제 1차 집계에서 D가 4위가 되어 탈락하면 D를 1순위로 찍었던 유권자들의 표는 사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집계에서 그들의 2순위 후보에게 분배되어 결과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4.2.3. 마타도어 방지 효과


선호투표제 하에서는 마타도어가 최소화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A후보의 지지자라도 B후보를 2순위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네거티브를 걸어서 상대후보 지지자에게 어그로를 끄는 것 보다는 지지 2순위로라도 선택받는 편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하에서는 네거티브선거가 아닌 정책대결과 가치대결을 유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물론 결선투표제도 1차투표의 낙선자 표를 끌어와야 한다는 점 때문에 단순다수제에 비한다면 네거티브를 줄이는 효과는 있으나, 이는 1차투표 때만 유효하고 결선투표에서는 두 후보간의 네거티브 싸움을 막을 수가 없다. 또한 1차 투표때도 결선에 오르기 위해 후보간 마타도어 양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물론 구조적방식을 통해 네거티브 경쟁을 줄인다는거지 선호투표제라 해서 완전히 흑색선전을 막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극좌에 해당하는 후보와, 극우에 해당하는 후보가 있고 그 중간에 많은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이라고 쳐보자. 극좌-극우 두 후보의 지지층은 전혀 겹치지 않으며, 따라서 상대후보의 지지자가 '나'를 차선호로 뽑을 가능성도 없다면 두 후보간 네거티브 대결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이렇게 네거티브 대결을 펼치는 후보들은 보통 당선권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선호투표제가 구조적으로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경쟁을 유도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하다.

5. 단점



5.1. 결선투표제에서와 동일한 단점


결선투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선호투표제하에서도 단조성에 위배되는 경우[7]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결선투표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콩도르세 승자의 낙선이 가능하다.[8]

5.2. 투개표의 복잡함


여러 명의 후보에게 순위를 매겨 투표해야 하므로 투표 및 개표과정이 조금 복잡하다. '''동시에 찍을 수 있는 후보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복잡해진다.''' 일례로 2013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상원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비롯, 45개 정치 조직에서 무려 '''110명'''이 출사표를 던져서 유권자는 '''110명을 선호순서대로 표기해야 했다.''' 이 경우 개표의 정확성이나 신속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아무리 전자개표기를 도입한다해도 가능한 투표의 가짓수가 '''110!≒1.588x10178'''가지나 되기 때문에 개표를 말 그대로 날밤까면서 하는 것은 물론 선거 이튿날에도 개표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때문에 호주에서는 국회의원 당선자가 선거 일주일 후에야 확정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후보자 전원에게 순위를 매기는 방식 대신, 일정한 선호 순위까지만 표기하게 하는 등 변형된 방식을 채택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n순위 선호까지만 표시하게 하고, 집계 역시 최대 n차 집계까지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마지막 n차 집계에서는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더라도 n차 집계의 최고 득표자를 당선자로 정한다. 이 경우, 단순 다수제는 이러한 선호투표제에서 n=1인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는 투표자가 표시하고 싶은 순위만큼 자유롭게 표시하는 방식도 있다. 예를 들어 10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1순위 선호 후보만 표시하고 싶은 사람은 1순위만 표시하게 하고 3순위 선호 후보까지만 표시하고 싶은 사람은 3순위까지 표시하게 하고, 10순위까지 전부 표시하고 싶은 사람은 10순위까지 전부 표시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집계가 거듭됨에 따라 투표한 후보 전원이 탈락해 더 이상의 선호 이전이 불가능한 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9], 해당 표는 이후 집계에선 무효표로 처리한다.
한편 방식을 이해못하는 유권자가 있을 수도 있고, 유권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해설해주는 비용이 들 수 있다. 특히 후보가 많아질 경우 노약자 등 투표가 어려운 계층에게는 투표 장벽을 만들게 된다.
또한 선거 후 출구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거나, 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6. 같이 보기



[1] 선호투표제에서의 투표자는 1회 투표만으로 수차례의 재투표를 미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2] 연두색은 불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 주황색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3]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후보가 중도사퇴하고 노무현 후보가 압도적인 과반수를 득표했기 때문에 실제 선호투표제에 의한 표배분은 하지 않았다.[4] 과반 득표 등의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다수의 득표를 한 자를 당선자로 정하는 제도. 현행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와 대한민국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가 이 방식으로 치뤄진다.[5] 더 자세한 설명은 결선투표제의 '콩도르세 패자의 당선 불가능' 문단을 참조 바람.[6] 사실 3명 외에 김종필과 기타 군소 후보들이 더 있었으나, 논의의 편의상 3명만 있었다고 가정한다.[7] 지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낙선하는 기현상. 지지율은 높은데 그만큼 안티가 많은 후보가 대상이 된다.[8] 구체적인 사례는 결선투표제 문서의 관련 문단에 적시된 사례를 참조 바람. 해당 사례를 선호투표제에 적용하여 보면 된다.[9] 예컨대 1순위 선호 후보만 표시한 사람의 표는, 집계가 거듭됨에 따라 해당 후보가 최저득표로 탈락해버리면, 이후 집계에선 다른 후보에게 이전될 수가 없어서 집계에 포함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