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총잡이

 

1. 개요
2. 문제 1
2.1. 해답과 설명
2.2. 상대방의 입장
3. 문제 2
3.1. 정답 및 해설
4. 기타


1. 개요


게임 이론 예시 중 하나며 총잡이 이론이라고도 불린다. 아래에 서술된 문제들 이외에도 다양하게 조건을 바꿔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술할 문제 1의 '''충격적인 결론''' 때문에 죄수의 딜레마와 더불어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알려졌다.
네이버 웹툰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 210화에서 문제 2가 소재로 사용되었다.

2. 문제 1


세 명의 총잡이가 서로 동시에 결투를 벌인다.

1. 미스터 블랙은 백발백중, '''명중률 100%'''의 사격 실력을 가지고 있다.

2. 미스터 그레이는 '''명중률 70%'''의 사격 실력을 갖고 있다.

3. 미스터 화이트는 '''명중률 30%'''다.

세 명의 총잡이들은 각각 서로의 사격 실력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서로의 실력차를 감안해서 '화이트→ 그레이→ 블랙' 순서대로 발포하기로 하며 (죽지 않으면 또 쏠 수 있겠지만) 한 번에 한 발만 쏠 수 있다.

'''이 때 화이트는 어떻게 쏴야 가장 생존율이 높은가?'''


2.1. 해답과 설명


답: 허공에 쏜다.
  • 1. 만약 블랙을 쏴 사살하는데 성공했다면
남은 그레이와 화이트의 대결이다. 그럼 화이트는 이미 쐈으니 명중률 70%의 그레이가 선제 공격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 되고, 이 상황에서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11.39%[1]이다.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88.61%. 쉽게 말해 명중률 70%의 그레이가 선공을 쥐고 있게 되어 명중률 30%인 화이트는 생존율(적을 쏘고 이길 확률)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 2. 만약 그레이를 쏴 사살하는데 성공했다면
다음 선제 공격권은 명중률 100%인 블랙에게 있고, 남은 상대는 화이트 하나밖에 없으므로 블랙의 승리 확정. 최악의 선택
  • 3. 위의 해답처럼 허공에 사격하거나 맞추지 못해 둘 다 죽지 않았다면
다음 차례인 그레이는 명중률이 30%인 화이트보다 명중률이 100%인 블랙을 먼저 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블랙에게 사격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명중률 70%인 그레이가 블랙에게 사격했을 경우 2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3-1. 그레이가 블랙을 죽이지 못했다면 블랙이 그레이를 사살한 뒤 화이트가 블랙과 대결한다. 화이트의 승률은 명중률 30%로 블랙을 죽이느냐 못하냐의 갈림길이므로 승률도 30%.
3-2. 만약 그레이가 블랙을 사살했다면 화이트는 그레이와 대결한다. 이번엔 화이트가 선제 공격권을 갖고 있으므로, 승률은 약 37.97%[2]이다.
이를 합산하면,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35.58%[3]다. 블랙의 생존율은 21%(0.7×0.3),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43.42%(1 - 나머지 둘의 생존율)
즉, 화이트의 생존율은 둘 다 살았을 경우가 어느 한 명을 죽였을 경우보다 높다. 누군가를 겨누고 상대를 없애는 것보다 상대를 살려두고 전쟁에서 한 발 빠지는 게 유리한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자신보다 더 유리한 상대가 둘 이상 있을 경우 그 상대는 자신을 우선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배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어난다. 당장 블랙의 입장에서도 그레이가 화이트보다 더 위험하고, 그레이의 입장에선 당연히 명중률 100%인 블랙을 먼저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화이트는, 블랙과 그레이 중 한 사람을 쏴 죽였을 때보다 생존율이 당연히 높아진다. 쉽게 말해 '''상대의 목표를 서로에게 돌리게 하면서 자신의 어그로를 낮추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를 반드시 조준해서 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면 '''화이트는 블랙을 향해 쏘는 게 이득'''이다. 이러면 화이트의 생존율은 약 28.32%[4]이 된다. 그리고 블랙의 생존율은 14.7%(0.7×0.3×0.7), 그레이의 생존율은 약 56.98%이다.[5]

2.2. 상대방의 입장


그레이나 블랙의 경우에는 허공에 쏠 필요가 없다. 위에서 이미 언급되었다시피 화이트가 허공에 쏴서 최선의 결과를 내어도 생존율이 50%를 넘지 못한다. 반대로 말하면 그레이나 블랙은 그냥 서로를 최우선적으로 공격해서 화이트와 1:1 상황만 되면, 선공을 뺏겨도 최소 50% 이상의 생존율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여담으로 각 총잡이들의 사격실력이 다르지 않아 만약 3명의 명중률이 동일하고 50% 이상이라면 그레이나 블랙도 허공에 쏘는 것이 최선이긴 하다. 이 경우엔 세 명 모두 똑같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만 행동한다면, 서로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허공에다가 차례대로 쏘아서 무한정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다만 실제 결투의 목적에는 자신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상대의 사살도 포함되어 있기에 현실성은 없다.

3. 문제 2


세 명의 총잡이가 서로 동시에 결투를 벌인다. (이하 내용 동일)

이번엔 세 사람이 '''동시에''' 발포하며 역시 한 번에 한 발만 쏠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생존율이 높은 자는 누구인가?


3.1. 정답 및 해설


정답은 '''화이트.'''
1. 블랙은 생존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명중률이 높은 그레이를 쏜다. '''그레이도 같은 이유로 블랙을 쏜다. 화이트도 같은 이유로 블랙을 쏜다.'''
2. 블랙에게 저격당한 그레이는 무조건 요단강 익스프레스 행이며, 블랙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그레이와 화이트가 동시에 오발할 확률인 21%(0.7×0.3)이다. 따라서 '''화이트의 최종 생존율은 79%'''(1-0.21)이다.
3. 블랙이 살아남아 랠리가 계속될 경우, 블랙의 최종 생존율은 14.7%(0.21×0.7)다. 재수없게 공멸할 확률은 6.3%(0.21×0.3).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명중률이 낮은 화이트가 가장 생존율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엄밀히 따지면 이 풀이는 정답이 아니다. 상대를 쏴서 생존율을 낮추려면 일단 상대를 먼저 쏴서 죽여야 한다. 그런데 동시에 발포하는 경우 '먼저 쏴 죽일 수가 없다.' 따라서 명중률 100%인 블랙에게 어차피 저격당할 그레이는 화이트를 쏘든 블랙을 쏘든 기대생존율이 같다. 즉 두 대안에 대해 무차별하므로(여기서 무차별한 대안에 동일한 확률가중치를 부여한다는 가정이 들어간다.) 그레이가 블랙을 쏠 확률은 0.5이고 화이트를 쏠 확률은 0.5이다(허공이나 자신을 쏘지 않는다는 가정이 추가된다.).
이하는 모두 한 명만 남을 때까지 게임을 계속한다는 가정이 들어간 것이다. 한 번 발포로 게임이 끝나는 경우는 자신이 누구를 쏘는지가 자신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셋 다 각자가 평소에 가장 띠껍게 여기던 놈을 쏘고(...) 끝날 것이다. 한 번 발포로 끝나는 게임에서 누구를 쏠지가 랜덤이라고 가정하면, 공교롭게도 자신의 명중률의 절반이 생존율이 된다.[6] 이 경우에는 화이트의 생존율은 '''15%'''로 가장 낮다.
그레이가 허공이나 자신을 쏠 경우, 화이트의 생존율은 30%(첫발에 블랙을 죽일 확률), 블랙의 생존율은 49%(0.7×0.7; 화이트가 두 발 다 놓칠 경우), 공멸할 확률이 나머지 21%로 블랙의 생존율이 가장 높다.
그레이가 화이트를 쏠 경우, 화이트의 생존율은 9%로 추락하며(첫발에 블랙을 죽이고 그레이는 미스할 확률), 블랙의 생존율은 63.7%로 급등한다(첫판에 그레이가 화이트를 죽이고 화이트는 블랙을 놓칠 경우 0.7×0.7 + 첫판에 그레이, 화이트가 둘 다 놓치고 두 번째 판에 화이트가 놓칠 경우 0.3×0.7×0.7).
조금 어이없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그레이는 어차피 뭘 해도 죽기 때문에 최선의 전략이란게 없다. 기대생존율이 똑같이 0%라는 건 달리 말하면 뭘 하든 상관없고, 뭐든지 가능하다는 소리다. 고로 화이트의 생존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문제 1과는 달리, 위 풀이에서 "그레이도 같은 이유로 블랙을 쏜다."라는 명제가 틀린 것이다. 만일 블랙의 명중률을 조금이라도 낮춘다면(이를테면 99%로) 그레이가 블랙을 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 된다.
참고로 '''블랙이 화이트를 쏠 경우''' 블랙의 생존율은 화이트가 놓치고 그레이가 두 번 연속 놓칠 확률인 6.3%밖에 되지 않는다. 끔살 확정인 그레이와는 달리 블랙은 엄연히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가 존재하므로 이 경우는 당연히 논외.

4. 기타


진화심리학에서 공포와 공포로 인한 기절 같은 작용도 세 명의 총잡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여성과 아이들은 성인 남성에 비하여 공포를 많이 느끼고, 혐오스런 시각적 요소에 대하여 내성이 낮으며 심지어 기절하기까지 한다. 반면 성인 남성같은 경우 그런 경향을 찾기 어려운데,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전쟁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만일 어떤 세력이 침략을 해왔을 경우, 침략을 당한 무리는 그에 맞서서 싸워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이란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맡는데 이는 남성이 진화 과정을 통해, 싸우기 적합한 신체적 특징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싸움과 관련된 심리기작 같은 것 또한 가졌기 때문이다. 만일 전쟁 중에 기절했거나, 멘붕하여 전투의지를 상실한 상대가 있다해도, 정신이 멀쩡하게 싸울 의지를 가진 상대편 전투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그들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므로 이들은 우선 방치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직관적인 전쟁과 관련된 심리기작이 작용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고심을 하지 않더라도 전투원들은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전투가 끝난 후에 남겨진 자들(기절하거나, 사로잡힌 자들)은 노예로 만드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 노예를 가진다면 그와 동시에 노예 반란을 일으킬 위험을 떠안게 되므로 승자 측에서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양 이상의 포로가 나온다면, 나머지를 모조리 처형해 버릴 것이다.
반면 여성이나 아이들 같은 경우, 반란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다른 방식으로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하여 생존할 확률이 대폭 높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체능력으로 싸움에 생사를 맡기기 보단, 화이트가 허공에 총을 쏘듯이, 전투에서 잠시 이탈해서 생존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석양의 무법자에서의 하이라이트는 3명의 총잡이가 대치하는 상황인데 예시 2와 거의 동일하다. 이 이론의 모티브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로는 이 이론과 매우 다르다.[7]
총잡이가 4명 이상으로 넘어가면, 게임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1] 초항이 0.09이고 공비가 0.21인 무한등비급수의 합.[2] 초항이 0.3이고 공비가 0.21인 무한등비급수의 합[3] 0.09 + (0.7 × '2번'에서 화이트의 승률)[4] (0.7 × '3'에서 화이트의 생존율) + (0.3 × '1'에서 화이트의 생존율)[5] 이는 제일 나중에 하니까 당연한 결과다. 블랙이 처음이라면 블랙은 승률은 70%, 그레이는 '''0%''' 화이트는 30%가 나온다.[6] 세 명의 목숨은 당근 3개고 셋의 명중률은 합치면 200%이기 때문.[7] 일단 한 명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규칙도 없으며 실제로 한 명이 죽고 두 명이 돈을 나눠 가진다. 무엇보다도 '''한 명은 총알이 없어서 맞출 확률이 0%였고, 다른 한 명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