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돈토사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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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고생대 페름기 전기에 북아메리카에서 살았던 스페나코돈과 단궁류의 일종으로, 속명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도마뱀'이라는 뜻이다.[1]
2. 상세
현재까지 이 녀석의 것으로 동정된 화석 표본들은 모두 미국 텍사스 주 일대에서 발견되었는데, 전체적인 골격 보존률이 빈말로라도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라 계통분류학적 측면에서 독자적인 속으로 인정받기까지 나름 곡절이 많았던 편이다. 일례로 현재 모식종인 옵투시덴스종(''S. obtusidens'')의 화석 중 가장 처음 학계에 소개된 표본의 경우 1880년 에드워드 D. 코프(Edward D. Cope)에 의해 현 시점에서는 오피아코돈의 동물이명으로 여겨지는 테로플레우라(''Theropleura'')의 신종으로 여겨졌으며, 명명 근거가 된 표본이 이 녀석의 골격뿐만 아니라 어느 양서류의 화석과 함께 뒤섞여있던 상태였다는 사실이 뒤늦게서야 밝혀졌을 정도.
세코돈토사우루스라는 새로운 속명을 부여받아 별도의 속으로 재동정된 것은 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1936년의 일이다. 미국의 고생물학자 알프레드 S. 로머(Alfred S. Romer)가 그보다 앞선 1907년에 디메트로돈속의 일종으로 명명된 롱기라무스종(''D. longiramus'')을 모식종으로, 그리고 아로요층(Arroyo Formation)에서 새로 발굴된 화석 표본을 근거로 명명한 윌리스토니종(''S. willistoni'')을 두번째 종으로 삼은 것.[2] 조금 뒤인 1940년에는 기존의 모식종인 롱기라무스종이 옵투시덴스종과 같은 종임이 밝혀지고, 이에 따라 명명 시점이 비교적 더 빨랐던 옵투시덴스종이 우선권을 갖게 되면서 모식종의 이름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정착되게 되었다.
몸통이나 사지 부분에 해당되는 골격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아 구체적인 생김새가 어떻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학자들은 일단 지금까지 확보된 표본들에 한정해서 살펴본 결과 가까운 친척뻘에 해당하는 디메트로돈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외형은 디메트로돈과 비슷하게 옆으로 뻗어나간 짧은 사지와 등줄기를 따라 높다랗게 솟아오른 신경배돌기를 가진 모습으로 복원되곤 하며, 이 길쭉한 신경배돌기는 유사한 구조물을 갖고 있는 여러 고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체온 조절용 또는 개체 간 식별 및 이성 개체에 대한 구애나 과시 행위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메트로돈의 사례를 참조해 추산한 몸길이는 대략 2m에서 2.7m 정도.
디메트로돈을 비롯해 스페나코돈과에 속한 여러 근연속들과 이 녀석을 구분짓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두개골과 이빨의 생김새다. 길이 27cm 가량 되는 이 녀석의 두개골은 전체적으로 길고 좁다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주둥이에 늘어선 날카로운 이빨들도 모양이나 크기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형질은 스페나코돈과를 구성하는 대다수 단궁류들의 두개골이 두껍고 짤막한 형태이며, 이빨의 형태 및 크기 측면에서도 송곳니가 나머지 이빨들에 비해 훨씬 크게 발달해있다는 경향성을 보이는 것과는 분명 대조적이다.[3] 또한 안와 뒤에 자리잡은 측두창과 하악골 뒷부분, 그리고 제2경추의 신경배돌기가 디메트로돈보다 훨씬 작아서 여기에 붙어있었을 근육의 양 또한 그에 비례하여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턱 힘도 그리 대단치 않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제2경추의 신경배돌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은 그만큼 머리의 상하 가동범위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비교적 약한 치악력은 이 녀석이 주로 작고 연약한 사냥감을 노렸을 것임을 짐작케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녀석이 현생 악어처럼 반수생 생활을 하면서 작은 물고기나 양서류 따위를 낚아채 잡아먹고 살았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주로 바위 틈새나 땅굴 속에 숨어 사는 작은 동물들을 주된 먹잇감으로 삼았으리라 추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식성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에서 살면서 당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을 디메트로돈이나 오피아코돈 같은 친척뻘 단궁류들과의 먹이 경쟁을 피하는데도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3. 등장 매체
쥬라기 월드: 더 게임에서 토너먼트 경품으로 얻을 수 있는 고생물로 등장한다.[4]
[1]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살았던 원시 용각류의 일종인 '''테'''코돈토사우루스(''Thecodontosaurus'')와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 이쪽은 맨 앞 쪽 철자가 '''Th'''로 시작한다.[2] 그러나 로머가 세코돈토사우루스라는 속명 자체를 처음 제안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1916년 새뮤얼 W. 윌리스턴(Samuel W. Williston)이 양 측면이 넓적하고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것이 특징인 이빨 화석을 오피아코돈과 단궁류의 것으로 동정하면서 이 이름을 처음 사용한 바 있었는데, 해당 속명에 대한 부연설명이 없었던 탓에 당시에는 공인받지 못했던 것. 이 때문에 로머는 세코돈토사우루스속의 두번째 종에게 '윌리스턴의'라는 뜻의 윌리스토니종이라는 종명을 붙여주어 나름대로 세코돈토사우루스라는 속명의 최초 입안자인 윌리스턴을 기리고자 했다. 다만 이 윌리스토니종의 경우 모식종의 동물이명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지라 앞으로도 계속 독자적인 종명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3] 이와 같은 이 녀석의 해부학적 형질은 스페나코돈과의 진화사에 관해서도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스페나코돈과를 정의하는 주요 특징으로 거론되는 형질은 바로 길게 뻗은 신경배돌기와 짧고 두꺼운 두개골인데, 정작 구성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스페나코돈이나 크테노스폰딜루스처럼 전형적인 스페나코돈과의 두개골을 가졌지만 등에 돋아난 볏은 다소 짧은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세코돈토사우루스처럼 길쭉한 신경배돌기를 가진 대신 완전히 이질적인 형태의 두개골을 가진 녀석들도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어떤 형질이 가장 원시적인 단계부터 전해내려왔으며 어떤 종이 더 원시적이고 더 진보한 형태인지 같은 여러 문제들에 관해 그간 다양한 학설들이 제기되었는데,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두개골 형태를 기준으로 세코돈토사우루스를 다른 스페나코돈과 단궁류들과 구별지으면서 비교적 원시적인 형태에 해당한다고 보는 추세인 듯.[4] 디메트로돈과 프리오노수쿠스를 합성한 '프리오트로돈'이라는 혼종 생물의 기본 모델링이 세코돈토사우루스와 많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