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스폿 행방불명 사건
1. 개요
1996년 5월 5일에 발생한 일본의 실종 사건. 심령스폿 탐사와 얽혀서 일본 인터넷상에서 꽤 화제가 된 사건이었다. 실종자가 차량과 함께 아무런 단서도 없이 사라지는 바람에 24년간 미제 사건이었지만, 2020년에 실종자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졌다.
2. 실종된 두 여성
1996년 5월 5일, 일본 도야마현 히미시(氷見市)에 사는 타쿠미 나루미와 야시키 에미가 실종되었다. 이들은 히미시의 현립 여고 동창생으로, 나이는 19살 동갑내기였다. 가족들의 진술에 의하면 느닷없이 밤 9시, 두 사람은 '''우오즈에서 담력훈련을 하고 오겠다''' 라면서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이들은 실종자 중 B가 보유한 승용차로 히미시를 출발해, 담력시험을 하기 위해 문제의 우오즈시(魚津市) 츠보노 온천(坪野鉱泉)으로 향했다.
이들은 중간에 신미나토시(新湊市)[1] 에서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명소인 카이오마루 해양 파크에 들러서 친구를 만났고, 밤 10시 이후, B의 승용차가 토야마현의 중심지인 토야마시와 나메리카와시를 거쳐 8번 국도를 타고 우오즈시로 들어갔음을 후일 경찰이 확인하였다.
이들은 친구에게 "지금 우오즈시에 있다."라고 삐삐로 메시지를 남긴 후 그대로 행방이 묘연해진다.
3. 수사
가족들은 두 여성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토야마현 경찰이 나서서 두 여성의 행방을 추적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5월 5일 이전에도 츠보노 온천장을 찾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이미 이들이 한 번 이곳을 방문했고, 5월 5일에 본격적으로 이곳을 탐사해보려고 했다가 실종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었다.
이곳의 탐사를 주도한 것은 B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B는 A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일하던 슈퍼마켓에서 손전등을 샀다.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온천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만, 동료는 거절해 친구 A에게 말해서 갔다는 것이다. 만약 이 동료가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A 대신 실종되었을 것이란 점에서 그 동료는 소름이 돋았을 듯하다.
경찰은 열심히 일대를 수색했으나 두 사람의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는 둘이 타고 간 자동차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에 도착해서 담력시험 겸 탐색을 했는지, 그곳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을 당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차량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은 이들이 어딘가 호수나 절벽에서 차가 굴러떨어져 죽지 않았다 추정했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 지을 만한 단서가 전혀 없어서 추정의 영역으로 남고 말았다. 그러나 결국 이 추정이 맞았다고 드러났다.
4. 츠보노 온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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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까지 '네시 랜드'라는 위락 시설이었다가 이후 츠보노 온천(정식명 츠보노 광천坪野鉱泉)으로 개설된 이 호텔은 본래 온천 옆에 지은 호텔이었다. 인근에 토야마현의 명소인 츠보노 성이 있어서 상당한 관광지였다. 한때 이곳을 기반으로 스키장 리조트 건설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1980년 이 호텔의 옥외 풀장에서 남자아이가 익사하고 1982년 호텔 경영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 경영난을 겪다가 폐업한 뒤 쭉 폐허로 방치되었다. 이 일대는 소유주가 버젓이 있으나 철거비용이 4억 엔가량에 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의 오랜 장기 경제침체 탓에 어떻게 손써 볼 방법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이곳을 심령 스폿이라고 하여 찾는 폐허덕후들이 있었고, 인근 현들[2] 의 폭주족들의 집합처라는 말까지 나돌아서 인근 주민들은 치안 문제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3년 발간된 <최신 일본 공포명소 100>이란 책에 츠보노 온천이 등재되었고, 2007년에 발간된 <일본의 폐허>라는 책에서는, '''호쿠리쿠 최고의 담력시험 장소'''로 강추하기까지 했다.
이런 폐허 덕후들과 폭주족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인지 사람 손으로 훼손되고 부서진 내부 흔적들이 곳곳에 보이고, 1990년에는 토지 내 약사당이 전소되는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사건이 잇따랐다. 츠보노 온천 호텔 건물에는 두 가지 소문이 있다. 첫 번째는 폐허가 된 내부 곳곳에 도청기가 장치되어 방문자들의 목소리가 어딘가로 도청된다는 것, 두 번째는 하얀색 차량을 타고 이곳에 찾아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첫 번째는 전기도 없고 도청장치도 설치할 곳이 없는 곳이라 도청장치를 설치할 수고(?)를 할 이유가 없다. 두 번째는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 타고온 차량 때문에 생긴 듯한데, 실제 피해자들이 탔던 차량은 검은색이었으므로 차량 색상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누군가가 유포한 헛소문인 것 같다. 아무튼 사건 전에도 온천 호첼 건물에 불이 나기도 하기 때문에, 터가 영혼의 기운을 강하게 머금어서 유령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등 이유로 심령 스폿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이런 탓에 골칫거리가 된 이 건물을 철거하든지 하라고 주민들의 원성이 드높아지자, 1997년에 일대에 철조망을 치는 등 작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폭주족들이나 폐허 덕후들이 철조망을 뜯고 안으로 들어가서 노는 탓에 별 실효는 없었다.
5. 사건의 의혹
가장 큰 의혹은 '과연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점이다. 한때 2ch 등에서, 두 여성이 타고 갔던 문제의 차량이 신미나토시 인근 해변에서 발견되었다는 주장이 떠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3] 경찰이 아무리 수색해도 차량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게다가 아무리 츠보노 온천장 인근을 수색해도 이들이 탄 차량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런 탓에 과연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에 간 게 맞긴 한 거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일본 네티즌들도 있다. 이들의 차량이 토야마시와 나메리카와시의 경계 사이에서 목격된 시각이 밤 10시가 넘어서인데, 친구에게 보내진 삐삐 메시지는 정확한 발신시간을 알 순 없어도, 한밤중에 우오즈시다, 라고 보낸 걸로 미뤄보면, 이들이 자정쯤에 우오즈시 경계에 도착하지 않았느냐 추정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과연 나메리카와시에서 우오즈시의 츠보노 온천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겠느냐는 것.
이런 탓에 일각에선 납북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즉,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을 찾았거나 혹은 인근을 가다가, 츠보노 온천장에 숨어있던 북한 공작원에게 붙들려서 북한으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츠보노 온천장의 위치나 주변 환경을 보면, 북한 공작원이 숨을 만한 곳이 아니라서 말도 안 된다는 반박이 나왔다. 이런 주장이 나온 이유는 토야마 인근 니가타에서 요코다 메구미가 납북되었고, 토야마현이 동해와 맞닿은 탓에 북한 공작원이 밀입국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공작원들이 납치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 무엇보다 이 시기부터는 납북자 문제가 가시화되어 북한과 일본 사이에 외교마찰로 발전하기 시작한 때라 민감한 시기에 납북은 설득력이 없다.
6. 유골이 발견되다
24년이 지난 2020년 3월 4일 부두 부근의 바닷속에서 자동차와 유골 두 구가 발견되었다. #
4일 정오 무렵, 토야마현 이미즈시 야하타정 3가에 있는 후시키 토야마항 부두 인근 바닷속에서 자동자를 찾았는데, 차 안에는 사람의 뼛조각이 여럿 있었다. 토야마현 경찰은 발견된 차량이 1996년 5월에 츠보노 온천장으로 향하던 중 사라진 소녀 두 명이 탔던 것인 듯하지만, 차가 추락한 경위와 인골의 신원도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4월 18일, 발견된 대퇴골의 일부에서 검출된 DNA를 채취하여 감정한 결과 인골은 실종된 소녀들이 맞았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두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해 바다에 빠져 죽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사건은 해결되었다.
2014년 12월에 경찰은 실종된 차량과 여성을 보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을 토대로 목격자 3명을 특정했다. 2020년 1월, 목격자들은 1996년 5월 연휴 심야에 차량이 발견된 해상공원인 카이오마루 파크 근처에 주차 중인 차에 타고 있던 여자 두 명에게 말을 걸려고 했는데, '''여자들이 탄 자동자가 갑자기 돌아서 급발진하다가 바다로 추락했다'''며 무서워서 이 얘기를 알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