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르나르

 


1. 개요


Achernar
에리다누스자리 남쪽 끝에 있는 항성으로 0.46등급의 매우 밝은 별이다. 지구와의 거리는 144광년이고 분광형은 B6 Vep으로 눈에 띄는 몇 안 되는 B형 주계열성 중 하나이지만 아쉽게도 적위가 -57°14'으로 중위도인 한국에서는 못 본다.[1]
다만 세차운동의 영향으로 1000년 후에는 제주도에서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별은 기원전 3400년경에는 적위가 불과 -82.5°에 불과해 남극성 노릇을 하기도 했다. 2000년 전에는 가장 적위가 낮은 1등성의 지위를 이 별이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남십자자리 알파별 아크룩스에 내 주었다. 재미있는점은 역시 같은 이유로 카노푸스는 조만간 우리나라에서 관측할수 없게 된다는것.[2]
이 별의 적위는 세차운동의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서기 8000년경부터는 독일 북부 및 영국 남부에서도 관측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 별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으니...

2. 가장 납작한 별


이 별은 초속 239km에 달하는 아주 빠른 자전 때문에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2003년 유럽남방천문대에서 VLT를 동원해 이 별을 정밀하게 관측한 결과 이 별의 적도 반지름이 극 반지름보다 56%나 더 길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래 별들 중 빠른 자전으로 적도가 부푼 별은 꽤 있지만[3] 아무리 납작해도 적도 반지름이 극 반지름의 120~130%는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추측을 완전히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3. 어원


아케르나르의 어원은 아랍어로 '강의 끝'을 의미하는 آخر النهر (Ākhir an-nahr)인데 재미있기도 에리다누스자리 세타별인 아카마의 어원도 동일하다.[4] 원래 에리다누스자리는 아카마까지만 이어져 있었는데[5] 나중에 좀 더 남쪽까지 탐험를 하면서 아케르나르의 존재를 알게 된 뒤 아카마와 아케르나르 사이의 별들을 이어 현재의 에리다누스자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케르나르가 정식으로 에리다누스자리의 일부가 된 것은 요한 바이어우라노메트리아에서 아카마에서 아케르나르에 이르는 별들을 에리다누스자리에 포함시키면서부터이다.[6]
중국인들도 오랫동안 이 별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7] 명 말에 서광계가 서양의 천문학 자료를 참고해 남반구 별자리를 정했는데 아케르나르는 이 별자리 중 수위(水委)의 첫 번째 별로 수위일(水委一)이라 불린다.

4. 미래


아케르나르의 질량은 태양의 6.7배이며, 즉 이 별은 태양 질량 8배가 안되는 주계열성이므로, 탄소 융합을 못해 초거성 대신 적색 거성으로 진화할 것이며 행성상 성운을 거쳐서 탄소-산소 백색 왜성이 될 것이다.

[1] 관측하려면 적어도 북위 32° 86′ 이남으로 내려가야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최남단인 마라도에서도 위도가 북위 33° 7′이라 관측이 불가능하다.[2] 이쪽은 나중에 남극성이 될거라 한다.[3] 이런 별들은 주로 ABO형의 주계열성이다.(물론 아케르나르도 여기 해당) 베가는 적도 반지름이 극 반지름보다 20%, 아케르나르처럼 B형 주계열성인 레굴루스는 30%가량 더 길다.[4] 나중에 rn을 m으로 착각해서 아카마(Acamar)라는 이름이 되었다.[5] 즉, 에리다누스자리를 우리나라에서 볼 때 보이지 않는 부분은 원래 에리다누스자리가 아니었다. 고대에 이 부분은 지금보다 훨씬 남쪽에서만 볼 수 있었고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인들은 아케르나르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6] 당연하지만 바이어는 아케르나르를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단지 네덜란드 향해사들을 통해 이 별의 존재를 확인했을 뿐이다.[7] 지금은 광동,운남 등지에서 충분히 볼 수 있지만 중국 전통 별자리가 처음 정해졌을 때는 중국 어디에서도 아케르나르를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