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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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회전식 수동 연필깎이 중 가장 대중화가 잘 된 티티경인[1]의 하이샤파 연필깎이.
1. 설명
2. 종류
3. 대중매체에서
4. 여담


1. 설명


말 그대로 연필을 깎는 도구. '연필깎기'라고도 쓰지만 '연필깎이'가 표준어이다.[2] 연필'''깍기'''나 연필'''깍'''이는 틀린 말이다.
필기구로서 연필을 쓰지 않는다면 자연히 연필깎이도 쓸 일이 없어진다. 미술 관련으로 4B 연필을 쓰더라도, 무조건 일정한 길이에 뾰족하게만 깎는 연필깎이를 쓰는 것이 오히려 용도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은 칼로 깎는다. 대개는 초등학교 졸업을 전후로 샤프를 잡게 되면서 인연이 사라진다.
연필을 연필깎이(혹은 커터칼)로 깎은 후에 나온 찌꺼기를 연필밥이라고 한다.
홀더 펜슬의 경우는 연필깎이와 비슷하게 심을 날카롭게 하는 심연기가 있다.

2. 종류


  • 칼: 주로 커터칼이나 도루코에서 만드는 작은 접칼('새마을칼')을 쓴다. 어린이가 다루기엔 위험하고, 어른들도 예쁘게 깎기는 어려운지라 필기용으로 연필을 쓸 때는 그냥 연필깎이도 함께 사는 게 보통이지만 칼로 깎을 때 나오는 모양 혹은 칼로 깎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연필깎이를 두고 칼로 연필을 깎기도 한다. 깎을 때 대개 연필의 옆면이나 모서리를 따라서 깎기 때문에 나무껍질을 떼어낸 것과 같은 모양의 연필밥이 나온다.
  • 사포: 나무를 칼로 깎은 뒤 연필심이나 연필촉[3]을 문질러 다듬는다. 용도에 따라 심을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는(예컨대 직선을 그을 때는 일자 드라이버 모양으로) 제도용 연필은 제도 자체가 CAD의 보급으로 대체되기까지 오랫동안 이 방법을 사용했다. 제도용으로 심의 굵기가 얇은 연필을 원한다면 연필을 손에서 굴리면서 갈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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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또는 휴대용) 연필깎이
원뿔 모양 홈의 한 면에 칼날이 붙어 있어, 이 홈에 연필을 넣고 돌려 깎는 것. 전동이 아닌 기계식도 수동이지만 보통 '수동' 연필깎이는 이것을 말한다. 크기가 작아서 '휴대용'이라고도 부른다. 정말 '휴대용'으로 쓴다면 관리를 잘 해주어야 흑연 가루나 연필 부스러기 때문에 주위가 더럽혀지는 일이 없다. 연필밥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길게 나오는데, 깎는 도중에 이를 끊고 빼면 종종 연필촉의 한 면이 거칠어진다.
칼날이 무디거나 연필이 시원찮으면 잘 안 깎인다고 연필을 힘주어 밀어넣다가 심을 부러뜨리기 쉽다. 처음 샀을 때는 날이 지나치게 잘 드는 탓에 심을 갈아버리면서 과하게 깎이는데 한다스만 깎아도 상당히 무뎌진다. 나무 재질이 아닌 연필(스테들러의 WOPEX나 Norice eco, Bic의 evolution 등)은 특히 칼날을 갈아먹는데, 이런 연필은 아래의 기계식 연필깎이에는 더 안 좋아서 그냥 휴대용 연필깎이로 깎는 편이 낫다.
  • 기계식(또는 회전식) 연필깎이
연필을 넣고 손잡이를 돌려 깎는, 일반적으로 '연필깎이'라 하면 연상하는 것. 개량형으로 칼날을 조정해서 깎고 난 뒤의 연필심을 제도용, 필기용, 미술 스케치용 등으로 각각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달린 기기도 있다. 제대로 된 제품은 튼튼하기도 하고 조금 날이 무뎌졌어도 손잡이를 더 많이 돌리면 큰 문제 없이 쓸 수 있어서 수명이 꽤 길다. 다만 연필심을 정 가운데 넣지 않은 편심으로 만들어진 연필을 넣으면 비틀리게 깎여 심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문제. 원통형의 새 연필을 깎을 때 비틀림이 두드러진다. 연필밥은 연필깎이가 외날이냐 양날이냐에 따라 다른데, 외날은 회오리 모양으로 나오고 양날은 뭉툭한 지우개똥과 비슷한 모양으로 나온다.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연필이나 색연필을 넣으면 고장나니 주의하자.
  • 전동 연필깎이
연필을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깎아준다. 연필을 넣으면 이걸 인식해서 자동으로 깎는 것과, 연필을 넣은 뒤 따로 스위치를 작동시켜야 하는 것으로 나뉜다.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없는 것은 잘못하면 연필을 죄다 깎아버려서 새로 산 연필을 순식간에 몽당연필로 만드는 기적을 발휘한다. 속도가 매우 중요한 애니메이션 제작현장에선 100% 이걸 쓴다고 보면된다.

3. 대중매체에서


검정 고무신 4에서 등장했으며, 시대상으로 한국인들이 연필깎이를 처음 보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 물건인지 궁금해하다가 이오덕이 연필을 넣고 깎으면서 용도를 본격적으로 알게 되었고, 이기영이 학교까지 들고 가서 자랑을 했다.
이걸로 양희준이 질투를 느껴서 어머니에게 사달라고 격하게 조르다가 아버지로부터 속옷만 입고 밖에 나가있는 벌을 받았다. 결국 이기영의 연필깎이를 훔쳐왔다가 이후 그가 자동 연필깎이 회사 회장이 되어 자신의 동창들을 전부 초대해 하는 말이 기영이가 연필깎이를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자기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라고 하면서, 그 뒤 연필깎이를 돌려주고 사과했으며 지금은 더 친하게 지낸다는 결말로 훈훈하게 마무리.
만화판에서는 훔쳐간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후에 이기영 형제가 나중에 박물관에 가서 똑같은 연필깎이가 있는 것을 보고 옛 회상을 하는 거로 마무리됐다.

4. 여담


스페인어로는 이걸 el sacapuntas이라고 쓴다. 그런데 스페인어에서는 정말 특이한 불규칙적 명사다. 스페인어는 단어마다 성이 있어서 남성형, 여성형 명사가 구분되어 있는데, s로 끝나는 대부분의 단어들은 거의 절대다수가 여성형 명사이다. 그런데 얘는 분명 s로 끝나는데도 불구하고 남성형이라서, 남성형 관사인 el을 붙이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닌데, 영어권에서 뒤에 s가 붙으면 거의 대부분은 복수형을 뜻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얘는 복수형 남성형 관사인 los가 아닌 단수형 남성형 관사인 el을 달고 있다. 정말 괴상한 예시이며,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불규칙 명사의 대명사로 쓰인다.

[1] 구 경인상사. 티티파스로 유명한 업체다.[2] 단, '연필을 깎는 행위' 그 자체를 가리킬 땐 '''연필 깎기'''가 옳다.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쓴다.[3] 흑연으로 된 부분과 나무의 속살이 드러난 부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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