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탄부스터
1. 개요
Octane Booster. 휘발유의 옥탄가를 개선해주는 첨가제의 일종. 연료통에 정해진 양의 첨가제를 넣는 형식으로 쓰며, 연료의 옥탄가를 조금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옥탄가가 없는 경유에는 당연히 쓸 수 없으며, 경유의 세탄가를 올려주는 세탄부스터라는 유사품(?)도 있지만, 옥탄부스터만큼 지명도를 갖지는 않는다.--세탄부스터를 써야 할 정도였다면 지금쯤 고급 경유가 고급 휘발유를 파는 곳 만큼 있어야 하겠지만, 초기에 반짝했을 뿐 지금은 전멸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2. 왜 필요한가?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고급 휘발유, 하이옥탄 휘발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것은 대한민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미국같은 자동차 선진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어서 지방의 소규모 주유소는 고급 휘발유를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고급 휘발유를 필요로 하는 자동차에 일반 휘발유를 넣으면 노킹 현상이 일어나서 내구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출력과 연비도 떨어진다. 그래서 '''고급 휘발유를 구할 수 없는 곳에서 쓰기 위한 일종의 비상용품'''이 옥탄부스터다. 거기에 보통 고급 휘발유는 제조단계부터 옥탄가 향상 첨가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연료 첨가제가 추가로 들어가거나 상대적으로 고품질의 연료 첨가제가 사용되며, 가격 또한 옥탄부스터+일반유보다 싸다. 즉 옥탄부스터는 고급 휘발유 수급 가능시 쓸 일이 없으며, 고급유 세팅 차량에 일반유를 사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 하는 데 의미를 둔다.
옥탄부스터를 넣었을 때의 옥탄가 향상은 부스터의 종류에 따라서 다른데, 우리나라의 옥탄가 측정 기준인 RON을 기준으로 적게는 3~4포인트, 많게는 30포인트 정도를 높여준다. 중요한 것은 포인트라는 단위인데, 1포인트 = 옥탄가 1이 절대 아니다. 1포인트는 옥탄가 기준 0.1을 말하며, 옥탄가 91짜리 휘발유에 5포인트짜리 옥탄부스트를 넣어봐야 91.5가 될 뿐이다. 대한민국의 휘발유의 옥탄가는 법적으로 일반 휘발유 최소 91, 고급 휘발유는 94 이상이고 정유사들은 고급 휘발유의 옥탄가를 98 이상으로 설정하여 출고한다. 따라서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쓸만한 옥탄부스터를 사려면 아무리 못해도 30포인트 이상을 높여주는 물건을 골라야 한다. 가령 원료를 영국 H사에서 수입해 J 사에서 혼합하여 만드는 제품군의 경우 대략 30포인트 정도가 올라가며, 독일 V 사 옥탄부스터의 경우 80~110 포인트 정도가 상승한다. 목표 지역에서 수급 가능한 연료의 예상 품질을 고려해 국산을 쓸 것인지 아니면 독일 L 사의 옥탄부스터(약 50포인트)나 네덜란드 M 사의 옥탄부스터(약 60포인트) 정도이므로 이런 가이드라인을 잡아 부스터를 골라야 한다. L사의 옥탄부스터는 권장량을 사용하면 2.4~2.6 RON이 향상된다.
3. 성분
옥탄부스터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성분이 쓰인다. 다만 지금 쓰이지 않는 성분도 있으며, 옥탄부스터 제조사에서 정확한 성분 공개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일반적으로 이런 것이 쓰인다는 정도로만 참고할 것.
- 테트라에틸납(TEL): 일명 '에틸'이라고 폼나게 부르는 것. 과거 유연휘발유에 썼던 첨가제다. 납이 들어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에 절대 좋을 수 없는 물질이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이것과 프레온 가스를 만든 토머스 미즐리는 미래 세대에 대한 역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자동차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규제하는 성분인데, 효과 하나는 끝내주어 성분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것으로 바꾼 지금의 무연휘발유의 옥탄가는 평균적으로 유연휘발유 시절보다는 떨어진다. 대신 환경에 대한 위험을 그런 거 없다라고 하는 군용 항공유에는 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에틸은 환경규제 때문에 적어도 선진국과 한국에서 파는 옥탄부스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 MTBE(Methyl tert-butyl ether): 지금의 무연휘발유에 들어가는 첨가제. 폭발 시 풍부한 산소를 공급하여 완전 연소를 돕는 역할을 한다. 적당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고 TEL을 빼면 옥탄가 개선 효과도 그런대로 좋아 석유화학 강국인 대한민국의 주요 화학회사들의 밥줄이기도 하다. 하지만 MTBE는 발암물질이며 특히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이기에 미국에서는 사용 금지를 선언, 일부 주에서는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었다.
- ETBE(Ethyl tert-butyl ether): MTBE의 가장 확실한 대체재. MTBE보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만 가격이 비싸다. MTBE의 사용이 금지된 미국 일부 주에서는 ETBE를 사용하고 추가로 옥탄가가 RON 107인 바이오 에탄올을 휘발유에 10% 의무 혼합한 E10을 사용한다.
- 톨루엔: 신나 때는 냄새가 솔솔 나는 성분이지만, 매우 높은 옥탄가를 갖고 있어 연료 첨가제로 쓰일 수 있다. 소량의 톨루엔은 노킹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많은 옥탄부스터에 톨루엔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톨루엔만 때다간 엔진 버리기 딱 좋으니 절대 이렇게 하지는 말자.
- 페로센(Dicyclopentadienyl Iron): TEL을 대신하여 넣는 품질 개선제의 하나. TEL에 비해 인체에 대한 영향도 적고, MTBE보다 수질 오염 걱정도 적어 나름대로 유연휘발유의 대체 목적의 연료첨가제 성분으로 쓰인다. 페록스같은 첨가제가 이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철 성분이 점화 플러그에 달라 붙어 점화 플러그의 수명을 짧게 하는 문제가 알려져 있다.
4. 대한민국 차량에 필요한가?
대한민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놓는 대부분의 "순정 출고 상태 국산차"에는 옥탄부스터를 넣을 필요가 사실상 없다[1] . 옥탄부스터의 존재 목적은 고급 휘발유와 비슷한 옥탄가를 긴급히 내기 위한 것인데, 국산차 제조사들의 대부분의 생산 차량은 국내의 일반 휘발유에사도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엔진을 설계하고 있어 딱히 고급 휘발유를 넣어야 할 필요가 없다. 옥탄가 항목에도 나와 있듯이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라는 것은 연료의 에너지량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현재의 환경 규격에 맞는 옥탄가 개선 성분은 오히려 에너지의 양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대표적으로 에탄올계 성분.)
그리고 국산, 일제[2] 고급 휘발유 권장 차량은 일반 휘발유를 써도 성능만 떨어질 뿐 차량 내구성에 악영향은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는 해 놓았다 그래서 G70이나 스팅어 같은 RON 96 권장의 스포츠 세단조차 그냥 아무 주유소에서나 파는 휘발유를 넣어도 잘 굴러간다. 제조사 측에서도 고급 휘발유에 무관심한 국내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일반휘발유 세팅을 시도한다. 따라서 벨N도 일반 휘발유 세팅이다. 고급 휘발유 자체가 딱히 쓸모가 없는데 옥탄부스터라고 딱히 필요할까? 자동차 튜닝을 하여 일반 휘발유를 쓰면 노킹이 나게 된 경우가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파는 보통 국산차는 그게 모닝이건 쏘나타건 체어맨이건 옥탄부스터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론 카푸어를 제외하면 고급차나 스포츠카를 살 사람이 고급 휘발유를 살 돈을 아낄 이유는 그리 없다는 점은 함정이다.
오히려 적은 고급유 취급 주유소가 발목을 잡을 뿐이다.
[1] 공식적으로 RON 94 이상의 고급휘발유를 권장하는 차량은 쉐보레 말리부 2.0 터보, RON 96 이상을 권장하는 차량은 V8 5.0 타우 엔진, V6 3.3T 람다2 엔진, 후륜구동용 2.0~2.5T 세타2 엔진이 탑재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일부 차종 뿐이다.[2] 내수용 고급차 및 고성능 모델. 일본 내수용 휘발유 품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는 점도 작용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