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체
1. 개요
온건하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체를 우유체라고 한다. 주로 비유적인 표현과 문장에서도 미를 살린 듯한 단어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완만하고 긴 흐름을 유지하는 것도 전형적인 우유체의 특징이며, 소박하고 감성적, 감상적인 묘사의 사용 빈도가 매우 높아서 읽는 사람의 감성을 이끌어 낸다.
2. 우유체의 특징
- 강건체와는 정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준다.
-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인해 존댓말과 자주 연관되지만 별개의 개념이다.
- 읽는 사람에게 어렵지 않은 느낌을 준다. 때문에 소설, 동화, 기행문 등에서 주로 쓰인다.
- 부드럽고 완만하게 문체가 이어지므로 읽는 사람에게 피로감을 적게 준다. 때문에 소설에서 큰 효과를 내는 편.
- 간결한 문장보다는 대체로 흐름이 긴 문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은 만연체와 비슷해 보이겠지만, 시종일관 유장한 흐름을 유지하는 만연체와 달리, 우유체는 격정적인 대목에서 문장의 흐름이 빨라지기도 한다.
-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감상적인 묘사의 비중이 높으며,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완곡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 의문법, 가정법의 사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많아 문장의 맺고 끊음이 비교적 애매모호한 경향이 있다.
- 형용사, 부사 등 꾸밈말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은 화려체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소 현학적이고 가식적인 냄새가 나는 화려체에 비해 우유체는 소박하고 평범한 맛을 풍긴다.
3. 사례
대표적으로 공지영 작가가 있다.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븐에서 막 꺼낸 따끈한 애플파이, 진한 레몬밤티, 딸기가 그렁그렁 얹힌 하얀 생크림 케이크, 선암사 앞뜰, 연보랏빛 작약꽃 다발, 파초 잎에 내리는 빗방울 소리, 하얀 소금이 고운 푸른 마르가리타, 먼 하늘……. 먼, 먼, 하늘…….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