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꿩

 

1. 개요
2. 이야기
3. 미디어


1. 개요


원주시의 산인 치악산 이름의 유래가 되는 전설. 은혜갚은 까치로도 알려졌으며 배경이 치악산임을 명시한 판본에서는 반드시 이 주인공이다. '치악산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구연동화 테이프가 나온 적이 있다.

2. 이야기


조선시대, 강원도 영동 어느 마을에 씨 성을 가진 한 젊은이가 있었으며 활 잘 쏘기로 유명했다. 그는 어느 해 큰 뜻을 이루어 보고자 활통을 메고 고향을 떠나 한양으로 향하여 길을 떠났다.
그리하여 며칠을 걷기 시작하여 산을 넘고 물을 건넜고, 밤이 되면 나무 아래에서 혹은 절간에서 또는 길가에서 잤다. 하루는 그가 원주 적악산(赤岳山) 중에서 길을 가는데, 어디서 무엇인지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이상히 여겨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까, 그 소리가 자기 옆 나무 밑에서 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가까이 가 보니 그곳에는 두 마리의 이 가엾게도 큰 구렁이에게 전신을 감기어서 방금 입 안으로 들어가려는 판이었다. 이것을 본 그는 재빨리 활에 살을 재어 그 큰 구렁이를 보고 쏘니 그 몸 한 가운데가 맞아 즉사했다. 그러자 구렁이에게 감기어 죽을 뻔하였던 두 마리의 꿩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며 서쪽으로 파드득 하고 날아갔다.
그 젊은이는 또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자, 인가를 찾아 헤매다가 간신히 집 한 채를 찾아 들어가니, 그 집 안에서 한 어여쁜 여자가 등불을 들고 나오므로 그는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였다. 그녀가 쾌히 승낙을 하고 자기 있는 맞은 편 방으로 인도하여 주므로 그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새우기로 했다. 그런데 보니까 그 집은 자그마한 절로서 앞 뜰 기둥에는 종이 걸려 있었고 그는 들어눕자 전신이 피곤하여 이내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잠을 자다가 숨을 잘 쉴 수가 없음을 느끼자 눈을 떠보니 뜻밖에도 그 여자가 큰 구렁이로 화하여 자기 몸을 친친 감아 붙이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젊은이에게

"네 이놈! 나는 아까 길가에서 너의 화살에 맞아 죽은 구렁이의 아내다. 오늘 밤은 네가 나에게 죽을 차례니, 어디 보아라!"

하고 곧 잡아먹으려는 순간 그 절의 소리가 땡! 하고 울렸다. 그러자 그 구렁이는 그 종소리를 듣더니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만 깜짝 놀라며 아무 소리도 없이 몸을 움추리고 슬며시 자기 몸을 풀어놓기 시작했고 또 종소리가 땡! 하고 울리자 구렁이는 어디로 달아났다.[1] 참고로 본래 은 쇳소리에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2]
그 젊은이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이 빈 집에 종이 울리는 것이 더욱 이상하여 밤이 새기를 기다려 새벽녘에 그 종 있는 곳으로 가 보니 그곳에는 주둥이와 뼈가 부러지고 전신에는 피가 묻어 무참하게 죽어 있는 어제 구해 준 꿩 두 마리가 있었다. 그 젊은이는 이 꿩의 보은을 보고 그 꿩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 다음 그 근처 좋은 땅에다 그 꿩을 고이 묻어 주었다.
그는 그 뒤 한양 가는 것을 그만두고 그곳에다 길을 닦고 을 세웠으며 그 절이 지금의 '상원사'라고 한다. 그는 중이 되어 오랫동안 절을 지키며 꿩의 영혼을 위로했다고 하며, 이러한 연유로 이 적악산을 치악산(雉岳山: 꿩을 기리는 높은 산)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3.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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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인 만화 세계 옛날 이야기에서 나오는데 구렁이 암컷이 우리가 보기에는 무슨 설녀같이 나온다. 이게 일본으로 현지화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일어판 봐도 한국 전설이라고 나오듯이 한국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에도 해당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다만 대상이 까치로 바뀌었으며 원작과 달리 까비가 종을 치려 하지만 구렁이의 방해로 결국 종을 치지는 못하는데, 대신 선비의 도움을 받은 까치들이 종을 쳐서 구렁이는 용으로 승천하고 선비는 까치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만화 기생충에서는 암뱀이 나오더니만 큰절까지 하며 그 뱀말종을 죽여줘서 감사합니다! 큰절까지 하고 고마워한다. 구타하고 가정적으로 말종인 숫뱀이었다고 암뱀이 보물을 줘서 잘 살게 되었다고 나오며 정작, 꿩은 종소리를 듣고 아 시끄러~ 이러고 있었다.
정훈이 만화 씨네21 연재만화에서 그린 <전설의 고향>편 에서는 뱀이 소금에 약하다고 해서 남주인공이 암뱀 눈을 가리고 잡기를 하며 진땀을 흘려 소금을 얻으려고 한다...

[1] 살이 붙은 것에서는 젊은이가 어떻게든 살려고 빌어도 보고 하니까 구렁이가 절에서 종소리가 나면 살려주겠다고 말하는데 구렁이도 젊은이도 이 시각에 종이 울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즉 안될 줄 알고 그 말을 한 건데 진짜로 종이 울리니까 가버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 자세하게는 '''"네가 그렇게 활을 잘쏘면 저~기 저 종을 해 뜨기 전까지 활로 쏴서 울려보든가 ㅋㅋㅋ"''' 했는데 정말 종이 울리자 벙 쪄서 도망갔다는 버전도 있다.[2] 전승에 따라서는 새벽이 왔다고 착각해서 물러간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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