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종(서하)
1. 개요
서하의 제2대 황제이다. 묘호는 의종(毅宗), 시호는 소영황제(昭英皇帝). 휘는 이양조(李諒祚)이지만, 탕구트식 이름으로는 영령량조(寧令諒祚)이다. 서하의 건국자 경종의 사생아로 생모는 황후 몰장씨(沒藏氏)이다.
2. 생애
2.1. 무소불위 외척정치
1048년, 아버지 경종이 자신의 형이자 그의 장남인 영령가에 의해 갑작스레 살해당하고[1] 주범인 영령가도 처형되자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당시 나이가 어렸으므로 그의 모친 몰장태후(沒藏太后)와 그의 친인척이 국정을 장악하고 농단하였다.[2] 한편, 경종의 상을 틈타 요 내에서는 서하를 정벌하자는 의견이 개의되었고 결국 1049년 서하를 공격하였다. 요는 서하 공격에 앞서 서하의 하정사를 본국에 압류시켰고 북원추밀부사 소유신을 북송에 파견하여 서하 정벌 소식을 알렸다. 이 해 7월 요흥종이 친정을 시작하였고 8월에는 황하를 도하했다. 하지만, 하남으로 진군하는 소혜의 군사가 서하군에게 패배하는 등 처음에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10월 야율적고가 조복군을 이끌고 서하군을 허란산(賀蘭山)[3]에서 굴복시켰다. 이때부터 서하는 거란에 조공을 바쳤다. 1056년, 실질적으로 서하의 1인자였던 몰장태후가 보세식다기(保細吃多己)와 사통한 것이 또 다른 사통 관계에 있었던 이수귀에게 발각되어 살해당하고 만다. 그의 오빠이자 국상 몰장와방(沒藏訛龐)은 분노에 차 이수귀를 죽이고 실권을 차지했다. 이때 의종은 12살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지만 전권은 외삼촌에게 있었기에 별다른 행동은 취하지 못하였다.
2.2. 개혁드라이브
하지만, 몰장와방과 그의 아들은 두려웠다. 시간이 갈수록 의종은 지식을 겸비하였고 아는 것도 많아졌다. 결국 1061년, 의종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몄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의종은 역으로 몰장와방과 그의 딸을 죽인 후 양씨를 황후로 삼아 외척세력을 근절하였다.[4] 마침내 권력을 되찾은 의종은 적극적인 개혁의 일선에 나선다. 먼저 번례(당항의 전통적인 의례)를 폐하고 한의(漢儀)로 바꾸었으며 각 부의 상서, 시랑 등 조직적인 관직을 두어 중앙집권적 행정을 체계화하였다. 또한 주군을 조절하여 지방 통제력 강화에도 힘을 기울였다. 이러한 개혁은 황제의 권위를 높여 의종 자신이 겪었던 비참한 과거의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였다.
3. 대외 정책
3.1. 요와의 관계
허란산 전투 이후 거란과는 조공-책봉관계를 유지하였다. 태황태후가 사망한 날에 조문 겸 참석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3.2. 송과의 관계
1044년에 경종 이원호가 송인종과 경력화의를 맺었지만 의종은 송의 국경을 자주 침범하여 약탈하고 노략질하였다. 그의 집권말에는 요와 송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여 호전성은 줄긴 하였다. 그럼에도 1066년, 북송과의 전투 중 날아온 화살에 맞았고 이에 상처가 깊어 다음해에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사망하는 비운을 맞았다. 향년 22세.
[1] 그의 형이자 경종의 장남이었던 영령가의 아내, 즉 며느리를 빼앗은 탓에 살해되었다.[2] 이미 야리씨의 둘째 아들 녕령가(寧令哥)가 태자로 있었으나 몰장와방이 영령가의 목숨을 거두고는 갓난 아기인 이양조를 태자로 삼는 모략을 꾸몄다. 결국 경종 사후 아무것도 모르는 1살의 어렸던 이양조가 즉위했으니 몰장씨와 몰장와방의 계획대로 된 것이었다.[3] 내몽골 자치구와 닝샤 후이족 자치구의 경계인 하란산맥에 위치해 있다.[4] 외척세력을 근절한다는 의지는 좋았으나, 새로 황후로 맞이한 양씨도 의종이 죽자, 아들과 손자가 제위를 이었을때 몰장씨와 마찬가지로 국정을 농단하고, 자신의 친가와 함께 무식하게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