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프리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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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배경
3. 출시 및 생산

'''Eagle Premier'''

1. 개요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이글 브랜드(구 AMC)를 통해 출시한 준대형 세단이다. AMC 산하에서 개발된 마지막 승용차이자 르노차 기반의 마지막 AMC 차종이라는 의의가 있으며, 이 차의 설계구조는 1990년대 크라이슬러의 대형차 라인업[1]에 반영되었다.

2.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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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91년식 이글 프리미어 ES
1979년부터 AMC의 대주주가 된 르노는 AMC를 통해 르노차를 미국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1982년에는 AMC와 공동으로 르노 25 베이스의 "X-59"를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1974년의 앰배서더(Ambassador)와 1978년의 마타도어(Matador) 이후로 AMC가 처음 만든 대형 세단이​​라는 의미였다. 르노 25의 섀시와 르노 21의 4륜독립식 서스펜션(앞에는 맥퍼슨 스트럿, 뒤에는 토션바)과 스테빌라이져 바가 적용되었고, 외장 디자인은 AMC 내부에서 진행한 디자인과의 경쟁 끝에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디자인이 선택되었다. [2]
또한 헤드램프 시스템의 발광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신기술로, 동시대 처음으로 옵틱 렌즈가 장착된 비포물선 형태의 CSR 헤드램프가 장착되었는데 이는 디자이너들이 헤드램프 디자인을 좀 더 자유롭게 짤 수 있다는 의미기도 했다. 차체 페인트 도장은 모든 도색이 에나멜 클리어코트 처리로 마감되었고, 크라이슬러가 자사의 모든 차에 적용하던 장기 워런티도 적용되어 차체 워런티만 하더라도 무려 7년/10만 마일(160,934km)에 이르렀다.
또한 차체 제원이 베이스인 르노 25보다 늘어나면서 462리터에 이르는 트렁크를 비롯한 실내공간도 동시대 차들 대비 꽤 넉넉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AMC 내부의 리처드 티그(Richard A. Teague) 디자인 사장의 지휘 하에 디자인되었는데,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전자장치를 가득 깔았고, 손가락 끝 거리 이내에 위치한 운전자 제어장치, 아래쪽 방향으로 변속하던 칼럼 시프트 대신 바닥에 설치되어 안쪽으로 당기는 형태의 플로어시프트 변속기와 같이 당시에는 혁신적인 요소들이 많이 깔려있는 디자인이었다.
엔진은 기본형 LX에 장착되는 2.5리터짜리 AMC제 4기통 엔진과 ES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르노제의 3리터 6기통 PRV 엔진이 제공되었는데, 2.5리터 엔진은 전자식 연료분사 시스템을 선택함으로써 111마력을 냈고 PRV 6기통은 140마력을 냈다. 변속기는 ZF에서 개발한 4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채용했다. 엔진 격납실 구조도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구조인 엔진 길이 방향으로 설치하는 세로배치 레이아웃(Longitudinal engine)을 선택했다. PRV 엔진을 장착했던 것은 크라이슬러가 르노로부터 AMC를 받아 올때, 5년간 26만대를 판매하기로 계약이 되어 있는 일종의 "노예계약"이기도 했다.

3. 출시 및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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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92년식 이글 프리미어 ES. 그릴과 후미등 부분이 살짝 다듬어졌다.
맨 처음 모델이어이자 AMC와 로노가 합작하던 1987년 11월 이전에 사전생산된 차들의 출시명은 AMC가 아니라 '르노 프리미어"였다. 그러나 르노가 크라이슬러에 AMC를 넘긴 이후인 1988년 1월부터 나오는 차에는 르노 로고가 삭제되고, 크라이슬러가 만든 이글 브랜드 로고를 달기 시작했다.[3]
​​1988년식 LX에는 앞좌석 등받이가 55:45로 분할되는 6인승 벤치시트, 중앙에 설치된 뒷좌석 접이식 암레스트, 앞좌석 뒤에 설치되는 맵 포켓, 칼럽 시프트 형태로 설치되는 4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장비였으며, ES에는 낮게 깔리는 차체 클래딩, LX보다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과 더 큰 크기의 '투어링' 타이어, 앞좌석 버킷시트(LX는 옵션), 조절식 헤드레스트, 중앙 암레스트가 포함되는 풀사이즈 콘솔이 기본으로 설치되었다. 플로어 시프트식 변속기는 LX와 ES 트림 전체에 선택사항으로 제공되었다. 1988년에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프리미어는 "컨슈머 리포트" 로부터 "크라이슬러 최고의 차"로 평가되는 등 나름대로 호평을 받았고 그 해에 기록한 판매량이 5만대 이상이였다. 하지만 전자장치와 변속기 쪽에서 신뢰성 문제가 불겨지는 바람에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문제들은 1991년 중반에 대부분 해결되었지만 밥 루츠가 “도저히 팔수 없는“ 수준이였다고 평했을 정도로 장기적인 평가 및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프리미어를 팔던 지프-이글(Jeep-Eagle) 디비젼에서는 당시 잘 나가던 지프 차량의 판매에 집중하느라 프리미어의 판매에 소홀해져 마케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1989년형 프리미어는 연방정부의 요구로 장착한 자동 안전벨트와 크루즈 컨트롤, 최상급 트림인 ES 리미티드(Limited) 가 추가되었다. ES 리미티드에는 거의 모든 선택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되었고, 빨간색, 검은색, 은색, 흰색의 4개 색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으며 단색 바디컬러로 도색된 차체 클래딩과 그릴, 전용 알로이 휠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ES 리미티드의 차별화는 외장과 사양에만 한정되었기 때문에 프리미어의 판매를 늘리지 못했고, 결국 1989년 모델이어 당시 LX, ES, ES 리미티드의를 합친 프리미어의 판매 총합은 32,720대에 대폭 감소했다.
​1990년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배기장치와 4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되었고, 품질 문제로 인해 프리미어의 평판을 말아먹었던 레닉스(Renix:Renault/Bendix)제 전자장치 시스템도 훨씬 내구성이 좋은 크라이슬러의 SBEC II 제품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외장상으로 아주 약간의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앞 펜더에 장착된 '디자인 주지아로' 엠블럼이 삭제되었고, 엔진 역시 비인기 항목이였던 4기통 엔진을 삭제하면서 무배전기식 점화 장치가 추가된 V6 엔진만 남았다.

추가로, 크라이슬러는 AMC를 르노로부터 받을 때, 르노와 맺었던 PRV 6기통 엔진 26만대 판매 계약을 5년 내에 판촉시키기 위해서 프리미어의 뱃지 엔지니어링 버전으로 닷지 모나코(Dodge Monaco)의 이름을 부활시켰다. 프리미어와 비교했을 때, 외양상으로는 닷지의 십자그릴과 전용 휠 몇 가지가 장착되는 것 외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프리미어의 판매를 늘리려고 했음에도 닷지 딜러에는 닷지 다이너스티크라이슬러 피프스 에비뉴 등의 '대용품'이 넘쳐났고, 크라이슬러는 지프와 미니밴이 엄청난 히트를 치고 있었기 때문에, ​프리미어와 모나코의 1990년 판매량은 고작 2만 1천대 가량에 머물러야 했다.
1991년, 프리미어/모나코는 ABS가 ES 리미티드에 기본 사양으로, LX와 ES 트림에는 선택사양으로 제공되었고, ES 리미티드의 그릴과 후미등도 좀 더 부드럽게 손을 보았다. 한편, 1991년은 자동차 시장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해라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재고들을 해결하려고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으며, 마침 크라이슬러도 가면 갈수록 재고가 쌓여가던 프리미어/모나코를 처분할 방도를 찾아냈다. 그렇게 해서 1991년 1분기부터 222일동안 프리미어의 재고를 풀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딜러에게 1대당 1천 달러를 할인한 후 고객에게 1500달러는 리베이트로 주는 방식으로 재고를 판매했고, 4분기쯤에는 딜러에다가 2천 달러를 인센티브로 주었다. 이 '초특급 재고처리' 덕분에 당시 19,978달러였던 ES 리미티드 1대가 마케팅 인센티브 이후에는 단지 15,378달러(2014년 기준으로 2만 6천 8백달러)까지 저렴해졌으며, 심지어 차량 인도 기간이 무려 28일까지 짧아져서 1991년이 끝나가던 시점에는 프리미어의 재고를 거의 소진시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판매량은 추락세를 계속 이어가 1991년 프리미어와 모나코의 판매량은 1만 9천대 밑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이글 프리미어/닷지 모나코의 마지막 해인 1992년에는 1991년식 ES 리미티드에서 얻어 온 그릴과 후미등, 그리고 새로 추가된 페인트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하는 정도에 만족했다. 이번 연식은 르노와의 계약을 메꾸기 위한 땜빵이자 재고처리 차원에서 판매된 차량이기 때문에, 판매량도 단 ​6865대에 불과했다.
총 판매량은 약 13만대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으며, 크라이슬러에서는 나머지 약 13만대의 엔진에 대한 벌금을 르노에게 물어주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망작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프리미어의 세로배치 앞바퀴굴림 구성이 이후 1990년대 크라이슬러의 새로운 전성기를 가져다준 LH 플랫폼 기반의 대형차들(크라이슬러 콩코드, 이글 비전, 닷지 인트레피드 등)에 반영된 것을 감안하자면 간접적으로나마 크라이슬러에게 있어서 도움이 된 차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1] 크라이슬러 콩코드. 크라이슬러 뉴요커. 크라이슬러 LHS. 이글 비전. 닷지 인트레피드[2] 주지아로가 맡은 프리미어의 외장 디자인 공기저항계수는 0.31cd로, 1980년대 중반 당시에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였던 1세대 포드 토러스(0.32cd)보다 좀 더 낮은 수치이기도 했다.[3] 다만, 고객이 스테레오 시스템을 어떻게 주문하느냐에 따라 스테레오 시스템 위에 르노 엠블럼이 달린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