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스

 

Indis the Fair.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바냐르 대왕 잉궤의 여동생, 혹은 여동생의 딸로서 조카로 알려진 바냐르 왕녀이며 핀웨의 두 번째 부인이다. 핀웨의 첫 번째 부인인 미리엘과는 여러모로 달랐다고 한다. 미리엘은 은발이며 자수에 소질이 있다는 설정이 있다. 반면에 인디스는 금발에 키가 컸으며, 시문에 자질이 있는 여느 바냐르와는 달리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노래와 작곡을 잘했고, 생기발랄한 성품을 지녀 달리기를 잘한다는 설정이 있다.
인디스는 사실 핀웨를 오래 전부터 짝사랑해서 핀웨미리엘과 결혼한 후에도 핀웨를 잊지 못하고 독신으로 살았다. 그대로 영영 독신으로 남는 듯했으나 뜻밖에도 미리엘이 핀웨의 장남인 페아노르를 출산하고 삶에 지쳐 스스로 만도스의 전당으로 영영 떠나버리면서 그녀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왔다. 사별로 상심한 핀웨를 염려한 잉궤가 핀웨를 초대함으로써 재회하게 된 것. 잉궤를 만나러 가기 위해 타니퀘틸 산을 오르고 있던 핀웨를 바라보던 인디스는 그를 맞이하는 노래를 불러주었고 핀웨는 그때서야 인디스가 자신을 얼마나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는지 알게 되어 비로소 그녀에게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마침내 핀웨와 결혼하게 된 인디스는 남편을 열렬히 사랑한 나머지 '''"앞으로 놀도르로서 생각하며 놀도르로만 말할 것"'''이라 선언할 정도였다. 그리고 핀웨와의 사이에서 핀디스, 핑골핀, 이리메, 피나르핀을 낳았다. 인디스가 핀웨를 열렬히 사랑한 것도 사실이지만 핀웨가 인디스와 결혼하여 소원대로 2남 2녀를 낳아 대가족을 이루며 기쁨을 되찾았다고 하니 부부 금실도 상당히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리엘의 아들로서 인디스에게는 의붓아들이 되는 페아노르는 아버지의 재혼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디스가 의붓아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페아노르를 배려한 핀웨 때문에 인디스의 출산은 페아노르가 성년이 된 이후부터 시작됐는데도 페아노르는 계모인 인디스가 낳은 이복동생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하니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이복남동생인 핑골핀이 태어났을 즈음에 이미 성인이었던 페아노르는 핀웨로부터 독립하여 살면서 여러 재능을 계발하는 데에만 힘썼다고. 뿐만 아니라 페아노르는 핑골핀이 태어나자 자신의 서열이 불안해질 것을 염려하다가 급기야 핑골핀에게 칼까지 겨누는 대형사고까지 치고 말았다. 놀도르 사이에 불화가 찾아오기 전까지 그녀의 주변에는 행복과 기쁨이 가득했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핀웨와의 결혼생활 자체는 행복했으나 의붓아들과 친아들 사이에 불화가 시작되면서 그녀도 고통을 겪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페아노르의 아내 네르다넬과의 사이는 원만한 듯하다. HoME에 따르면 네르다넬은 의붓시어머니인 인디스를 존경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남편이 시동생 핑골핀에게 칼을 겨눈 일로 유배를 당해 아들들은 물론 시아버지 핀웨와도 함께 유배지인 포르메노스로 떠났을 때조차도 떠나지 않고 티리온에 남았으며 역시 남편을 떠나 보내고 티리온에 남아 있는 인디스과 함께 살기를 원했으나 인디스에게 거절당했다.
이후 페아노르와 함께 포르메노스로 떠났던 핀웨가 모르고스에게 살해당하는 바람에 핀웨와 사별했다. 그 직후에 페아노르가 핀웨의 복수를 하겠다며 주도한 가운데땅으로의 망명에 그녀의 아들들인 핑골핀피나르핀을 비롯한 수많은 놀도르가 참여했으나 그녀는 자신의 큰딸인 핀디스[1]와 함께 아만에 남았다. 또한 망명을 가던 중에 처가인 알쿠알론데에서 페아노르가 텔레리를 상대로 일으킨 제1차 동족살상을 겪고 망명에 회의감을 느낀 피나르핀도 돌아왔으니 결과적으로는 그녀가 낳은 2남 2녀 중 큰딸과 둘째 아들이 그녀의 곁을 지키게 됐다. 또한 돌아온 피나르핀은 아만에 남은 놀도르의 유일한 남자 왕족으로서 아만 놀도르의 상급왕으로 즉위했으므로 인디스는 최종적으로는 상급왕의 모후가 됐다. 그러나 핀웨가 아만에서 최초로 살해당함으로써 인디스 역시 아만의 엘프로서는 최초로 사별을 겪은데다가 만도스의 전당에 간 핀웨가 첫번째 부인인 미리엘을 부활시키기 위해 그 자신의 부활을 완전히 포기해[2] 엘프로서는 보기 드물게 영원히 사별한 셈이 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상당히 서글픈 순정녀 캐릭터이다. 핀웨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결국 그 사랑마저 비극으로 끝났으므로. 핀웨의 저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인디스는 여전히 큰 딸 핀디스와 함께 살면서 핀웨의 부활을 기다리며 애도하는 삶을 보낸다고 한다. 사실상 마지막 순간에 미리엘을 택한 핀웨에게 버림받은 것인데도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 듯하다. 또한 의붓아들을 따라 가운데땅으로 향했던 그녀의 큰아들 핑골핀과 손주들- 핑골핀의 자식들은 물론 둘째 아들 피나르핀의 아들들-도 살해당해 영혼이 되어 만도스의 전당으로 돌아왔으니 기구한 운명이라 할 수 있다.[3][4]

[1] 여담이지만 핀디스는 핀웨의 딸로서 놀도르 왕녀인데도 주로 바냐르와 함께 살았다고 한다. 톨킨 세계관이 부계 혈통 중심인 것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일이다.[2] 미리엘이 부활하면 핀웨에게 부인이 둘이 된다는 이유로 발라들이 미리엘을 부활시키는 것을 주저하자 핀웨가 자신의 부활을 포기했다.[3] 물론 남편과 자식들, 손자까지 모두 죽어서 영혼으로 되돌아온 의붓며느리이자 페아노르의 아내 네르다넬과는 달리 인디스는 그래도 유일하게 그녀의 손녀딸 갈라드리엘은 오랜 세월끝에 자기 남편인 켈레보른과 함께 살아서 다시 돌아와서 재회했으니 그나마 나을 듯 하다.[4] 거기다 새롭게 손녀사위인 투오르, 증손자인 에아렌딜, 고손자이자 또다른 손녀사위인 엘론드가 새롭게 추가되었고, 그녀로부터 누메노르 왕가가 기원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이건 축복이자 영광이나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