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르다넬

 

'''Nerdanel the Wise'''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놀도르 요정. 아울레가 총애한 세공장이 마흐탄의 딸로, 그녀 역시 솜씨 좋은 조각가여서 네르다넬의 조각품들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페아노르의 아내이다. 그와의 사이에서 마이드로스, 마글로르, 켈레고름, 카란시르, 쿠루핀, 암로드, 암라스까지 무려 일곱 명의 아들을 낳았다. 놀도르 최고 다산 기록. 이 중 마에드로스마글로르가 그녀의 성격을 닮았다고 한다.
아버지 마흐탄과 같은 빨간 머리를 지니고 있으며 아들 중 마이드로스, 암로드, 암라스 세 명에게 빨간 머리를 물려주었다. 톨킨의 저작에 나오는 빨간 머리 요정은 이들이 유일하다. [1]
지위와 능력에 비해 외모는 아주 아름답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심성의 지적인 요정이었으며 발리노르를 여행하다가 페아노르를 만나 여행에 동행하면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페아노르는 다른 어떤 이의 의견도 작품에 반영시키지 않았다고 하나 아내 네르다넬의 도움은 약간 받기도 했다고 할 정도로 지혜로웠던 모양.
단호한 성격이었으나 페아노르보다는 참을성이 많아 매사 밀어붙이기보다는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페아노르가 그녀를 슬프게 하여 둘의 사이는 소원해졌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페아노르가 포르메노스로 추방되었을 때는 의붓 시어머니 인디스와 티리온에 남았고 남편과 아들들이 가운데땅으로 망명할 때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아만에 남았기 때문에 비중은 공기에 가깝지만 어찌 보면 실마릴리온 최고의 안습 캐릭터들 중 하나. 페아노르는 가운데땅에서 일찍 죽었고, 일곱 아들들 중 여섯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아 죽음을 맞았으며 유일하게 살아남은 차남 마글로르는 가운데땅에서 실종됐다.[2]
페아노르와 일곱 아들들은 망명하기 위한 배편을 마련하기 위해 알쿠알론데에서 제1차 동족살상을 저지른 데다 가운데땅에서도 실마릴 수복을 위해 두 차례나 동족 살상을 저지른 죄로 결국 죽은 후 부활을 허락받지 못하고 만도스의 전당에서 종신 징역을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남편과 아들들 전원을 영원히 잃게 된 것이다.[3]
다만 최후의 전쟁인 다고르 다고라스(Dagor Dagorath)가 일어날 때 모든 요정과 인간, 드워프들이 부활할 것이며 전쟁이 끝나면 페아노르가 실마릴을 야반나에게 반납한다고 하니 그때에는 페아노르와 아들들이 모두 돌아온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된다 해도 페아노르와 재결합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더군다나 HoME의 설정을 따르면 네르다넬은 가운데땅으로 가려는 페아노르에게 암로드암라스 중 한 명이라도 자기 곁에 남게 해 달라고 사정했다고 한다. 고대 엘프 특유의 예지력으로 아들들의 비참한 운명을 읽었기 때문. 그러나 페아노르는 듣지 않고 끝내 일곱 아들 전원을 데리고 갔고 이때 네르다넬은 남편을 향해 당신 아들 중 하나는 가운데땅을 밟지도 못하리라는 경고성 예언을 남겼다. 그리고 네르다넬의 예언은 곧 실현됐다.
제1차 동족살상 직후 암라스는 망명에 회의감을 느껴 어머니에게 돌아가기 위해 로스가르에서 배에 몰래 승선해 있었는데, 페아노르핑골핀을 따르는 다른 망명 놀도르 무리들을 따돌리려는 목적으로 배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불에 타 죽었던 것이다. 나중에야 페아노르는 자기가 처음으로 직접 불을 질렀던 배에 암라스가 타 있었기 때문에 아내 말을 무시하고 데려온 아들들 중 하나를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이 비극은 향후 그 누구도 감히 언급할 수 없었다고 한다.

[1]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비판거리가 된다.[2] 마글로르의 행적에 대해 여러 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마릴리온에 따르면 분노의 전쟁 종결 후에 무리하게 탈취한 실마릴이 손을 태우자 바다에 버린 후 떠났으며 다시는 요정들 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니 네르다넬과 재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3]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손자였던 켈레브림보르 역시 살아서가 아니라 죽어서 영혼으로 만도스에 되돌아왔다. 그것도 다른 것도 아닌, 집안의 불구대천의 원수인 모르고스의 부하 사우론에 손에 비참하게 죽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