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세포)
1. 개요
精子 / Spermatozoon, Sperm
수컷 동물의 생식세포를 일컫는 말이다. 이 문서에서는 사람의 정자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정자 하나에는 35.4Mbp[1] 의 유전정보가 있으므로 한 번 사정 시에는 약 1PB의 정보를 내보내게 되며 칼로리는 0-1칼로리 사이에 단백질/칼슘 등 다양한 성분이 골고루 많이 포함되어 있다. '정자'의 구성성분이 그렇다는 거지, '정액'에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다는 소리가 아니다.
난자와는 달리 너무 작아 육안으로 보는 건 불가능. 흔히 정액이 뿌연 것이 정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액은 대부분 수분이고 정자가 정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 이하밖에 되지 않는다. 정액에서 뿌연 색은 정낭액 때문이다.[2]
2. 상세
정자는 고환 속에 있는 정소에서 만들어진 뒤 수정관을 따라 정관팽대부에서 대기하다 성관계 또는 자위와 같은 행위를 할 때 정관을 통해 정액 속에 섞여서 남성의 몸에서 배출되어, 본능적으로 난자를 찾아가려고 헤엄친다. 이때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게, 정자는 단순히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헤엄친다.''' 이유는 정액같이 점도가 높은 유체 내에서 좌우로 흔드는 것보다 코르크마개처럼 나선형이 앞으로 나아가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분석 기사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정자 하나가 난자를 만날 확률은 로또 당첨률보다도 낮다. 바람이나 세균 등 여러 방해물 때문에 난자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죽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3] 대신 정자의 수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여자가 임신할 확률이 높다는 것.
올챙이 모양으로 생겼으며, 총길이는 약 40~50㎛에 폭은 약 2~4㎛ 정도이다. 정자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보면 머리(두부), 중간(중편), 꼬리(미부)로 나눌 수 있다.
머리(두부) 부분에는 길이가 약 4~5㎛, 정자의 핵에 부계 유전 정보가 함유되어있고, 두부 전방의 첨체에 '아크로신' 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난자막을 분해하여 수정을 가능하게 한다. 중간(중편) 부분에는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연결하는 부분으로 미토콘드리아가 밀집되어 형성되어 있으며 정자의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ATP)를 제공하는 장소이다. 중편과 두부 사이에는 중심립[4] 이 있다. 꼬리(미부) 부분에는 "편모 운동"을 통하여 난자에게로 이동할 수 있는 추진력을 제공하고, 난자와 만나 수정되면 필요 없어지므로 떨어져 나간다. 이때 미토콘드리아 부분은 난자로 들어가지만 곧 분해되어 없어져 버린다.[5] 난자까지의 이동 거리는 자궁 8cm + 난관 10cm = 18cm이며 속도는 약 18cm/70~120분이다.
보통 난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것이 우수한 유전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정자가 빨리 도착하고 안 하고는 정자가 포함하고 있는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정자 형성 과정 시 얼마나 제대로 형성되었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실 가장 빠른 정자가 이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간의 경우 보통 첫 번째 정자들은 난자 외벽을 뚫고 죽을 확률이 높다.[6]
소형 생물 중에서 성게의 난자는 가장 바깥 쪽에 젤리층 그 안쪽에 난항막 그리고 그 안쪽에 원형질 막이 있는데 이 난항막에 빈딘 수용체라는 종특이성 수정에 관여하는 수용체가 있고 정자가 이 젤리층에 도달할 시에 정자 안의 첨체라는 물질이 방출되면서 젤리층을 녹인 후 안의 엑틴이 뭉쳐져 돌기를 형성한 뒤 빈딘을 빈딘수용체에 넣는다. 그래서 가장 먼저 도착한 놈이 가장 먼저 넣을 수 있다.
아울러 우리 인간이나 포유류의 수정 과정에서도 언제나 두 번째가 난자 속으로 침입하는 것은 아니다. 포유류의 난자는 난구세포층이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다. 정자들이 침입하면 우선 난구 세포층 분해 효소가 분비되어 난구 세포층을 분해한 후 수정 가능한데 이걸 분해하려면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정자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드시 두 번째 집단이 승리하는 것도 아니라는 소리다. 괜히 1회 사정에 5억 마리 이상을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3. 정자전쟁
머리가 2개, 삼각형이거나 꼬리가 3개인 정자들도 있다. 이런 놈들이 난자까지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얼마 못 가 죽어버리는 정자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액 내의 10%의 정자만이 보통 생각하는 난자에 수정하는 '난자잡이'이고 이런 기형 정자들은 '정자잡이', '방패막이'로써 인간 여성의 다른 남성과의 성관계에 대응하여 씨가 뿌려지면 여자 몸속에 뿌려진 다른 남성의 정자를 막거나 없애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진화된 '킬러정자'이다. 난자에 자신의 정자를 확실히 수정시켜 유전자를 맞아들여 자신의 아기를 임신 출산하게 하는 전략인 것. 이런 '정자전쟁'을 많이 치르는 종일수록 체중 대비 고환의 무게가 무거운 경향이 있는데, '''인간의 경우 영장류 중에서도 꽤 큰 축에 속한다.''' 정자전쟁은 인간에게 태고적부터 빈번하게 있어 왔던 모양.
4. 경쟁?
농담삼아 정자때는 1등이었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정작 난자와 수정되는 정자는 선발대가 아닌 후발대이다. 선발대가 어느정도 난자의 막을 뚫으면 후발대가 수정에 성공하는 것이다.
또한, 2020년 발표된 일본 토호쿠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자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유체역학적으로 분석을 했을때 같이 이동하며 기러기때와 같이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현지 뉴스(일본어)
5. 기타
정자는 세포일 뿐 별도의 생물체가 아니기에 '마리'라는 단위는 사실 적합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똑같은 생식세포인 난자를 '마리'로 세지 않으면서, 정자는 '마리'로 세는 이상한 관습이 있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없는 난자와 달리 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한 시기에 한 세포만 있는 난자와 달리 수많은 정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5.1. 섭취 시
간혹 포르노, 펠라치오 등에서 이를 삼키는 행위를 볼 수 있다. 혹여나 임신에 영향을 끼친다거나 몸에 이상이 발생할까봐 입에 받아낸 후 뱉어내는 경우나 아예 받아내지 않는 경우, 혹은 걱정이 발생하나 그에 대한 염려는 필요 없다. 애초에 입으로 받아낸다는 것은 그 정자들은 소화기관으로 간다는 의미이고, 소화기관과 생식기관은 세포들의 입장에서는 다른 세계이니 임신을 할 확률도 전무하다. 또 소화기관에 무슨 문제가 생기느냐라고 생각한다면 10~20초 후 '''위에 도달하여 위액에 전부 녹아버린다.''' 고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결론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봐도 된다.
6. 관련 문서
[1] Mega base pair(백만 염기쌍)다.[2] 즉, 모종의 이유(무정자증 혹은 정관수술 등)로 정액 안에 정자가 없더라도 뿌연 색은 그대로다.[3] 정자의 이동 속도는 분당 1~3mm인데, 질구에서 자궁까지의 거리는 '''7~15cm'''이며, 난관까지의 거리를 합치면 '''15~30cm'''나 된다.[4] 난자에는 중심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자의 중심체가 세포 분열에 관여한다.[5] 이 때문에 미토콘드리아는 모계 유전만 된다.[6] 첫 번째 집단의 수십만의 정자들은 대부분 자궁 내부의 효소와 면역 체계에 산화되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